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선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이랑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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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 있어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은 너무도 유명하죠. 아마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읽고 또 읽게 되는 이야기, 그건 아무래도 깨달아야 할 것들이 남아 있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만약 구둣방 주인 세몬이 그 추운 겨울 밤에 천사 미하일을 그냥 외면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미하일은 얼어죽었을 거예요. 세상은 참 신기하게도 나쁜 놈과 착한 사람들이 섞여 있어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늘 작은 희망이 숨겨져 있어요. 벌거숭이 미하일에게 구원의 손길을 준 세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 그들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에요. 삶과 죽음 사이, 우리에게 중요한 건 매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인 것 같아요.

《톨스토이 단편선》에는 모두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어요. 천사 미하일을 통해 세 가지 깨달음을 알려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욕심쟁이 인간의 최후를 보여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하느님 말고는 아무도 진실을 알아주지 않아 불행에 빠진 한 남자의 일생을 다룬 「하느님은 진실을 알지만 빨리 말하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아는 정직한 남자의 고백이 담긴 「도둑의 아들」, 농부 아멜리안과 그의 현명하고 아름다운 아내에 관한 이야기 「에멜리안과 북」, 어린 소년 그리샤의 눈으로 본 세상에 관한 「첫 슬픔」, 착해도 너무 착한 바보 이반을 상대로 싸움을 일으키려는 도깨비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보 이반」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마다 삶과 인간에 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네요. 힘 없는 약자들의 억울한 사연이 있는가 하면 정의로운 사람의 흐뭇한 이야기도 있어요. 욕심 때문에 모든 걸 망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보 같아도 우직하게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야말로 요지경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톨스토이는 짧은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줄 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쁜지를 조언하지 않아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정하는 건 각자 자신의 몫이니까요. 하느님의 벌을 받느라 세상에 떨어진 천사 미하일처럼 우리는 기억을 잃은 천사일지도, 아니면 악마일지도 모르죠. 모든 건 하느님의 뜻이라고, 근데 하느님은 인간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셨고, 자신의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신을 믿든 안 믿든, 양심을 따른다면 틀리지 않을 거예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지만 그 죄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닌 거예요.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사는 일, 그 한 가지만 충실하게 해낸다면 이 세상은 훨씬 좋은 곳이 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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