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 -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이 된 두 여행의 기록
메리 셸리.퍼시 비시 셸리 지음, 유혜인 옮김 / 이일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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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프랑켄슈타인』의 기원이 된 두 여행의 기록!

이 문구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네요. 책 표지만 보면 매우 낭만적인 여행을 떠올리게 되는데, 과연 그럴까요.

《1816년 여름, 우리는 스위스로 여행을 갔고》의 저자는 두 사람이네요. 

메리 셸리와 퍼시 비시 셸리.

이 책에는 1814년과 1816년 두 차례에 걸쳐 떠났던 유럽 여행의 기록이 담겨 있어요. 우리에겐 19세기 유럽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명작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담은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사실 메리 셸리에 대해서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을 떼어 놓고는 말할 수 없을 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작가로서의 천재성 외에 인간적인 면면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열여섯 살의 메리, 우와, 나이를 언급하지 않았을 때는 미처 몰랐는데, 너무나 어린 나이였네요. 1814년 유럽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붕괴된 질서를 복구하던 시기였으니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는 할 수 없을 거예요.

"우리가 런던을 떠난 1814년 7월 28일은 몇 년 만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날이었다. 애초에 여행 체질이 아닌 데다 더위까지 겹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도버에 도착해 해수욕을 하니 기운이 났다." (21p)

근데 왜 떠났을까요. 그 이유는 서문에 나와 있네요.

"이 작은 책은 더없이 소박하다. 이제는 영국인들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진 곳들을 계획 없이 방문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들이다.

··· 불완전한 일기와 영국의 친구들에게 보낸 두세 통의 편지를 정리한 것이 전부나 다름없다. 이토록 소박한 여행기를 대중에 공개하기로 한 이들은 그때 더 풍부하고 완벽한 자료를 남겼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눈앞의 세상에 변덕스러운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더하는 여름을 제비처럼 쫓아다니며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면(그래서 어떤 성과를 이루었든 간에), 저자가 남편, 여동생과 프랑스와 스위스를 걸어서 여행했던 길을 밟고 ··· 신성한 자연으로 새롭게 옷을 입힌 풍경을 감상하며 작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14-15p)

뜨거운 여름을 닮은 두 사람, 메리와 퍼시에게 두 번의 유럽 여행은 사랑의 도피이자 문학적 영감을 얻는 창작의 여정이었을 거예요. 가족의 반대와 사회의 도덕적 비난을 피해 메리의 이복동생과 함께 유럽으로 떠났으니, 아무리 길이 험난해도 즐거웠을 거예요. 어쩌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찬란한 여름을 보내지 않았을까요.

"도착한 곳의 풍경은 또 달랐어!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태양을 사랑하는 곤충들이 부드럽게 윙윙거려. 호텔 창문 너머로는 예쁜 호수가 내다보이는데 하늘이 비쳐 푸른색으로 물들었고 금빛으로 반짝였어. ··· 그리고 저 멀리 눈 덮인 알프스 한가운데에서 몽블랑이 가장 높고도 위대하게 당당히 우뚝 솟아 있고. 이 풍경이 호수에 반사되어 보여. 루체른에서 우리에게 기쁨을 줬던 신성한 고독이나 깊은 고립과는 전혀 다른 환한 여름의 풍경이야. 마음에 드는 산책길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뱃놀이를 좋아하잖아. 배를 하나 빌려 매일 저녁 여섯 시 무렵에 호수에서 배를 타는데,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77p)

"몽블랑과 연결된 산의 일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새하얀 눈이 쌓인 산봉우리들만 높은 곳에서 간간이 구름 사이로 빛날 뿐이었네. 이전엔 정말 몰랐어. 산이 이런 존재인지 미처 상상하지 못했지. 하늘 높이 서 있는 이 거대한 봉우리들이 돌연 내 눈앞에 들어왔을 때 가슴에서 광기와도 같은 황홀한 경이로움이 터져 나오더군. ··· 이 모든 게 우리만의 것 같았지. 지금 우리 마음에 남은 감동을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 주는 창작자가 된 것처럼 말이야. 자연은 시인이었고, 자연이 선사하는 조화는 신의 조화보다 더 숨 막히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네."

_ 1816년 7월 22일 샤모니 론드레 호텔에서, 퍼시. 나의 벗 T.P.에게 (115-117p)

1814년 여행에는 여동생까지 셋이 갔고, 1816년 여행에는 여동생뿐 아니라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 존 윌리엄 폴리도리와 함께였네요. 1816년은 '여름이 없는 해'로 불릴 만큼 지독한 추위와 폭풍우가 이어졌고, 이러한 날씨 때문에 실내에 머물던 일행들은 "우리 각자 괴담을 써봅시다."라는 바이런의 제안으로 메리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을 구상하게 되었네요.

"나는 열심히 이야기를 구상했다. 우리에게 이런 의욕을 준 이야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괴담을 생각했다. 인간에게 내재된 미지의 두려움을 전하고 오싹한 공포를 유발할 괴담. 독자들이 두려움에 차마 고개도 돌리지 못하는, 피가 차갑게 식는,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그런 괴담을 쓰고 싶었다." (143p)

1816년 여행에 돌아온 그 해에 퍼시의 첫 번째 아내 해리엇이 자살했고, 이후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했으며, 퍼시는 1822년 여름 바다에서 요트르 타던 중 폭풍우를 만나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여기엔 퍼시의 편지와 <몽블랑>이라는 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의 상상하는 마음에 / 침묵과 고독이 비어 있다면 / 그대는, 땅과 별과 바다는 무엇이란 말인가?" (136p) 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을 곱씹게 되네요. 두 번의 여행 이야기를 읽고 나서 『프랑켄슈타인』 서문을 읽으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네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가장 끔찍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탄생했으니 말이에요.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 처음 도착했을 때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준 찬란한 하늘을 최근에는 보기 힘들어.

비가 끝도 없이 와서 우리도 거의 집에만 갇혀 있어. 그러다 태양이 환하게 빛나면 영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지고 열기가 뿜어져 나와. 천둥 번개는 점점 더 요란하고 무서워지고 있어. 이런 뇌우는 처음이야.

우리는 호수 반대편에서 폭풍우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하늘의 여러 지점에서 구름 사이로 번쩍이는 번개를 관찰해.

높이 솟은 쥐라산맥이 하늘에 깔린 구름의 그림자로 검게 변해 있을 때 번개는 그 위에서 지그재그 형태로 쏜살같이 움직이지. 그러는 동안 태양은 우리를 보며 응원하듯 빛나고 있을 거야. 어느 날 밤에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강한 폭풍이 불었어. 호수가 번쩍이자 쥐라산맥의 소나무가 다 보이는 거 있지. 모든 풍경이 하얗게 빛나더니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고 어둠 속에서 머리 위로 무시무시한 천둥이 쳤어."

_ 1816년 6월 1일 콜리니 인근 C 별장에서, 메리. 패니에게 (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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