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밌는 수상한 과학책 - 우주에 관해 자주 묻는 질문 20가지
호르헤 챔.대니얼 화이트슨 지음, 김종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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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쏟아내는 "왜, 왜, 왜?"라는 질문들, 만약 우주를 향한 호기심이라면 이 책이 멋진 해답을 줄 것 같아요.  《이토록 재밌는 수상한 과학책》은 우주에 관한 질문들을 알기 쉽게 풀어낸 책이에요. 이 책에는 모두 스무 개의 질문이 있어요. 시간여행, 외계인, 도플갱어, 블랙홀, 순간이동, 우주여행, 소행성, 시간의 비밀, 사후세계, 화성 등등 정말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우선 첫 번째 질문은 "왜 시간 여행을 할 수 없는가?"인데 이 책은 물리학과 우주에 관한 책이라서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시간 여행이 물리 법칙으로 가능한지를 조목조목 따져보고 있어요. 이미 질문 속에 시간 여행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지만 굳이 가능한 방법을 찾는다면 이상한 시공간인 무한히 긴 먼지 원통이라는 타임 루프와 웜홀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우리 알고 있는 물리 법칙 한에서는 완전히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결론이지만 확신할 수 없는 이유는 아무도 무한한 먼지 원통을 만든 적이 없고, 웜홀을 찾은 적이 없어서 반대로 찾아낼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시간의 흐름을 반대 방향으로 바꾸거나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또 모를 일이죠. 처음엔 우주에 관한 질문이었는데 점차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나'라는 존재와 '우주'의 기원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고민하게 되네요. 특히 '시간'이라는 주제는 생각할수록 신기한 것 같아요. 시간이 멈춘다면, 다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지만 물리학적 관점에서 시간은 잘 정립되어 있지 않은 주제라고 하네요. 우리가 이해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이 고정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 그래서 시간이 반드시 존재할 이유가 없고, 우리에게 익숙한 종류의 시간이 없는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거예요. 물리 법칙은 모든 곳에서,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램 같이 정해진 지침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죠. 우리 우주가 시뮬레이션이라면 어떻게 작동하는지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어쩐지 SF 소설과 영화로 봤던 세계와 겹쳐지는 지점이 있네요. 지금까지 밝혀진 과학 이론과 개념을 바탕으로 우주의 신비를 귀여운 그림, 카툰을 곁들여 풀어낸 책이라서 모두를 위한 우주 물리학 입문서로서 제격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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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 4
미셸 푸코 지음, 오트르망 외 옮김 / 동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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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는 프랑스 철학자예요. 사회 제도에 대한 비판, 특히 정신의학, 의학, 감옥 제도와 성의 역사에 관한 견해와 연구로 널리 알려졌고, 일반적으로 권력, 권력과 지식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관한 이론으로도 유명하다고 해요. 다양한 책을 통해서 많이 언급된 인물이라서 안다고 생각했는데, 단편적인 지식으로 접했던 것이지 정작 그의 저서를 읽어본 적은 없었더라고요.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는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 시리즈 네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미셸 푸코가 1982년 5월 31일부터 6월 26일까지 토론토 빅토리아대학교에서 개최된 '기호학 및 구조 연구회 제3회 국제하계학교'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라는 강연을 여섯 차례, 동일한 주제로 세미나를 한 차례 진행했는데, 그때의 녹취를 텍스트로 정리한 것이라고 하네요. 어떤 내용인가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기해석학의 형성을 고대 이교와 그리스도교와 연관시켜 연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셸 푸코는 서구 문화에서 인간 존재가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다양한 수단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어요. 그리스어로 에피멜레이아 헤아우투, 라인어로는 쿠라 수이라 부르는 '자기 돌봄' 개념은 푸코가 콜레주드프랑스 <주체의 해석학> 강의에서 분석한 핵심 내용이며, 연구 목적은 다양한 형태의 자기 돌봄과 자기 인식의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분석하여 이러한 관계가 우리의 주체성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고대 철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특징적인 도덕 계율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뇌리에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대답은 델포이의 계울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 그런데 이 아폴론의 계율은 철학적 원칙이기 전에 신탁 상담을 위한 규칙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드프라다스에 따르면, 너 자신을 어떤 신으로 여기지 말라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계율은 자기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계율과 어김없이 결부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재판관들 앞에서 자기 돌봄(배려)의 스승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4-35p)

우리 문화에서 자기 인식은 두 가지 형태로, 하나는 자기해석학적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에 대한 비판적 인식인데 단순히 자신에 대한 진실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참된 담론을 습득해 자기 안에 통합하여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절차를 통제하는 것이 목표라는 거예요. 자기 돌봄의 원칙이 고대 사회에 견고하게 뿌리내리면서 자기 수양의 필요성을 정당화하고 발전하여 여러 철학 이론의 토대가 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철학적 자기 수양은 자기 통제가 목표인 반면 그리스도교의 자기 수양은 세속 세계로부터의 해탈과 자기 자신의 포기로 귀결되는데, 푸코는 이것에 입각해 주체가 진실과 맺는 두 유형의 관계를 대조한 이중의 해석으로 자기해석학을 풀어내고 있어요. 결국 자신에 관한 진실은 주체 내면의 심층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기로 했던 윤리와 그 행동의 현실 사이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어요. 각자 자신이 누군지 알고, 자기 내면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련, 점검, 탐색이 필요하며 노력해야만 해요. 자기의 주체성을 구축하는 방식에 관한 연구가 곧 자기해석학인 거예요. 쉽지 않은 주제의 강연이지만 '자기 자신'이라는 가장 흥미로운 영역을 다루고 있어서 열심히 해독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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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완전 해석 네트워크 기본
후쿠나가 유지 지음, 이영란 옮김 / 정보문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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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일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기기를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네트워크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그림으로 완전 해석 네트워크 기본》은 네트워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네트워크의 개념부터 구성 요소와 원리, 통신 프로토콜, 네트워크 기기와 가상화, 네트워크 서비스, 네트워크 보안, 네트워크 구축과 운용까지 실제로 어떻게 구성되고 작동하는지를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사실 원리와 개념을 몰라도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데에 아무런 불편은 없지만 네트워크 관련 업무를 한다면 꼭 알아두어야 할 기본지식이에요. 우선 네트워크의 역할은 '앱들이 뭔가를 하기 위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14p)이며, 서로 주고받는 데이터의 형식이나 절차가 정해져 있어서 HTTP 또는 HTTPS 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요. 하나의 거점 내부의 네트워크를 LAN(Local Area Network), 거점과 거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WAN(Wide Area Network)라고 하는데, 그림으로 보면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기본적인 용어가 대부분 약자가 많아서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간략한 도표, 수식으로 정리된 내용을 보면 프로토콜과 기술이 네트워크의 어디에서 사용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유선 네트워크에서 무선 네트워크로 변화하는 과정에는 가상화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시스템 구축 방법인 클라우드, 인터넷 연결을 빠르게 해주는 터널 기술이 있어요. 평소에 사용하는 메일이나 웹과 같은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아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보안 유지에 대한 지식들과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용할 때 필요한 지식을 다루고 있어서 실무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컴퓨터 네트워크 사용자라면 알아야 할 기본적인 네트워크 기술과 실무를 쉽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를 위한 네트워크 필독서인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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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필사책 어린 왕자 - 마음을 다해 쓰는 글씨 마음을 다해 쓰는 글씨, 나만의 필사책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박선주 옮김 / 마음시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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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아무리 말로 설명한들 그 맛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필사가 참 좋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해봐도, 역시 직접 써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처음 필사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나만의 필사책 어린 왕자》는 모두를 위한 필사책이에요.

마음시선 출판사에서 나온 '마음을 다해 쓰는 글씨, 나만의 필사책'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각 페이지를 실로 엮어만든 사철 제본이라서 시각적으로도 멋진 데다가 펼침성이 뛰어나서 필사하기가 편하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매일 하루 한 장을 읽고 쓸 수 있어서 좋아요. 내부 디자인이 아기자기한 그림과 귀여운 줄 노트 형식이라서 마음에 들어요. 그림이 있는 부분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빈 칸으로 되어 있는 것도 세심한 배려인 것 같아요. 나만의 필사책답게 단순히 옮겨 적는 것 말고도 노트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어요.


"사막은 아름다워." 어린 왕자가 덧붙였다.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했다. 사막의 모래언덕에 앉아 있으면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없다. 그러나 침묵 가운데서 뭔가가 고동치고 빛을 발한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나는 모래가 신비롭게 빛을 발하는 까닭을 불현듯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어릴 적 내가 살던 오래된 집에는 보물이 묻혀 있다는 전설이 내려왔다. 사실 아무도 그 보물을 찾을 방법을 몰랐다. 아마 그걸 찾아보려고 시도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설로 인해 그 집은 마법에 걸려 있는 듯했다. 우리 집은 깊숙한 곳에 비밀 하나를 감추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 그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지!" (230p)


삭막해진 마음을 위로해주는 어린 왕자, 그래서 늘 곁에 힘이 되어주는 친구 같기도 해요. 똑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경우가 드문데, 유독 어린 왕자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읽게 되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서 "안녕, 잘 가!"라고 인사를 건넨 뒤,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서 반갑게 맞이하는 거예요.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라고요. 근데 이 필사책 덕분에 매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워요. 이미 읽었고 아는 내용이지만 하루 한 장이라는 짧은 문장에 집중해보는 시간이 특별한 것 같아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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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이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김희진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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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인물'이에요.

아마도 그 인물을 언급한다면 대부분의 반응은 "당연히 그러한 인물이 존재했겠지, 근데 뭐?" 이지 않을까요. 전혀 궁금하지 않은 인물, 그만큼 대중의 관심에서 완전히 밀려난 인물에 관한 이야기예요. 그 인물의 정체는 영화 <해리 포터>의 '해리 포터'를 뽑는 오디션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던 두 소년 중 떨어진 한 명이에요. 당시 오디션 경쟁률이 4만대 1이었다는데, 대중들의 기억에는 책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모습뿐일 거예요. 최근에 드레이코 말포이 역을 맡았던 배우 톰 펠턴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을 봤던 터라, "우리가 몰랐던 또 한 명의 '해리 포터'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고 에세이 장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두 번째 아이》는 다비드 포앙키노스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먼저 첫 장에 '독자에게 드리는 주의사항'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이 소설의 일부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저자는 완벽히 허구적인 줄거리에 따라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걸 중시했습니다." (5p)

저자는 왜 해리포터가 될뻔했던 소년에게 주목했을까요.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선택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충격을 이해하긴 어려워요. 애초에 내 것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격'이니 얼마나 아쉽고 속상했겠어요. 이 소설에서는 마틴 힐이라는 소년이 겪은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은지, 그보다 앞선 상처와 아픔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단순히 캐스팅 탈락이라는 사건 이전에 마틴에게는 안타까운 가정사가 있었고, 공교롭게도 불운한 사건이 그 시기와 겹쳐서 결정타가 된 거예요.

마틴은 바닥 없는 질투가 온몸을 휩싸는 걸 느꼈다.

"왜 내가 아니라 걔야?"

마치 쓰라린 심정의 후렴구처럼, 그는 쉼 없이 되풀이했다. (98p)

완전히 정반대의 경우지만, 불행한 일을 겪을 때 사람들은 "왜 하필 나야?"라고 말해요. 행운이든 불행이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삶은 늘 불공평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근데 마틴은 겨우 열 살 나이에 혹독한 일을 겪었고 이를 극복할 힘이 부족했을 뿐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틴처럼 최종 후보에서 떨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눈앞에서 기회를 놓치는 경험은 해봤을 거예요. 이미 떠나버린 기회는 마음에서도 놓아줘야 하는데 그걸 붙들고 있으면 미래에 더 멋진 기회들을 포기하는 거예요. 선택받지 못한 아이, 마틴의 삶을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네요.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 삶은 나의 선택과 결정으로 만들어가는 거예요.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미래는 아직 나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행복은 내 안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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