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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언어가 온다 - AI가 인간의 말을 지배하는 특이점의 세상
조지은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7월
평점 :
"미래의 문맹자는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learn), 배움을 잊고(unlearn), 새로 배울(relearn)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킬 것이다."
_ 앨빈 토플러, 미래학의 대가 (98p)
《미래 언어가 온다》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동양학부와 언어학과 조지은 교수님의 책이에요.
우선 저자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어 단어가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통해서였어요. 한국어 컨설턴트로서 이 작업을 함께 했던 분이라서 한국어를 통한 한류 확산 등에 관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요즘 미래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인공지능일 거예요. 이 책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말을 지배하는 특이점이 이미 시작되었고, 미래 언어를 위한 새로운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어요.
현대 언어학은 인간만이 인간의 언어를 전수할 수 있다는 하나의 가정에서 출발했는데, 2022년 11월 챗GPT 등장 이후에 완전히 달라졌어요. 언어학자인 저자는 우리 앞에 놓인 갈림길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의 찬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미 도래한 인공지능 시대를 살면서 막연히 두려워하고 걱정만 할 게 아니라 변화를 읽고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무분별한 신조어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는데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집장들이 가진 포용적인 태도를 보면서 언어의 본질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어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된 단어 중에서 '치맥', '대박', '먹방','스킨십'이 한국어사전에는 없다는 사실만 봐도 외래어, 신조어를 차별의 대상이자 순화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전 세계는 인터넷에서 더 나아가 가상세계에서 빠르게 하나가 되어 가고 있는데, 순수 우리말만 고집하다가는 미래의 문맹자가 될 수 있어요. 일상어는 우리 삶에 늘 존재하는 단어들로 생물과 같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현재는 영어와 한국어가 적절히 섞인 혼종 단어인 하이브리드어가 많아졌어요. 저자는 차별과 순화의 대상으로 치부되는 하이브리드어가 실제로는 한자어나 순수 우리말 단어들과 더불어 공생해야 하는 우리의 소중한 언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이 우리의 언어생활에 가까워질수록 언어 분열과 다변화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고, 이제 언어는 국적을 초월하여 글로벌 기업의 전 세계 진출과 무역에 따라 함께 이동하고 있어요. 신조어, 단어, 어휘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문화 자산 즉, 아비투스와도 관련이 있고, 새로운 어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과 이런 어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는 거예요. 신조어는 특히 사회적, 문화적 트렌드를 가장 밀접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어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기성세대는 미래 세대의 문해력을 걱정하기 전에 자신들의 미래 언어 문해력을 돌아봐야 한다는 점, 이 부분에서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됐어요. 미래는 미래 언어를 소유한 사람들의 것이며 미래 세대와 함께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미래 언어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통찰력이 바로 지금 필요해요. 또한 인공지능 역량도 모두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인공지능 문해력을 키우고 열린 마음으로 미래 언어를 받아들이는 거예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