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쏙 수학사 -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뀐다 한 컷 쏙 시리즈
윤상석 지음, 박정섭 그림, 이창희 감수 / 풀빛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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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이라는 콘셉트의 힘은 굉장해요. 

먼저 눈길을 사로잡고 유익한 정보를 머릿속에 쏙 들어오게 만드네요.

《한 컷 쏙 수학사》는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뀌는 '한 컷 쏙 시리즈' 두 번째 책이에요.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 대신 한 컷 이미지로 보여주는 방식이라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숫자가 탄생하기 전부터 고대, 중세, 근대 그리고 20세기를 거쳐 현재까지 수학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수학의 역사를 결정적인 장면 60개로 보여주고 있어요. 아주 먼 옛날, 숫자가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수를 세었을까요. 동물 뼈나 나무에 눈금을 그어 수를 기록했대요. 그 증거가 아프리카 콩고 에드워드 호숫가 근처에서 발견된 2만 년 전의 동물 뼈인데, 이 뼈에는 수를 표시하는 눈금이 새겨져 있대요. 수학 문제집을 풀다가 "누가 수학을 만든 거야?"라며 투덜대는 아이들, 그 답은 바로 이 책 속에 들어 있어요. 고대 이집트 《아메스 파피루스》를 보면 왼쪽 열에는 1에서 시작하여 그 아래로 수를 계속 2배씩 늘리고, 오른쪽 열은 나누는 방식으로 곱셉과 나눗셈을 했고, 원의 넓이를 구하려고 원 지름을 9등분한 다음, 9등분하여 나온 9개의 값 중 하나를 버린 나머지 8개의 값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가 그 원의 넓이와 같다는 것, 즉 정확한 값은 알지 못해도 원의 둘레와 지름 사이에 일정한 비율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니 놀라워요. 이렇듯 까마득한 옛날부터 수학을 연구해왔으니 수학이라는 학문이 발전할 수 있었고, 컴퓨터를 발명해낼 수 있었던 거예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현대 컴퓨터의 기본 구조의 밑바탕이 된 튜링 기계를 생각해냈고, 그 뒤 컴퓨터는 반도체 기술과 전자기술의 발달로 사회 전반을 바꿔버렸어요.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디지털 혁명까지 수학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에요. 재미있는 한 컷을 따라가다 보니 수학의 역사를 배우고, 수학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마법까지는 아니어도, 수학적인 호기심과 재미를 알려주는 멋진 수학책을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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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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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로 인한 아픔과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대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로도 아물지 않는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관계도 다르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마음을 이해하는 일인 것 같아요. 아직 겪어보지 않은 슬픔을 미리 준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슬픔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모르거나 충분히 수용하지 못해서 탈이 나곤 하니까요.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는 펫 로스에 관한 책이에요. 반려동물의 죽음을 떠올리면서 제목을 읽으니 너무 슬픈 것 같아요. 피하고 싶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그날'이라는 점, 그래서 다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남짓, 새로 키우게 된 사람이라면 앞으로 15년 이내에 직면하게 될 문제인 거예요. 아직 먼 일이라고 여기면서, 아예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자인 이토 히데노리는 2020년 5월 6일, 사랑하는 개 '민트'를 잃었다고 해요.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해온 민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동물병원에서 약을 받아오고 민트에게 먹일 음식을 사려고 슈퍼마켓에 들른, 그 잠깐 사이에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 순간을 지켜주지 못한 충격이 너무나 컸다는 거예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생각해볼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정작 '그날'을 맞고 나서야,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여겼던 충격에 실제로는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7p) 저자가 느꼈던 감정과 충격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였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펫 로스가 무엇인지, 마지막 이별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특히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그 슬픔이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보여주고 있어요. 펫 로스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마 없을 거라고, 있다면 그 슬픔을 완화하고 자기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방법일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왜 슬픈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반려동물을 키울까요. 이 질문은 우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살아 있는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잖아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인 거죠.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하고 싶으니까, 아마 펫 로스를 겪는 사람들조차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면 미소를 짓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두려워하는 대신 지금 함께 지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매순간 느끼며 누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했고,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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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시즈닝의 예술
제임스 스트로브리지 지음, 정연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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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원래 짠 맛 아닌가?

간수 뺀 천일염을 맛보기 전엔 저도 몰랐어요. 소금 알갱이 안에 이토록 풍부한 맛이 담겨 있다는 걸 말이죠. 요즘 미식가들 덕분에 다양한 소금의 존재를 알게 됐는데, 이 책 덕분에 소금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게 됐어요.

《소금과 시즈닝의 예술》은 수년간 소금을 깊이 탐구해 온 셰프 제임스 스트로브릿지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 책을 가리켜, "내 모든 소금 마법 주문 모음집"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네요. 소금에 관한 지식뿐 아니라 애정이 듬뿍 담겨 있어서 보는 내내 "완전 예술이야!"라며 감탄했거든요. 소금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종류가 있는지 그리고 역사도 살짝 곁들여 설명해주고 있어요. 우선 '소금은 친구인가, 적인가?'라는 논쟁에 대해서는 저자가 영양사나 의사는 아니지만 셰프로서 좋은 음식이 우리 몸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는 알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천연 소금의 장점을 언급하고 있어요. 건강에 관한 정보들 가운데 나트륨 함량이 높아서 몸에 좋지 않은 건 식탁용 소금, 즉 공장에서 만들어진 정제소금이에요. 가공식품을 몸에 해로운 음식으로 분류하는 것도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염화나트륨 99.8%인 식탁용 소금 때문이에요. 따라서 문제가 되는 소금과 우리 신체의 미네랄 균형과 건강에 필수적인 좋은 소금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이 책에서는 우리 몸에 좋은 천연 소금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어요. 소금은 제대로 된 손만 만나면 요리의 연금술이 되어 주며, 풍미 측면에서 가장 변형을 쉽게 주는 재료라는 점에서 저자의 소금 공예 기술은 주방에서 일어나는 마법이라고 표현했는데 완전 공감해요. 전문적으로 요리를 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요리에 관심이 있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소금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라서 소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저자는 모든 음식에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일련의 기술과 방법, 요령, 팁까지 수년간 축적해 온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어요. 소금 공예 기술은 식재료에 소금을 어떻게 가미하느냐인데 건식 염지, 습식 염지, 젖산 발효, 소금판, 소금 크러스트 구이, 가향 소금, 훈제 소금, 베이킹, 채식, 단맛과 짠맛, 음료로 나누어 군침도는 레시피를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성경 구절에 나오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라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내고 간직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정직하고 성실하게 구현해내는 사람의 본질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잖아요. 세상의 좋은 소금을 널리 알리고자 애쓰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이 책이야말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소금 그 자체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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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시즈닝의 예술
제임스 스트로브리지 지음, 정연주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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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시즈닝의 예술, 정말 예술이구나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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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 스페이스 바닐라
이산화 지음 / 고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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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 스페이스 바닐라》는 이산화 작가님의 소설집이에요.

이 책에는 모두 열 개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는 책 제목과 동일한 <미싱 스페이스 바닐라>인데, 정말 우주선 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사라진 것이 주된 사건이에요. '설마 바닐라 아이스크림 때문이라고?', 대부분 어이없는 반응을 보일 텐데, 주인공 역시 처음엔 그랬어요. 종군기자로서 전쟁영웅을 취재하는 자신이 왜 회의에 섭외된 건지, 명확한 의도를 몰랐기 때문이에요. 곧 그 이유를 알게 되면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미래 우주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속에 이토록 익숙한 장면이 등장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이슈와 장면이 자동적으로 연상되어 피식 웃음이 났어요. 그동안 우주와 과학을 소재로 한 SF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과는 사뭇 달랐어요. 역시나 두 번째 이야기인 <아마존 몰리>부터는 슬슬 어떤 분위기인지 감이 잡히기 시작했어요. 척추동물 가운데 처음으로 무성생식으로 번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물고기인 아마존 몰리, 진화생물학자들은 무성생식은 원본을 계속 복사하기 때문에 중간에 생긴 오류가 점점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신기하게도 아마존 몰리의 게놈에선 나쁜 돌연변이가 축적돼 퇴화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고 해요. 절묘한 유전형질을 갖춘 매우 드문 케이스인 아마존 몰리를 인공적으로 만들려고 시도한 과학자의 이야기인데 그건 겉포장이고, 내밀한 속을 들여다보면 사랑에 빠졌던 남자의 최후를 확인할 수 있어요.

<매듭짓기>와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에서>는 환상과 기이한 미래의 조합의 끝을, <재시작 버튼>과 <과학상자 사건의 진상>에서는 우주선과 기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를 다루고 있어요. 어쩐지 작품들을 하나씩 읽을 때마다 이성과 객관이 지배하는 과학의 세계가 허상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지 않나?" (69p) 여기서 말하는 이상한 사람은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멀쩡하게 자기 분야에서 큰소리치는 전문가, 과학자를 가리키고 있어요. "당신을 공격한 게 아니에요. 당신 모델의 결함을 지적한 거지. 지적을 좀 어른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어떻습니까?" (342p) 서로 공격할 때 이성을 살짝 내려놓는 과학자의 모습이 그들이 연구하는 유인원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어요. 실제 연구 현장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소설 속 세계를 통해 다양한 상황들을 상상해볼 수 있었네요. 바닐라 아이스크림, 뜬금없이 스페이스 하면 한동안 바닐라를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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