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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 - 신화 속 주인공이
조영주 외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8월
평점 :
가끔 신나는 꿈을 꾸는 경우가 있어요.
판타지 영화처럼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펼쳐지고, 그걸 신나게 즐기다가 잠을 깰 때는 어찌나 아쉽던지. 마음대로 꿈을 선택해서 꾸는 재주는 없지만 꿈 같은 이야기를 골라 읽을 수는 있어요.
《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는 네 명의 작가님이 그려낸 신화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에요.
이 책에는 조영주 작가님의 「999번을 죽어야 귀신이 된다」, 정명섭 작가님의 「신화 관리청 - 도채비 요원의 대모험, 이현서 작가님의 「복수의 삼각형 - 안개 낀 섬의 초대」, 윤자영 작가님의 「고려 걸그룹 잔혹사」 까지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뜬금없이 미래로 소환된 신화 속 주인공들을 소개하자면 '비형랑 신화'에 나오는 귀신 '길달', 단군신화를 비롯해 여러 가지 신화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마라도 전설에 나오는 '아기업개', 단군신화의 선녀예요. 각각의 주인공들은 전설만으로도 신비롭고 놀라운 존재인데, 이들이 지금 십대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소환되었다는 점이 중요해요. 우리는 이미 학교에서 왕따, 차별, 학교폭력 등 온갖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반복되는 문제들, 그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까지 너무도 답답한 상황이에요. 비록 소설이지만 전설의 신들을 소환하여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준 것이 고맙더라고요. 나쁜 사람들이 저지르는 만행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에는 악인과 선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마음 속에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하는 거라고 하잖아요. 어떤 마음으로 살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따라 삶은 달라질 수 있어요. 전설의 신들은 마블 영화의 슈퍼 히어로처럼 모든 문제를 척척 해결해주는 대신 우리들이 제대로 눈을 뜨고 행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진짜 해결책은 우리 스스로 잘못된 것들을 바꿔나가는 거예요. 현재의 우리가 잘 해야 미래의 우리가 잘 살 수 있으니까요.
"이제 빈이 정신을 차릴까?"
"인간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아. 하지만."
"하지만?"
"또 말을 안 들으면 또 교훈을 줄 거야." (43p)
"요즘 학교는 지옥이야. 세상도 지옥으로 변하고 있고 말이야."
"맞는 말이긴 한데, 그게 지옥을 위한 일이야? 인간계가 지옥이 되면 저승계의 지옥은 더 지옥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야." (9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