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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가지 인생 질문 - 당신이 원하던 길을 가고 있는가?
J. 더글러스 홀러데이 지음, 안종희 옮김 / 마일스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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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이유 why 를 알면 모든 어떻게 how 를 견딜 수 있다."라고 했다.

우리 삶의 토대가 되는 북극성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북극성은 좌절과 상처를 포함한 삶과 현실의 모든 것을 해석하는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토대를 통해 우리는 고통과 배신, 절망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삶의 이유를 발견하는 첫 단계는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것 안에 있는 더 큰 목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진지하게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한다.

이것은 발견의 여정이며, 스토리텔링이다.   (44p)


<여덟 가지 인생 질문>이 어떤 책이냐고 묻는다면,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로 답하고 싶어요.

이 책은 각자 삶을 밝혀줄 "북극성"이 될 거라고 말이에요.

북극성은 고정된 별이 아니에요. 지구라는 거대한 팽이의 회전축에 아주 가까이 있어서, 같이 움직이니까 제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모든 인간은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종종 혼자라는 생각에 자신을 가두게 되는 것 같아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의미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우리는 흔히 올바른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곤 해요. 그러나 올바른 질문이 먼저예요.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이야말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해주니까요. 통찰의 시간인 거죠.

그래서 릴케는 질문과 함께 사는 것이 왜 소중한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고 해요. 

"풀리지 않는 모든 것을 마음속에 오래 품고 질문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라. 

이제 질문과 함께 살아라.

그러면 먼훗날 당신은 미처 깨닫지도 못한 채 점차 그 해답을 살게 될 것이니." 

     -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12p)


여덟 가지 인생 질문은 곧 여덟 가지 실천 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첫 번째 질문 : 당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에 따라 살아가라!

두 번재 질문 : 진정한 우정을 갖고 있는가?  =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라!

세 번째 질문 : 삶에 감사하는가?   = 진심으로 감사를 표현하라!

네 번째 질문 : 용서하고 봉사하는 법을 알고 있는가?  =  용서하고 봉사하는 법을 배워라!

다섯 번째 질문 : 성공과 실패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가?   =  스스로 성공과 실패를 정의하라! 

여섯 번째 질문 : 위험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가?  =  삶에서 위험이 주는 유익을 없애지 마라!

일곱 번째 질문 :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가?  =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라!

여덟 번째 질문 : 남길 만한 유산이 있는가?  =  다른 사람들에게 유산을 남기기 위해 일하라!


근래 책을 읽으면서 읽는 게 아니라 질문을 받는다고 느꼈어요.

책속의 내용을 알아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걸 알게 되었으니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너는 이전과 어떻게 달라질 거냐고.

2020년 11월, 쌀쌀한 초겨울에 문득 거울속에서 세월을 느끼며 책이 던지는 질문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어요.

책이 던진 질문들은 가슴을 쿵!쿵!쿵! 

세차게 두들겼어요. 그동안 생각하며 살아온 줄 알았는데, 정작 생각다운 생각은 못했던 거구나. 아직 부족하다고, 멀었다고 핑계를 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있었구나.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었구나, 딱 거기에 머물러서 더 나아가지 못했구나...그러니까 내게 있어서 저 여덟 가지 인생 질문은, 아니 여덟 가지 실천 과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무엇보다도 혼자 사는 삶이 아니라는 걸.

이 암울한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곁을 내주고 믿어주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인생은 함께 걸어가는 길이었어요. 지금 잠시 멈춰 있다면 <여덟 가지 인생 질문>이라는 북극성을 바라보며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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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짜증은 오늘 풀어요 - 최악의 하루를 보낸 당신을 위한 분노 기록장
로타 소니넨 지음, 강한 그림,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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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짜증은 오늘 풀어요."

어린이 그림책인 줄 알았어요. 그림체가 귀엽고 깜찍해서~

오호,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강한 님이 그렸군요.

이 책은 핀란드 작가 로타 소니넨이 긍정에 대한 책을 작업하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였대요. 

오늘도 최악의 하루를 보낸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살라는 말은 너무 진부하고 질리잖아요.

으악, 못 참겠어! 

이제 참지 말고 짜증내고 화풀이하라고!

와, 그러고보니 어른의 마음속에도 숨어있는 떼쟁이 아이가 있잖아요.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마음.

그 마음을 꾹꾹 눌러버리고 모른 척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콰과광!

어른들에게도 가끔은 속풀이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어린 아이처럼 솔직하게 감정을 풀어내는 시간.

이 책은 바로 '나만의 속풀이 노트'라고 할 수 있어요.

이른바 '최악의 하루를 보낸 당신을 위한 분노 기록장'이라고 하네요.

긍정? 개나 주라고!

나는 마음껏 짜증내고 화를 낼 테니.

단, 기록하는 방식으로.


자, 너무 화가 나면 씩씩대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예요.

당연히 뭔가 쓰려고 해도 '화난다, 짜증난다'라는 말 외에는 쓸 말이 없을지도 몰라요.

이 책은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콕콕 집어내어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어떻게?  바로 다음과 같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고 솔직하게 적으면 돼요. 

아하, 아무래도 실명은 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크릿, 보안을 위해서.


[어쩌면 내 잘못만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면...]

배우자 혹은 연인의 문제부터 심도 깊게 파악해보자.

직장 동료가 원수처럼 보이는 이유는 뭔가?

상사를 좋아하기보다 싫어하는 게 더 쉬운 이유는?

한때 친구라고 생각했던 인간들의 문제는 무엇인가?

  (10-11p)


[내일이라도 당장 인연을 끊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 뭐든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

- 지나치게 이기적인 사람

- 최선이 뭔지 모르는 사람

- 기본 예의가 없는 사람

- 입을 여는 것보다 닫는 게 나은 사람

- 두 말 할 필요 없이 가장 짜증나는 진상 유형은...

   (18-19p)


뭐야, 짜증나고 화나는 사람과 상황만 적는 거였나,라는 불만이 생길 즈음 새로운 질문이 등장해요.

이것저것 불필요한 감정의 쓰레기를 끄집어냈으니, 그걸 처리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마음속 분노를 어딘가로 보내기 위한 빈칸 채우기 연습장이 나와 있어요.

대차게 날려주고 싶지만 절대 할 수 없는 말을 적는 빈칸이 있어요. 여기에 쓰면 실수라도 송신 버튼을 누를 염려가 없어서 안심이에요.

열심히 적다보면 끓어올랐던 감정들이 어느 정도 가라앉게 될 거예요.

이때는 냉철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해요. 


"인간은 어리석고 흑역사는 반복된다..."  (88p)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다른 이유가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는 거예요. 자책부터 했다면 좀더 차분하게 여러 각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이 책 속 질문에 답을 하나씩 적어가다 보면 나를 화나게 만드는 것들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요. 

그동안 나를 괴롭혔거나 지금 괴롭히고 있는 혹은 미래에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는 고통스러운 일들도 빠짐없이 기록해요.

마지막은 나만의 분노 언어 사전을 만드는 거예요. 화가 나는 순간을 표현하는 모든 단어를 나열해보는 거예요. 욕이든 뭐든 상관 없어요. 답답한 속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말을 찾아서 마구마구 써보는 거예요. 그밖의 분노 어휘 수집을 위한 여러 가지 질문들이 나와 있어요. 내 감정을 표현하는 인형 부적과 싫어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어요. 못 그려도 괜찮아요. 누구한테 보여줄 게 아닌데.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싫어하는 것도 있어야

인생이지!"   (128p)


맨날 긍정만을 강조하는 이야기에 질렸다면 지금 필요한 건 긍정이 아니라 부정이라고, 이 책이 알려주네요.

"나는 이것이 싫어!"라고 말할 수 있나요?  만약 그랬다면 짜증이 쌓이지 않았을 거예요. 

싫어도 싫다고 거절하지 못하고, 열 받고 화나도 꾹 참다보니 인생이 괴로운 거예요. 쌓인 건 풀어내고, 막힌 건 뚫어야 해요.

아주 특별한 분노 기록장은 부정적인 감정의 먼지는 털어내고, 쓰레기는 비워낼 수 있는 심리 워크북이에요.

예쁘고 귀여운 그림이 완전 제 취향이라서 더 좋았어요. 잔뜩 화난 표정의 소녀가 왠지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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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장수 2 - 2번지 달걀 가게를 조심하세요 혼령 장수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도쿄 모노노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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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알아?"

슬그머니 떠보는 친구에게 어떤 반응을 할 건가요.

호기심을 못 참는 편이라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돼요.

이 친구는 몹시 위험할 수 있거든요.

누구냐고요?  바로 혼령장수예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판타지 동화라는 점 때문에 읽게 된 책.

<혼령장수> 두 번째 책이 나왔어요.

혼자 고민하는 어린아이 앞에 불쑥 나타난다는 혼령장수는 아이의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혼령을 빌려준대요. 마법처럼 뾰로롱, 단숨에 원하던 걸 얻는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요. 물론 아이가 허락해야 가능한 일이에요. 혼령을 빌리는 건 간단한 일이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이 있어요. 혼령장수와의 약속인 거죠. 

만약 그 약속을 어긴다면...


이 책에는 모두 여섯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요.

그림자, 숨긴 도롱이, 다시 등장한 노는 아이, 달걀가게, 요괴칼, 장인 귀신.

과연 아이들은 어떤 고민 때문에 혼령장수한테 혼령을 빌린 걸까요.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될 게 한 가지 있어요. 혼령장수는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지니가 아니에요. 소원을 척척 들어주는 지니를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에요.

혼령장수가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방법은 혼령의 힘을 빌리는 거예요. 혼령이란 요괴나 귀신을 말하는 건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대부분의 혼령들은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겁먹게 만들잖아요. 혼령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오들오들 떨리는데, 그 혼령이 곁에 머물면서 뭔가 요상한 힘을 부린다니!

아무리 고민을 해결해준다고 해도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그런데 책속에 나오는 친구들은 3번지 달걀 가게에 갔던 쇼지만 빼고는 혼령장수한테 너무 쉽게 넘어갔어요.

쇼지는 혼령장수에게서 풍기는 어둠의 냄새를 느꼈어요. 같이 있으면 뭔가 무시무시한 일에 휘말릴 게 틀림없다고 알아차렸기 때문에 피할 수 있었어요.

반면 다른 친구들은 저마다 자신의 소원이나 고민만 생각했어요. 이 소원만 이뤄진다면 혹은 고민만 해결된다면 무엇이든 다 괜찮다고 생각한 거예요.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이건 좀 위험한 생각이에요. 애초에 잘못된 소원이라면 그 소원 때문에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어요.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은 나쁜 마음이에요. 어쩌면 혼령장수는 그 나쁜 마음을 알아채고 아이들에게 접근했던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아직까지 혼령장수를 본 적이 없다면 진심으로 다행인 거예요. 나도 모르게 나쁜 마음이 커질 때, 그때 혼령장수가 나타날지도 몰라요.

와, 무서운 혼령장수 덕분에 잊고 있던 명언이 생각났어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셨던 그 얘기, 잊으면 안 돼요. 혼령장수는 선뜻 아이들에게 혼령을 빌려주면서 왜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은 속으로 당연히 공짜라고 생각했겠지만 그럴 리가요. 결말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혼령을 빌린 대가는 바로,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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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치과로 소풍 가는 남자 - 글로벌 CEO들이 선택한 치과의사 유원희의 덴탈 에세이
유원희 지음 / 헬스조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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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을 얼마나 사랑하나요?

아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일'을 생각할 때 어떤 기분인지, 그걸로 답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책의 주인공은 치과의사예요. 매일 일하러 가는 길이 소풍 가는 것 같다고 하네요.

저한테는 치과라는 곳이 늘 아팠던 기억만 있어서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곳이에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저자는 미국에서 치과 병원을 7년간 운영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1997년 대한민국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했다고 해요.

미국 치과의사 면허가 있다고 해도 한국에서 치과 병원을 운영하려면 새로 면허 취득을 위한 시험을 치뤄야 한대요. 처음에는 곧바로 개원하지 않고 대형 병원에 페이 닥터로 1년간 근무하면서 한국 치과의 분위기를 많이 익혔다고 해요. 이때 한국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치과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미국과 너무 많은 차이가 있어 혼란스러웠대요. 우선 하루에 너무 많은 환자를 상대하느라 힘들었다고. 미국에서는 진료 수가 자체가 굉장히 높게 책정되어 있어서 하루에 15명 정도의 환자만 진료에도 병원 운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한국의 치과는 최대한 빨리, 좀더 많은 환자를 봐야 병원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이라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이 불가능했다고 해요.

다들 경험해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규모가 큰 치과 병원인 경우에 진료 의자에 누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 마치 공장처럼 나란히 누운 환자들을 치과 의사가 기계적으로 후다닥 진료하는 거죠. 뭔가 궁금한 사항이 있어도 간호사를 통해 전달해야 겨우 확인할 수 있어서 답답했던 경험.

저자는 1년 뒤 개원하고 나서야 미국에서 운영하던 방식 그대로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었대요. 최대한 여유롭게 예약을 받아서,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치료받을 있도록 소통하고 배려했더니 점차 입소문이 나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갔다고 해요. 미국에는 주치의, 패밀리 닥터, 홈닥터 개념이 존재하는데, 저자의 치과 병원도 3대가 함께 찾는 가족이 유독 많대요. 한국에 돌아와 치과를 개원한지 어느덧 23년이 흘렀고, 이제는 그 세월을 함께 하는 단골 환자들이 생겼대요. 놀라운 건 미국에서 치료받았던 환자들 중에 한국에 되돌아온 경우는 다시 저자를 찾아와 진료를 받는 30년 지기 환자들이 있다는 거예요.

지난 30년간 단 한 건의 의료 사고나 분쟁에 휘말리지 않은 건 바로 환자와의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단순히 환자와 주치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위로가 되는 사이로 교류할 정도라고 하니, 그의 말처럼 그들은 환자가 아니라 친구 같은 관계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어요.


"치과는 이가 아파야 간다는 상식을 벗어나야 한다."  (160p)


저자가 안타까운 것은 환자들이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나타나고 나서야 병원을 찾게 되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그만큼 치과 치료는 적절한 시기와 예방이 가장 중요해요. '치과는 이가 아파야 간다'는 상식에서부터 벗어나는 것이 치아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치과에 방문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경우는 치과의 첫경험이 지독한 고통이었기 때문에 치과 냄새만 맡아도 진저리칠 정도로 거부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아파야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에요. 치과 진료가 아플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예민해지고, 충분한 소통을 하는 치과 의사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답답했던 것 같아요. 

치과는 대부분 평생을 다녀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익숙한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고 의사의 손길도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해요. 음, 여기서 살짝 마음이 걸렸어요. 동네 치과는 많지만 아직까지 믿고 의지할 만한 곳을 찾지 못했거든요. 


"6개월에 한 번, 치아도 대청소가 필요하다." (156p)


스케일링은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하면 되고, 치면세균막이나 치석이 많이 생기는 사람은 3개월 주기로 하면 된다고 해요. 평소에 칫솔질이 잘 되고 구강 위생 상태가 좋은 사람은 일 년마다 해도 된대요. 스케일링은 이를 깍아내는 게 아니라 더러운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라서 거의 모든 치과 질환의 예방주사와도 같다고 해요. 

중요한 건 치과는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이에요. 치과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으로 누구나 치아 건강을 관리할 수 있고, 치과 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해요. 치아 건강을 위한 비결은 매우 간단한 것 같아요, 생각만 바꾼다면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저자는 치과 치료를 받을 때 몸에 힘을 빼야 하듯이, 우리 인생도 힘을 빼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몸도 마음도, 삶도 조금씩 힘을 빼는 연습을 하다 보면 한결 부드러운 인생이 될 수 있다고... 끄덕끄덕... 알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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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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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비즈니스 세계를 그려낸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 역시 읽고 싶어질 거예요. 

<변두리 로켓> 시리즈 그 첫번째 이야기예요.

주인공 쓰쿠다 고헤이는 로켓 연구원이었어요. 자신이 개발한 신형 엔진을 탑재한 시험위성 '세이렌'의 발사 실패로 연구자로서 설 곳을 잃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회사 쓰쿠다제작소라는 변두리 공장을 이어받게 되었어요.

어릴 적 쓰쿠다의 꿈은 우주비행사였고, 우주에 대한 흥미가 로켓공학으로 옮겨가 전공하면서 연구자가 된 것인데... 쓰쿠다의 꿈은 로켓과 함께 바다에 가라앉아 사라졌어요.

변두리 공장의 사장이 된 쓰쿠다는 신형 엔진 개발과 특허를 내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당장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했어요. 대출만 해결되면 다행이다 싶은 그때, 경쟁사 나카시마공업이 특허 침해로 쓰쿠다제작소를 고소했어요. 손해배상액은 90억 엔.

5년 전에 출시한 스텔라는 소형 엔진과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쓰쿠다제작소의 라인업 가운데 최고의 효자 상품이고, 매년 개량을 거듭해 최신형을 작년 봄에 출시했어요. 독자적으로 개발한 연료 시스템인데, 나카시마공업이 자사에서 개발한 엔진을 베꼈다며 특허 침해를 이유로 판매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으니 너무나 억울한 노릇이죠. 이 소송 때문에 은행 대출이 막히고, 납품하던 회사와의 거래가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알고보니 나카시마공업의 비열한 전략이었어요. 일단 베기고, 상대방 기술에 트집을 잡아 풍파를 일으키면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거죠.

안타깝게도 쓰쿠다제작소가 특허낸 제품 자체는 훌륭했지만 특허 내용에 허점이 있었어요. 나카시마공업은 그 부분을 공략한 거예요.

첫 번째 구두변론 당일, 쓰쿠다제작소를 맡은 변호사는 완패했어요. 같은 변호 업무인데 기술 분야를 잘 몰라서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어요.

낙담한 쓰쿠다는 며칠 전에 통화했던 전처 사야가 떠올랐어요. 사야는 기술 분야를 잘 아는 변호사를 소개해줄 수 있다고 했는데, 쓰쿠다가 거절했던 거예요. 

변호사 가미야 슈이치. 그는 나카시마공업이 계약한 법률사무소에 있었던 사람으로 현재는 독립했다고 해요. 지식재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수완가라고.

역시 가미야는 쓰쿠다제작소의 상황을 한눈에 알아봤어요.


"그들은 합법이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차지해왔죠.

법률을 역이용해 약자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는다. 그게 그들의 전략이이에요.

이번에는 쓰쿠다 씨가 표적인 겁니다."  (98p)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 그것도 로켓분야의 신형 엔진 밸브 기술에 관한 법정 다툼을 다룬 이야기.

이 정도로만 설명하면 영 재미없는 이야기 같지만, 단숨에 읽을 정도로 흥미진진했어요. 쓰쿠다는 타고난 연구자라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일이 녹록치 않아요. 평소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의견을 나누던 터라 직원들이 쏟아내는 불만을 외면할 수 없어요. 돈, 생계를 위해서는 중요하니까. 하지만 쓰쿠다는 로켓의 꿈을 놓지 못하고... 

변두리 로켓의 반란, 아슬아슬하지만 통쾌한 한판 승부를 보며 나도 모르게 응원했어요. 정의는 살아있다!

현실과 꿈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서, 그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으니 둘다 멋지게 이뤄내자고요.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고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살 수 없고, 먹고 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자네도 우리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었을 거야. 그건 어디로 갔지?"   (353p)


"1층은 현실, 2층은 꿈"  - 이케이도 준

[저자의 서명이 책 안쪽에 인쇄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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