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 -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이 된 두 여행의 기록
메리 셸리.퍼시 비시 셸리 지음, 유혜인 옮김 / 이일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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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이 된 두 여행의 기록!

이 문구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네요. 책 표지만 보면 매우 낭만적인 여행을 떠올리게 되는데, 과연 그럴까요.

《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의 저자는 두 사람이네요. 

메리 셸리와 퍼시 비시 셸리.

이 책에는 1814년과 1816년 두 차례에 걸쳐 떠났던 유럽 여행의 기록이 담겨 있어요. 우리에겐 19세기 유럽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명작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담은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사실 메리 셸리에 대해서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을 떼어 놓고는 말할 수 없을 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작가로서의 천재성 외에 인간적인 면면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열여섯 살의 메리, 우와, 나이를 언급하지 않았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너무나 어린 나이였네요. 1814년 유럽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붕괴된 질서를 복구하던 시기였으니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는 할 수 없을 거예요.

"우리가 런던을 떠난 1814년 7월 28일은 몇 년 만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날이었다. 애초에 여행 체질이 아닌 데다 더위까지 겹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도버에 도착해 해수욕을 하니 기운이 났다." (21p)

근데 왜 떠났을까요. 그 이유는 서문에 나와 있네요.

"이 작은 책은 더없이 소박하다. 이제는 영국인들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진 곳들을 계획 없이 방문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들이다.

··· 불완전한 일기와 영국의 친구들에게 보낸 두세 통의 편지를 정리한 것이 전부나 다름없다. 이토록 소박한 여행기를 대중에 공개하기로 한 이들은 그때 더 풍부하고 완벽한 자료를 남겼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눈앞의 세상에 변덕스러운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더하는 여름을 제비처럼 쫓아다니며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면(그래서 어떤 성과를 이루었든 간에), 저자가 남편, 여동생과 프랑스와 스위스를 걸어서 여행했던 길을 밟고 ··· 신성한 자연으로 새롭게 옷을 입힌 풍경을 감상하며 작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14-15p)

뜨거운 여름을 닮은 두 사람, 메리와 퍼시에게 두 번의 유럽 여행은 사랑의 도피이자 문학적 영감을 얻는 창작의 여정이었을 거예요. 가족의 반대와 사회의 도덕적 비난을 피해 메리의 이복동생과 함께 유럽으로 떠났으니, 아무리 길이 험난해도 즐거웠을 거예요. 어쩌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찬란한 여름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도착한 곳의 풍경은 또 달랐어!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태양을 사랑하는 곤충들이 부드럽게 윙윙거려. 호텔 창문 너머로는 예쁜 호수가 내다보이는데 하늘이 비쳐 푸른색으로 물들었고 금빛으로 반짝였어. ··· 그리고 저 멀리 눈 덮인 알프스 한가운데에서 몽블랑이 가장 높고도 위대하게 당당히 우뚝 솟아 있고. 이 풍경이 호수에 반사되어 보여. 루체른에서 우리에게 기쁨을 줬던 신성한 고독이나 깊은 고립과는 전혀 다른 환한 여름의 풍경이야. 마음에 드는 산책길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뱃놀이를 좋아하잖아. 배를 하나 빌려 매일 저녁 여섯 시 무렵에 호수에서 배를 타는데,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77p)

"몽블랑과 연결된 산의 일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새하얀 눈이 쌓인 산봉우리들만 높은 곳에서 간간이 구름 사이로 빛날 뿐이었네. 이전엔 정말 몰랐어. 산이 이런 존재인지 미처 상상하지 못했지. 하늘 높이 서 있는 이 거대한 봉우리들이 돌연 내 눈앞에 들어왔을 때 가슴에서 광기와도 같은 황홀한 경이로움이 터져 나오더군. ··· 이 모든 게 우리만의 것 같았지. 지금 우리 마음에 남은 감동을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 주는 창작자가 된 것처럼 말이야. 자연은 시인이었고, 자연이 선사하는 조화는 신의 조화보다 더 숨 막히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네."

_ 1816년 7월 22일 샤모니 론드레 호텔에서, 퍼시. 나의 벗 T.P.에게 (115-117p)

1814년 여행에는 여동생까지 셋이 갔고, 1816년 여행에는 여동생뿐 아니라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 존 윌리엄 폴리도리와 함께였네요. 1816년은 '여름이 없는 해'로 불릴 만큼 지독한 추위와 폭풍우가 이어졌고, 이러한 날씨 때문에 실내에 머물던 일행들은 "우리 각자 괴담을 써봅시다."라는 바이런의 제안으로 메리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을 구상하게 되었네요.

"나는 열심히 이야기를 구상했다. 우리에게 이런 의욕을 준 이야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괴담을 생각했다. 인간에게 내재된 미지의 두려움을 전하고 오싹한 공포를 유발할 괴담. 독자들이 두려움에 차마 고개도 돌리지 못하는, 피가 차갑게 식는,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그런 괴담을 쓰고 싶었다." (143p)

1816년 여행에 돌아온 그 해에 퍼시의 첫 번째 아내 해리엇이 자살했고, 이후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했으며, 퍼시는 1822년 여름 바다에서 요트르 타던 중 폭풍우를 만나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여기엔 퍼시의 편지와 <몽블랑>이라는 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의 상상하는 마음에 / 침묵과 고독이 비어 있다면 / 그대는, 땅과 별과 바다는 무엇이란 말인가?" (136p) 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을 곱씹게 되네요. 두 번의 여행 이야기를 읽고 나서 『프랑켄슈타인』 서문을 읽으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네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가장 끔찍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탄생했으니 말이에요.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 처음 도착했을 때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준 찬란한 하늘을 최근에는 보기 힘들어.

비가 끝도 없이 와서 우리도 거의 집에만 갇혀 있어. 그러다 태양이 환하게 빛나면 영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지고 열기가 뿜어져 나와. 천둥 번개는 점점 더 요란하고 무서워지고 있어. 이런 뇌우는 처음이야.

우리는 호수 반대편에서 폭풍우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하늘의 여러 지점에서 구름 사이로 번쩍이는 번개를 관찰해.

높이 솟은 쥐라산맥이 하늘에 깔린 구름의 그림자로 검게 변해 있을 때 번개는 그 위에서 지그재그 형태로 쏜살같이 움직이지. 그러는 동안 태양은 우리를 보며 응원하듯 빛나고 있을 거야. 어느 날 밤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강한 폭풍이 불었어. 호수가 번쩍이자 쥐라산맥의 소나무가 다 보이는 거 있지. 모든 풍경이 하얗게 빛나더니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고 어둠 속에서 머리 위로 무시무시한 천둥이 쳤어."

_ 1816년 6월 1일 콜리니 인근 C 별장에서, 메리. 패니에게 (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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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들어오는 초등 정치 ㅣ 초등 교과연계 알려줘 시리즈
박신식 지음, 김윤경 그림 / 소담주니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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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정치란 뉴스에 나오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야기일 거예요.

최근 6.3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이 책 덕분에 아이와 함께 교과서 속에 나오는 '민주 정치와 선거'가 무엇인가를 배우는 시간이 되었네요.

《한눈에 들어오는 초등 정치》는 현직 초등교사 박신식 선생님이 쓰고 김윤경 작가님이 그린 어린이를 위한 정치 입문서네요.

우리는 왜 정치를 꼭 알아야 할까요.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할 것 같네요. 아이들이 새로운 뭔가를 배울 때는 목표와 이유가 명확해야 눈빛과 태도가 달라지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내란과 탄핵, 이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생생한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것 같아요.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반대로 국민이 깨어 있으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발전할 수 있네요. 올바른 민주 정치가 이루어지려면 국민이 정치를 알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는 요즘이네요.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정치 제도인 국가와 정치의 필요성, 민주주의와 민주 정치, 정당과 선거, 대통령과 행정부, 국회, 법 등 가장 기본적인 정치의 개념과 용어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네요. 우선 모든 내용들이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질문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흥미롭네요. 각 질문마다 초등 사회 교과서 어디에 해당되는지 표시되어서, 교과 연계로 학습할 수 있네요.


선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사회 6-1-2,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 ]

우리나라의 선거에는 대표적으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 선거 등이 있어요.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지방의회의원 선거 등으로 나누며, 각각 광역 선거와 기초 선거로 나뉘어요.

대통령 선거(대선)은 5년에 한 번씩 대통령을 뽑는 선거로, '대선'이라고 해요. 대통령 임기는 5년.

국회의원 선거(총선)은 4년마다 한 번씩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로 '총선'이라고 해요. 국회의원 임기는 4년.

(58p)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지가 많게는 일곱 장을 받았는데,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 있네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는 해에는 교육감 선거도 함께 진행되며, 시·도지사, 구·시·군의 장, 지역구 및 비례대표 시·도 의원, 지역구 비례대표 구·시·군의원, 그리고 각 지역의 교육감을 뽑기 때문에 투표용지가 여러 장이 된 거예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무슨 일을 하나요? [ 사회 6-1-2,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 투표를 관리하고 불법 선거를 예방하며 단속하는 곳이에요.

즉 선거가 민주적이고 합법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하는 곳이에요.

공정한 선거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가의 어느 기관에도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60p)


뉴스에서 나오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책임이며, 이것은 국민의 권리인 참정권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인데요.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선거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네요. 이 책 덕분에 지방선거를 비롯한 따끈따끈한 정치 뉴스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현장 교과서로 삼으면서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아이들에게 딱딱한 교과서 지식을 그림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가장 친절한 정치 안내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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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이 약사의 우리집 구급상자 - 병원보다 빠르고 약국보다 가까운 상비약 다 골라드림
동공이 약사 지음 / 김영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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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준비해둔 우리집 구급상자,

처음엔 이것저것 약들을 챙겨뒀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반창고와 연고만 남았네요.

속이 더부룩한 게 소화가 안 된 것 같아서 소화제를 찾다가 유명무실해진 구급상자를 발견한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네요.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상비약들, 우리는 그 약들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요.

《동공이 약사의 우리집 구급상자》는 그림 그리는 약사이자 건강 콘텐츠 크리에이터 '동공이 약사'의 책이네요.

저자는 현직 약사로 근무하면서 유튜브 <동공이 약사>를 비롯해 인스타그램, 틱톡, X 등 여러 플랫폼에서 약학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네요. 이번 책에서는 각 가정마다 반드시 챙겨둬야 할 상비약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네요.

일상 속 건강 지킴이 '동공이'와 호기심 많은 귀염둥이 '알덕이'라는 깜찍한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어려운 약학 지식들을 알기 쉽게, 필요한 핵심만 쏙쏙 알려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네요. 우선 우리 집 구급상자를 점검해 볼까요.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표와 그림이 나와 있네요. 휴대용 파우치 5종, 1인가구나 자취생 10종, 일반 가정 상비약 15종, 아이 있는 집 20종으로 분류하여 각각 호흡기 질환(감기, 기침, 비염, 인후통 등), 위장 질환(소화, 속쓰림, 변비, 설사 등), 통증 및 근골격계 질환, 상처 · 피부 문제에 해당되는 약 제품과 대표 성분이 정리되어 있네요. 우리 집 구급상자 속 상비약을 최상의 상태로 보관하려면 약을 개봉할 때 접착 메모지 등을 이용해 사용기한이 끝나는 날짜를 미리 적어두는 것이 좋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네요. 의약품 포장에는 중요한 정보가 많기 때문에 약을 구매한 뒤에는 포장을 제거해 소분하기보다는 제품 포장도 함께 보관하여 약의 성분과 함량, 용량과 용법, 주의해야 할 부작용 등 핵심 내용을 복용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네요. 보관하다가 사용기한이 지난 약은 그냥 버리면 안 되고,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해요. 폐의약품 수거 방법은 지자체마다 달라서, 가까운 주민센터나 보건소, 약국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있는지 확인한 뒤 분리배출하면 돼요.

이 책은 모든 집에 작은 약국을 만들 수 있는 필수 상비약 가이드북이라는 점에서 전 국민 건강 필독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구급상자 필수 규칙부터 병원에 꼭 가야 할 상황과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 조합 등 실질적인 약학 지식들이 자세히 잘 나와 있네요. 우리가 약을 먹게 되는 상황들을 증상별로 나누어 구체적인 대처법을 알려주네요. 감기에 걸렸을 때, 속이 이상할 때, 상처가 났을 때, 통증이 있을 때, 상처와 화상 등등 맞춤 상비약과 올바른 사용법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유용하네요. 가정 상비약을 사용할 때 아이가 있는 집, 임신부나 수유부가 있는집 그리고 나이 많은 어른이 있는 집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네요. 마지막 장에는 여행용 상비약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는데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국가별 반입 금지 약물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네요. 복잡하고 어려운 약학 지식을 가장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똑똑한 가정 상비약 지침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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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 - 고전에서 길어 올린 인문 사유 100
김이율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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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무엇을 읽을 것인가.

수많은 책들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아요.

근데 요즘은 단순히 읽는 행위를 넘어 '읽고 쓰는' 필사책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네요. 사실 필사라는 것이 우리에겐 낯설지 않은 일인데요. 아날로그 세대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노트에 적어가며 불러보고,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거나 따로 적어두는 일이 흔한 일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돼지털' 말고 '디지털'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손으로 쓰는 일은 줄어들고, 디지털 기기로 터치하고 클릭하면서 우리 손에는 펜 대신 스마트폰이 항상 들려 있었네요. 다행스러운 점은 디지털 디톡스와 함께 필사가 새로운 힐링 방법으로 널리 알려졌다는 거예요. 일단 필사를 해본 사람들은 그 매력에 빠지기 마련이라, 시작이 늘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답을 찾으려고 책을 펼칩니다.

그러나 진짜 좋은 책은 답을 주지 않습니다. 더 날카로운 질문을 건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오래 품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조금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변한 것은 환경이 아닙니다.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진 것입니다. 그것이 인문학이 하는 일입니다.

정보를 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꾸는 것.

··· 인간은 의미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의미는 생존의 조건입니다.

의미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질문을 통해서만, 사유를 통해서만 만들어집니다.

이 책은 그 질문들을 모은 것입니다.

··· 이 책의 문장들은 고전의 원문을 바탕으로 저자가 길어 올린 사유와 해석의 조합입니다."

(5-7p)


《필사의 문장, 삶이 달라지는 기록》은 동서양 고전에서 엄선한 100개의 명문장으로 구성된 고전 인문학 필사책이네요.

저자는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고전 속 문장들을 소개할 뿐 아니라 '삶의 질문'을 던지고 있네요. 단순히 문장을 옮겨 적는 게 아니라 각 페이지마다 인문학적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유 훈련'이라고 볼 수 있네요.

책의 구성을 보면 각 장마다 주제별로 인생의 질문을 만날 수 있네요.

챕터 1은 실존, 삶의 근원적 의미를 묻고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는 단계이고, 챕터 2는 관계, 타인과 연결된 관계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단계이며, 챕터 3은 성장,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을 통과하며 단단해지는 단계, 챕터 4는 선택, 삶의 기로에서 자유를 누리는 동시에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는 단계, 챕터 5는 성숙, 세상을 이해하는 시야를 넓히고 지혜롭게 깊어가는 단계네요.

이 책 속에는 알베르 카뮈,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와 같은 위대한 작가들을 비롯하여 노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에픽테토스, 미셸 푸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세계적인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이 담겨 있네요. 100권의 책에서 뽑아낸 문장들과 저자의 질문들이 우리를 사유하게 만드네요. 인문교양 100선을 일일이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고전 속 핵심 메시지를 알기 쉽게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어 100개의 문장으로 축약했네요. 여기에 질문이 더해져서 인문학적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네요. 무엇보다도 직접 손으로 따라 쓰는 행위 자체가 힐링이네요. 하루 10분, 필사를 통해 삶이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네요.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찾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네요.


우리는 이야기로 자신을 만든다

폴 리쾨르, 『자기 자신을 타자로서』


삶은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를 해석하고 현재를 엮으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같은 실패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끝이 되기도 하고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그 의미는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해석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당신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당신의 삶을 이끌고 있다.

그 이야기가 당신을 살리는지, 가두는지

살펴야 한다.


* 삶의 질문

나는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며 살고 있는가?

그 이야기가 나를 도와주고 있을까, 아니면 묶어두고 있을까?

(156-1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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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혁명
박철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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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체질닥터 박철진 원장의 《체질혁명》은 다이어트 책이 아닙니다.

단순히 날씬해지는 다이어트 방법을 원한다면 다른 책을 봐야 해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체질의학을 다루고 있어요.

넘쳐나는 건강 정보 속에서 다양한 다이어트를 시도해봤다면 모두에게 정답인 다이어트 방법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거예요. 누군가의 다이어트 성공담에 혹해서 따라했다가 실패하면 본인의 의지를 탓하며 좌절 모드로, 다시 도전했다가 요요처럼 돌아오는 패턴 말이에요. 요근래에 다이어트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하나의 공통점은, 나에게 맞는 방법은 따로 있다는 거예요. 의지가 부족해서 실패한 게 아니라 내 몸을 제대로 몰라서 헤매고 있을 뿐이에요.

저자는 한의사 이전에 환자로서 8체질의 원칙대로 내 몸을 다스리면서 건강을 회복했고, 2005년부터 한의학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해요.

한의학과 함께한 지 22년, 8체질을 공부한 지 20년, 진료실에서 환자를 본 시간이 16년으로, 8체질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환자를 제대로 보는 법을 배웠다고 하네요. 한국 특유의 의학으로 인정받는 8체질 의학은 1965년 권도원 박사가 발표하면서 알려졌는데, 사상의학의 네 가지 체질(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을 각각 두 가지로 세분하여, 태양인은 금양체질과 금음체질로, 태음인은 목양체질과 목음체질로, 소양인은 토양체질과 토음체질로, 소음인은 수양체질과 수음체질로 나누어, 사람을 하나의 복잡한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그 시스템 전체의 설계도를 여덟 가지로 분류한 거예요. 각 체질마다 다르게 타고나는 인체 내 장기들을 대소(강약) 배열 구조에 따라 여덟 가지로 분류하여 각 체질의 생리와 병리를 이해하여 질병을 예방, 치료할 뿐 아니라 우리 몸의 균형을 최적화시키는 섭생을 중요시하네요. 같은 병, 같은 증상이라도 개개인의 체질에 맞게 처방과 치료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거죠.

이 책은 독자 스스로 3단계 자가 진단 테스트를 통해 8체질 중 자신의 고유한 체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네요.

8체질 의학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인의 체질을 파악하여 생애 전반에 걸친 건강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진짜 목표이고,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 다이어트 효과라고 할 수 있어요. 굶어서 살을 빼나, 체질 식단으로 살을 빼나,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실제 결과는 확연히 다르네요.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해치는 사례들이 많고, 요즘은 비만약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지만 평생 지속할 수 없는 방법은 틀린 거예요.

저자는 '8체질은 나의 몸과 마음 전체를 이해하는 설계도'라고 설명하면서, 내 몸의 설계도를 찾아 일상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체질별 맞춤 식단, 즉 밥상 혁명을 제안하고 있네요. 다만 주의할 점이 있어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봤을 때 한 체질에 압도적으로 많은 항목이 몰린다면 자가 진단만으로도 체질 식단을 시작하는 데 큰 무리가 없지만 두 가지 체질 사이에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 맥진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괜히 어설픈 자가 진단으로 잘못된 체질 식단을 실천한다면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몸이 불편해질 수 있네요. 그래서 자가 판단보다는 전문가 진단이 우선이네요. 중요한 건 건강에는 '정답'이 없고, 나에게 맞는 '해답'만 있다는 것, 이것이 핵심이네요.


< 평균의 함정 - '성인 권장량'이라는 이름의 거짓말 >

"성인 남성 하루 물 권장 섭취량 2리터."

이 문장,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회사에서도, 병원에서도, 건강 프로그램에서도,

그런데 이 2리터라는 숫자가 어디서 온 건지 아시나요?

놀랍게도 명확한 출처가 없습니다.

자, 그럼 이 '2리터 룰'이 누구에게 위험한지 보시죠.

8체질 중 토양체질과 토음체질(저는 이 두체질을 합쳐서 토체질이라고 부릅니다)은

신장과 방광이 가장 약한 체질입니다. 몸 안의 수분을 걸러내고 내보내는 시스템 자체가

다른 체질보다 약한 구조로 태어났다는 뜻이에요.

저는 진료실에서 "저 건강하려고 2리터 지키고 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죠?"라고 묻는

토체질 환자를 일주일에도 몇 명씩 만납니다. 그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려요.

"오늘부터 갈증 날 때만 드세요. 하루 1리터 넘기지 마시고요."

일주일 뒤면 얼굴 부기가 빠지고, 야간뇨가 줄고, 컨디션이 돌아옵니다.

약 한 알 없이요. 물뿐만이 아닙니다.

"아침 공복 운동이 지방을 태운다", "찬물 샤워가 면역을 올린다", "하루 한 잔 커피는 건강에 좋다"

ㅡ 이 모두가 '평균 인간'을 전제로 한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평균 인간은 지구상에 한 명도 없다는 겁니다. 통계에서 평균이 170cm라고 해도

정확히 170cm인 사람은 소수죠. 건강도 똑같습니다. 평균의 조언은 평균에 가까운 소수에게만 맞고,

나머지 대부분에게는 틀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평균을 '정답'이라고 믿고 나를 거기에 억지로 맞춥니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면 어떻게 되나요?

찢어지거나, 내가 쭈그러들거나.

(15-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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