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실로 인한 아픔과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대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로도 아물지 않는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관계도 다르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마음을 이해하는 일인 것 같아요. 아직 겪어보지 않은 슬픔을 미리 준비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슬픔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모르거나 충분히 수용하지 못해서 탈이 나곤 하니까요.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는 펫 로스에 관한 책이에요. 반려동물의 죽음을 떠올리면서 제목을 읽으니 너무 슬픈 것 같아요. 피하고 싶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그날'이라는 점, 그래서 다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남짓, 새로 키우게 된 사람이라면 앞으로 15년 이내에 직면하게 될 문제인 거예요. 아직 먼 일이라고 여기면서, 아예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저자인 이토 히데노리는 2020년 5월 6일, 사랑하는 개 '민트'를 잃었다고 해요.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함께 해온 민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동물병원에서 약을 받아오고 민트에게 먹일 음식을 사려고 슈퍼마켓에 들른, 그 잠깐 사이에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 순간을 지켜주지 못한 충격이 너무나 컸다는 거예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생각해볼 것이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정작 '그날'을 맞고 나서야,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여겼던 충격에 실제로는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7p) 저자가 느꼈던 감정과 충격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였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펫 로스가 무엇인지, 마지막 이별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특히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그 슬픔이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보여주고 있어요. 펫 로스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마 없을 거라고, 있다면 그 슬픔을 완화하고 자기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방법일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왜 슬픈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반려동물을 키울까요. 이 질문은 우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살아 있는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잖아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인 거죠.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하고 싶으니까, 아마 펫 로스를 겪는 사람들조차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면 미소를 짓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두려워하는 대신 지금 함께 지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매순간 느끼며 누리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했고,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