오래되고 낡은 큼직막한 성당 지붕 아래서 발견된 비둘기를 우연히 안젤로라는 성당 수리공이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둘 다 외로운 이들이다. 처음에는 성당을 고치는 것처럼 아픈 새도 고쳐야 하는 생각에 툴툴거리던 안젤로 (할아버지가 맞겠다.) 어느새 서로 이해하기까지 이르지만 안타깝게도 새는 날아가 버리고, 잊혀질 뻔 했지만 은혜를 잊지 않고 안젤로가 일하는 곳을 찾게 되는 비둘기 실비아.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안젤로 』(2009.1 북뱅크)는 시원시원한 그림이 먼저 들어오는 그림책이다. 작가 데이비드 맥벌레이가 건축을 전공했다라는 사실도 그림에서 먼저 알 수 있을 만큼 세밀한 것 같으면서도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금방이라고 쏟아질 듯 사실적인 그림들에 재밌는 그림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실비아를 데리고 집으로 가던 중 땅이 꺼지도 사람들이 공중으로 부양하는 듯한 모습이라든지 아픈 실비아를 치료해주는 병상을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아이도 섬세한 그림묘사에 먼저 눈이 들었는지 복잡할 것 같은 건설현장을 연상시키는 성당수리하는 장면에서도 놓치지 않고 질문이 늘어난다. 마치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착각이 들정도다.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이라고 하듯 안젤로는 천사상 밑에 실비아의 집을 어떤 비바람에도 쓸려가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다라는 결말이 가슴 따뜻하게 만들었다. 자신은 차가운 곳으로 가지만 먼저 실비아를 걱정하는 안젤로의 사랑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영혼을 울리는 따뜻한 그림책을 만났다. 뭉클했던 장면이라면 안젤로가 죽고 안젤로의 집 지붕위에 앉아 있는 실비아의 모습이다. 성당수리공 안젤로와 비둘기 실비아, 그들의 우정은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