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법률콘서트 - 다양한 법률이슈를 예리하게 담아낸
이임성 지음 / 미래와사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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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모르고서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매일 쏟아지는 사건, 사고들이 나와는 상관 없는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언제든지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겪고 난 뒤에 깨닫는 건 너무나 커다란 손해예요. 법은 우리 삶 속에서 늘 작동하고 있지만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으면 없는 것처럼 착각할 뿐이에요.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그 이전에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법지식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사법률콘서트》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법률 이슈를 다룬 책이에요.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최근 범죄의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예가 마약범죄가 아닐까 싶어요. 한때 마약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왜 이토록 급변했는지, 통계를 보면서 무척 놀랐어요. 대검찰청에서 발간한 2022년 국내 마약류 범죄 백서를 보면, 2022년 한 해 마약류 사범은 1만 8,395명이 적발되었는데, 4년 전과 비교해 45.8% 증가한 수치이고, 범죄 연령도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59.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0대 미성년자의 마약범죄도 증가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마약사법 급증 원인은 다양한데 SNS, 텔레그램, 다크웹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접근이 쉬워졌고 가격도 낮아졌다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법무부 주도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범정부 차원의 조치와 대응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자는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서 그런지 마약수사를 경찰에만 맡기는 건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니 마약수사에 대한 검찰수사권 원상 복귀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네요.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수사권이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지난해 인천공항 세관 직원 4명이 마약 조직의 국내 필로폰 밀반입을 도운 혐의로 입건되었는데 최근 그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수사팀이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마약범죄를 넘어선 엄청난 이슈가 터졌네요. 법은 공정성이 생명이며, 공정성이 없는 법은 법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봐야겠죠. 저자는 수년 전부터 검사직선제의 도입을 주장해 왔다고 하네요. 전국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주민들의 손으로 뽑자는 거예요. 우리나라 검찰조직은 선출되지도 교체되지도 않는 권력이라서 지금과 같은 검찰 비리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매우 동의하는 바예요.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으니 법집행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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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 - 이 죽일 놈의 피로와 결별하는 법
에이미 샤 지음, 김잔디 옮김 / 북플레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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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는 에이미 샤의 책이에요.

저자는 알레르기와 면역학 두 가지 의사 면허를 보유한 전문의로 코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대학교 및 하버드 의학 전문 대학원에서 공부한 영양 전문가라고 하네요. 놀라운 점은 각종 면허증만이 아니라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극도의 피로에 시달리며 암흑기를 겪었다는 사실이에요. 10년 전 교통사고를 낸 이후 끊임없이 연구하여 마침내 해답을 발견했고, 그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어요.

의사인 저자가 컨디션 난조를 겪을 때 친구들(하버드와 칼럼비아에서 함께 수련했던 똑똑한 동료 의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 피곤한 증상은 정상이며 드물지 않은 일이라고 장담했다는 거예요. 서른두 살인 그녀에겐 노화가 원인일 수 있고 호르몬 때문이라고 말한 건 좀 충격이에요. 만성 피로와 우울감, 수면 장애 등 이런 증상들을 오랫동안 의사들의 하찮게 취급했으니 제대로 치료법을 찾을 리 만무하죠. 하지만 저자는 여성의 피로 문제를 깊이 파고들었고 에너지 고갈, 에너지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면서 의료계가 간과하는 수많은 여성들이 죽도록 피곤한 이유를 알아냈어요. 문제는 호르몬과 염증, 그리고 장 때문이라는 것. 바로 이 세 가지가 에너지를 결정하는 3요소이며,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작용하며 하나라도 균형이 어긋나면 전반적인 불균형이 발생해서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거예요. 우리의 호르몬과 면역계, 그리고 장 건강(소화관의 미생물 균형)이라는 세 가지 체계의 균형이 어긋나서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려고 고군분투하니까 에너지는 줄어들고 진이 빠지면서 심하게 피로해지고 알레르기와 질병에 민감해지는 거예요. 문제는 흔한 호르몬 불균형 증상을 진단하기 어렵다는 거예요. 하지만 라이프스타일과 식단 변화로 쉽게 고칠 수 있고, 에너지 3요소를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저자는 '도대체 왜 (Why The F*ck) 이렇게 피곤한가'라는 의미를 담아 'WTF 계획'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것이 죽일 놈의 피로와 결별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올바른 식단은 신진대사 호르몬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므로 먹는 음식으로 건강을 되찾는 방식인 거예요. WTF 계획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언제 먹을 것인가, 어떻게 스트레스를 줄일 것인가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며, 호르몬 균형을 바로잡고 에너지를 키우는 음식과 생체 리듬 단식을 결합한 2주 실행 계획이에요. 이 계획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2주에 걸친 WTF 계획을 달성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그 다음은 장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평생 계획을 세워야 해요. 그동안 빼앗긴 에너지를 되찾고 지긋지긋한 피로와 영영 헤어질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우리 모두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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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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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 있어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은 너무도 유명하죠. 아마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읽고 또 읽게 되는 이야기, 그건 아무래도 깨달아야 할 것들이 남아 있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만약 구둣방 주인 세몬이 그 추운 겨울 밤에 천사 미하일을 그냥 외면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미하일은 얼어죽었을 거예요. 세상은 참 신기하게도 나쁜 놈과 착한 사람들이 섞여 있어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늘 작은 희망이 숨겨져 있어요. 벌거숭이 미하일에게 구원의 손길을 준 세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 그들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에요. 삶과 죽음 사이, 우리에게 중요한 건 매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인 것 같아요.

《톨스토이 단편선》에는 모두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어요. 천사 미하일을 통해 세 가지 깨달음을 알려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욕심쟁이 인간의 최후를 보여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하느님 말고는 아무도 진실을 알아주지 않아 불행에 빠진 한 남자의 일생을 다룬 「하느님은 진실을 알지만 빨리 말하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아는 정직한 남자의 고백이 담긴 「도둑의 아들」, 농부 아멜리안과 그의 현명하고 아름다운 아내에 관한 이야기 「에멜리안과 북」, 어린 소년 그리샤의 눈으로 본 세상에 관한 「첫 슬픔」, 착해도 너무 착한 바보 이반을 상대로 싸움을 일으키려는 도깨비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보 이반」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마다 삶과 인간에 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네요. 힘 없는 약자들의 억울한 사연이 있는가 하면 정의로운 사람의 흐뭇한 이야기도 있어요. 욕심 때문에 모든 걸 망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보 같아도 우직하게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야말로 요지경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톨스토이는 짧은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줄 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쁜지를 조언하지 않아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정하는 건 각자 자신의 몫이니까요. 하느님의 벌을 받느라 세상에 떨어진 천사 미하일처럼 우리는 기억을 잃은 천사일지도, 아니면 악마일지도 모르죠. 모든 건 하느님의 뜻이라고, 근데 하느님은 인간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자신의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신을 믿든 안 믿든, 양심을 따른다면 틀리지 않을 거예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그 죄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닌 거예요.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사는 일, 그 한 가지만 충실하게 해낸다면 이 세상은 훨씬 좋은 곳이 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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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의 인생 수업
앨버트 엘리스 지음, 정유선 옮김 / 초록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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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일수록 사람들은 삶의 지혜, 인생 조언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위대한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의 인생 수업》은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의 책이에요.

우선 저자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앨버트 엘리스는 1913년 펜실베니아에서 삼형제 중 첫째로 태어났고 어린 시절 몸이 종종 아파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일이 많았는데 그의 부모는 아이를 돌보기는커녕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고 해요. 부모의 사랑이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성격이 소심하고 조용했는데 열아홉 살 되던 해에 자신의 성격을 바꿔보기로 결심하고 집 근처 공원에서 마주치는 모든 여자들에게 말을 거는 것을 실행했다고 해요. 이 방법을 응용하여 나중엔 대중들 앞에 서는 두려움도 없앨 수 있었대요. 원래 비즈니스맨으로 지내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심리학으로 진로를 바꾸어 1942년, 서른 살 무렵에 컬럼비아대학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초기에 프로이트의 고전적 정신분석을 시행하며 그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했다고 해요. 1956년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를 발표했고, 그 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진 과학적 경험연구를 통해 입증되면서 심리요법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이론 중 하나가 되었어요. 1959년에는 전문가를 양성하고 시청각 자료를 만들어 보급했고, 개인·가족·집단 단위 심리치료를 제공하는 비영리 연구소인 앨버트 엘리스 연구소를 설립해 200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교육과 치료를 제공했다고 해요. 1982년 미국과 캐나다의 임상심리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그는 '심리치료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위였다고 하네요. 1위는 칼 로저스, 3위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였대요. 2013년에는 그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심리학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수상했대요.

이 책은 심리학 전공자, 심리학자들이 인정하는 위대한 심리학자인 앨버트 엘리스가 쓴 1987년 초판본에 이은 2006년 개정판이라고 해요. 2024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앨버트 엘리스의 REBT 가 왜 필요할까요. 그 이유는 현대인들의 고질적인 '불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앨리스는 대다수의 경우 현실 문제를 다루기 전에 그 문제에 대해 우리가 겪고 있는 감정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어요. 삶에서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분노나 불안, 우울 등의 감정들이 현실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합리적 정서행동치료에서 사용되는 주요 기법들이며, 각 장마다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REBT 연습' 코너를 통해 알려주고 있어요. 부록에는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방법'과 '비합리적 신념 반박하기'가 있어서 누구나 합리적 정서행동치료를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요. 과거보다는 현재 문제에 집중하며,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문제 이면에 숨어 있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찾아내어 이해시켜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결국 인간의 비합리성을 이해하고, 과학적 사고로 자기에게 해가 되는 독단적 신념을 뿌리 뽑을 수 있다면 우리는 거의 모든 상황에서 불행을 단호하게 거부할 수 있어요. 그 열쇠가 바로 REBT 였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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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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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럴까, 라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이었어요.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퍼트리샤 록우드 작가의 소설 데뷔작이라고 해요.

이 소설을 읽기 전에 간략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솔직히 책 띠지에 적혀 있는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책"이라는 문구가 저한테는 그리 호감을 주진 못했지만 문학 평론가 신형철 교수의 "스스로 주체하기 어려워 보일 정도의 재능이 쏟아내는 야심과 진심으로 가득하다."라는 설명이 유효했어요. 2021년 발표된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딜런 토머스상, 부커상, 여성소설상, 센터포픽션 신예작가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2022년 딜런 토머스상 수상작이며, 퍼트리샤 록우드는 2022년 실험적인 글쓰기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예술문학아카데미의 모턴 도웬 자벨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역시나 실험적인 글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인 것 같아요.

그동안 봐왔던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형식이라는 점에서 특이했어요. 맨처음 제목만으로 궁금증을 느꼈던 그것이 바로 낚였다는 증거였네요.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아무도 이런 소설을 쓰지 않는다'가 맞을 것 같네요. "그녀가 포털을 열자 정신이 한참 달려 나와 그녀를 맞이했다." (12p)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집어드는 사람이라면 그때 눈앞에 펼쳐지는 것들을 떠올리면 돼요. 개인 메일함이나 문자메시지, 카톡, 아니면 짧은 영상들... 어찌됐든 포털을 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것들은 손끝으로 빠르게 넘어갈 거예요. 다음, 그리고 또 다음... 서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지만 우리는 전혀 개의치 않아요. 빠르게 스쳐가는 것들 중에 가끔 눈길을 끄는 것들이 있고, 문득 그것들이 머릿속에 남아 여러가지 생각으로 이어질 때도 있지만 그리 오래 가진 않아요. 왜냐하면 또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올 테니까요.

소설은 포털 속으로, 아니 포털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녀의 '정신'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어요. 어리둥절한 상태로 그녀가 들려주는 단편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우연히 올린 게시물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저자가 그녀의 이야기를 이런 방식으로 들려준 의도, 이유를 설명해주네요. "왜 우리 모두 지금은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있을까? 새로운 종류의 연결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었다. 한순간의 번득임, 시냅스, 그 사이의 공간만이 그런 연결을 해낼 수 있는 수단이었다. 아니면 이편이 더 무섭기는 한데, 포털이 글을 쓰는 방식이 이렇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 이런 단절 때문에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는 것. 이렇게 텅 빈 공간 때문에 플롯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플롯! 그건 웃음거리였다." (102p) 어쩌면 우리는 소설 속 그녀와 다를 바 없는 정신 상태로 포털을 헤매고 있으면서 전혀 자각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요. 인터넷, SNS, 온라인 세상에 갇혀버린 사람들에게 이 소설은 일종의 거울 같아요. "자, 네 모습이야. 보이니? 어때?"라고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도중에 누군가가 그녀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슬쩍 빼내자 그녀는 몸이 가벼워져서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녀의 자아 전체가 거기에 있었다." (314p) 소름돋게 정확한 표현이라 입이 쩌억 벌어졌네요. 어떤 경고도 없이 쓱 들어온 공격, 두 손 들어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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