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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비행 소년들 - 베일에 싸인 관리자 ‘팅커벨’의 목적은 무엇인가?
마츠무라 료야 지음, 조아라 옮김 / 할배책방 / 2024년 8월
평점 :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들 말하죠.
근데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면, 바뀔 수 있다는 조금의 가능성도 믿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을 거예요. 《어둠 속의 비행 소년들》은 마츠무라 료야의 소설이에요. 처음 만나는 작가인데 제22회 전격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주로 중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여 청춘과 미스터리를 결합한 소설을 발표해왔다고 하네요. 이번 소설에서는 단절된 현대사회의 어둠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남모를 아픔들을 다루고 있어요.
"진정한 갱생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7p)
소년원에서 가퇴원식을 하며 나가는 미즈이 하노에게 원장이 한 말이에요. 앞으로의 생활을 생각하자 심장이 꽉 조여드는 기분이 들고, 아침에는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더니, 교관들의 따스한 배웅을 받으면서 눈물이 흘렀고,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두 달 후 미즈이 하노는 감기약을 과다복용했어요. 소설의 첫 장면이에요. 소년원을 나온 아이들이 과연 진정한 갱생을 할 수 있을까요.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는 미즈이 하노에게 소년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친구였던 미키가 검은 봉투를 줬어요. 봉투 안에는 쪽지 한 장이 들어있고, 【네버랜드 초대장】 이라는 타이틀 뒤에 SNS의 이름과 계정명이 쓰여 있는 거예요. 계정명은 '팅커벨', 그것은 가상공유공간(메타박스)이었고 미즈이 하노는 팅커벨을 통해 가상공간의 친구들과 소통하게 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데, 갑자기 팅커벨이 자취를 감추면서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어요. 네버랜드와 팅커벨의 정체는 무엇이길래 아이들이 모이게 만들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도 끊이지 않는 촉법소년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처벌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지금보다 더 강한 처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아요. 소년범의 경우는 향후 수십 년간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처벌 강화만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는 없고 효과적인 교화 수단을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원인을 살펴봐야 해요. 취약한 환경에서 적절한 보호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놓치고 있었네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둠 속의 비행 소년들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네요. 팅커벨, 그 희망의 빛을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