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 윤석열 정부 시대의 돈 버는 부동산 투자 전략
채상욱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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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평소에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저자의 이름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식견이 있기로 유명한 애널리스트였는데, 지난 대세 상승장엔 오히려 하락을 외쳐서 뭇매를 맞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기억엔 대표적인 하락론자로 각인되어 있지만 사실 저자는 하락론자는 아니다. 시장에서 하락론이 팽배하던 2013년에는 오히려 반대로 대세 상승을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의 주장대로 상승하기도 했다. 2013년이나 최근이나 항상 어떤 근거를 가지고 시장을 예측하지만 그것이 예측을 빗나갔을 뿐 일방적인 상승론자나 하락론자가 아닌 것이다.

저자가 집필한 책의 내용도 시장의 상승, 하락에 대해 예측하고 주장하기 보다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지향점, 그리고 그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고 대응해야할지 가이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새로 출범한 윤석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윤석렬 정부는 다주택자를 규제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반대의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전 정부에서 유효했던 전략인 영끌해서 최대한 비싼 지역의 똘똘한 1채 전략보다는 소형 평형의 1기 신도시나 입지가 좋고 용적률이 낮은 90년대 아파트를 눈여겨 봐야한다는 것이다. 1기 신도시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가능한 90년대 아파트는 주요 투자처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투자처라도 바닥에서 들어가서 상투에서 나오는 타이밍을 잡겠다는 생각이면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원래도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같은 사업은 변수가 많은데 단기간의 차익을 목적으로 들어갔다는 제대로 된 상승을 보기 전에 지쳐 나가 떨어질 수 있다. 이건 최근의 둔촌주공 사태(?)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저자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완화 하면서 1기 신도시가 주목받은 적이 있었으나 실제로 재건축 된 지역은 전무했으며, 준공연도를 채운다 하더라도 안전진단 통과나 조합 구성, 재건축 사업의 시장성 확보 등등 앞길이 첩첩산중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주의를 당부한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이들 지역은 지난 10년 간 가장 덜 오른 지역이면서 앞으로 5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봤을 때는 가장 포텐이 큰 지역이 될 수 있으므로 장기 보유할 실수요자라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거라는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실거주가 가능한 1기 신도시 지역의 주요 아파트를 추천하고 있는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일산의 15개 아파트를 콕 찝어서 기재해 놓았으니 재개발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독자라면 리스트에 기재된 아파트부터 공부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윤석렬 정부의 부동산 공약 중에는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이 있다. 이런 법의 신규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리모델링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므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은 보통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려운 90년대 신시가지 아파트들이 많이 고려하는 방법인데 리모델링을 할 경우 현재 용적률이 250~300%라도 400%가 넘는 용적률도 가능하게 된다. 만일 15평 아파트였다면 21평으로, 30평이라면 42평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런 장점이 있으니 재건축으로 사업성이 없는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면적 확대만 있을 뿐 신규 분양이 거의 없다시피해 일반분양의 수익금이 발생하지 않아 기존 소유주들의 비용 부담이 크고 신규 분양 물량이 없으니 주택공급에 기여하는 바도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리모델링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적 단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데 리모델링 추진법이 제정된다면 규제들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리모델링이 활발해졌을 때 관심을 가져야 할 곳들이 어디일까?

저자는 리모델링 역시 1기 신도시와 구도심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하며 현재 리모델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85개 단지를 소개하고 있다. 85개 단지 중 절반이 서울이며 나머지는 성남과 수원, 안양, 용인, 군포 일부 단지들이다. 이들 단지들은 개포, 송파, 옥수, 마포 등 위치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거주에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밖에도 청약 시장의 향방이나 대출 규제 완화, 세금 정책의 변화 등 정책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면을 고루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 취임 이후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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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백만장자 (골드 리커버 에디션) - 푼돈이 모여 어마어마한 재산이 되는 생생한 비법
토머스 J. 스탠리.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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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7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소득이 늘어난다고 소비를 늘리지 말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웃집 백만장자」가 출간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인 1996년이다. 14,000명이 넘는 미국의 부자들을 직접 설문조사하면서 부자들의 공통점과 어떻게 그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실 연구 결과 자체는 그다지 대단한 것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저자가 조사한 대부분의 부자들은 많이 벌었지만 적게 소비했고, 장기간에 걸쳐 투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 수입이 많은 의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들이나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2세들이 부자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민자 출신의 노동자 계급들도 많았다. 그리고 미국 전역의 소위 부자동네라는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지만 사실 부자동네에 살면서 비싼 차와 고급차를 모는 사람들 중에는 그닥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았다. 실제로 자산이 더 많은 부자들은 고급 주택가가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오래된 중고차를 몰며, 백화점이 아닌 아울렛에서 옷을 사 입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자들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그들은 매달 수입이 늘어나더라도 지출을 늘리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책에서 정의하는 백만장자들, 즉 부자는 수년간 전혀 일을 하지 않고 수입이 없더라도 현재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만일 수입의 대부분을 소비에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본인들의 현재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가 힘들게 된다. 모아둔 돈으로 기껏해야 몇 년 정도 기존과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지만 그 동안 소비를 늘리지 않았던 부자들은 전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죽을 때까지 기존과 동일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자가 성공적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아래와 같은 7가지 공통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1. 그들은 자신의 부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한다.

2. 그들은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할당한다.

3. 그들은 상류층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보다 재정적 독립을 더 중요시한다.

4. 그들의 부모는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보조를 제공하지 않았다.

5. 그들의 성인 자녀들은 경제면에서 자립적이다.

6. 그들은 돈 벌 기회를 잡는 데 능숙하다.

7. 그들은 적절한 직업을 선택했다.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저자는 부자들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의 거래방식에서부터 성인 자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방식까지 다양한 행동양식에 대해 조사했고, 사소하게는 어떤 금액대의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지, 옷은 어디서 구매하는지, 얼마짜리 정장을 입고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다뤘다.

이 모든 조사와 연구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절제와 희생, 근면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말하고 있었고, 책에서는 이런 결론의 근거를 실제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주로 PAW와 UAW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의 생활 양식을 대조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PAWProdigious Accumulator of Wealth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을 뜻하고, UAWUnder Accumulator of Wealth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을 말한다.

PAW는 재산을 잘 모으는 사람들로 UAW가 지닌 재산의 4배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소득에 있어서는 오히려 UAW가 PAW보다 많은 경우들도 있었으며 교육수준 또한 더 높은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출신 국가 또한 가장 먼저 미국에 정착한 영국계보다는 러시아계, 스코틀랜드계, 헝가리계의 백만장자 집중률이 높았다. 러시아계의 경우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며, 스코틀랜드계는 일반적인 미국인들의 소비수준보다 더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통해 저축 비율이 높았다는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것은 PAW와 UAW의 차이가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보다는 오히려 소비 수준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미국 전체 가구의 상위 1%의 소득을 올리는 건강 관리 전문가임에도 UAW인 사람과 지방대학 출신의 소규모 청소 아웃소싱 회사의 대표이지만 PAW 인 사람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마지막 7장에서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과 직종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많은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므로 책에서 이야기하는 분야에서 돈 벌 기회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상속전문, 세무 전문, 이민 전문과 같은 전문 변호사, 의료 분야, 자산 관리, 교육 기관과 교육 전문가, 주거 상품 및 서비스, 여행 컨설턴트 등을 추천하고 있는데 이 책이 출간되고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망한 분야들이다.

SNS가 발달한 요즘에는 이 책이 출간됐던 20년 전보다 더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금 당장 생활비가 없어도 해외 여행 다녀온 사진은 올려야 되고, 당장 집세 낼 돈은 없어도 외제차는 타고 다녀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명품을 소비하고 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위함이겠지만 진짜 부자가 되려면 많이 버는 것보단 지출을 얼마나 줄이고 통제하느냐가 관건이다.

절약이라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단순한 원칙도 지키지 못한다면 PAW가 될 가능성보단 UAW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은 굳이 책에서 열거한 수많은 사례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책으로 내놓은 것은 많은 미디어에서 부자들의 모습을 왜곡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이 진짜라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진짜 부자들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근검절약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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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 - 나에게 질문하는 순간 관계가 풀리는 ‘자아 리셋’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8
김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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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이나 어색한 자리에서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주제가 있다. 몇 년전에는 혈액형이였고, 현재는 MBTI이다.

사람의 성격을 몇 가지로 딱 나눌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정형화된 유형으로 분류하고 혹시라도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는 동질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자기 자신은 다른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것이 당연한데도 혈액형에서부터 MBTI, 심리테스트까지 사람들은 왜 이렇게 본인에 대해 정의받고 규정짓고 싶어하는 것일까.

사실 나 역시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를 때가 한 두번이 아닌지라 도대체 진정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책의 부제는 나에게 질문하는 순간 관계가 풀리는 '자아 리셋' 심리학 이다. 저자는 왜 하필이면 자아를 리셋하자는 것일까. 저자가 말하는 자아의 리셋은 자아를 초기로 돌리자는 것이 아니라 자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자아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형태가 아니며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형성된 무형의 성질이기 때문에 내가 믿고 싶고 그러려니라고 생각하는 정보 처리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이 자아라는 것이 진짜로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지 환경 혹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그렇지 않는데도 그냥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내 생각인데도 이것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상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내가 나를 잘 모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아 리셋의 출발점이자 다른 학문의 토대가 된다고 한다. 내가 나를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진짜 자아를 찾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재 챕터는 내 안의 나, 즉 겉으로 드러난 의식이 아니라 밑바닥에 깊게 잠자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와 자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무의식을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는데 첫째는 '억압된 것', 둘째는 '의식과 다른 사유', 셋째는 '사회적 관계 혹은 문명의 산물' 이다. 흔히 무의식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나 의식과 전혀 상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무의식은 평소에 억압되어 있는 것일 뿐 의식에 대해 알게 모르게 계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사람에게 뼈있는 농담을 한다던가 싫어하는 사람이 준 물건을 잃어버린다던가 등등 의식하지 못할 뿐 여러가지 형태로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에 드러난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내 안의 욕망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욕망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욕망과 욕구의 차이부터 살펴봐야 한다. '욕망'의 사전적 정의는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이며, '욕구'는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 이다.

라캉은 욕망충족 불가능한 것, 채워도 채워도 부족한 것으로 문화적이며 사회적인 것을 대상으로 하지만 욕구식욕과 같이 본능적이며 생물학적인 것이며 채워질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저자는 인간은 성장하면서 욕구가 충족됨에도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가 생길 때 비로소 욕망이 시작되며, 이 욕망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고 나의 존재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욕망은 물질을 소유하거나 혹은 타인의 부러움을 받거나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며 나의 정체성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나만의 욕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 챕터는 내 안의 불안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대 사회에 일정 부분 불안없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사소한 불안과 마주하게 되는데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지각할까봐 불안하고, 공부를 제대로 안했을 땐 시험을 못 볼까봐 불안하다. 지나친 불안은 히스테리나 강박증 등 신경증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불안을 잘 다스린다면 오히려 아침에 늦지 않게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시험을 망치지 않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주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삶을 되돌아보고 나와의 관계를 일깨우는 신호로 작용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 네 번째는 타자와 관계 맺기이다. 인간은 우주에 덩그러니 홀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굳이 가족이나 연인, 친구 관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공동체와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 톰행크스는 무인도에서 타자의 존재를 대신해 배구공을 윌슨이라는 친구로 만들어내지 않던가. 물론 타인은 때때로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타자와의 관계를 갈망할 수 밖에 없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공동체를 떠나서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개인이 사회와 타자를 올바로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챕터에서 다뤄진 불안에 관한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저자는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불안의 조건이 두려운 이유는 그 두려움의 원인이 모호하고 불확실하며, 나 혼자 온전히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실존성, 즉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특성과 아주 많이 연관되어 있다.

결국 인간은 이런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곧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다.

p180

무한한 가능성이 불안을 낳기도 한다고 한다.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가 오히려 불안을 야기시키는 것인데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맏긴다면 불안으로 인한 고통은 피할 수 있을 수 있을지 모르나 나의 실존과 가능성을 제한하게 된다.

자신이 결정하는 것을 피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내 운명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믿고 불안을 견뎌내는 것이 불안을 제대로 다스리는 올바른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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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경제 - 바이두(Baidu), 인공지능이 이끄는 미래를 말하다
리옌훙 지음, 장샤오펑 외 엮음, 이서연 외 옮김 / 버니온더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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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생각없이 매수한 뒤 주구장창 내리막만 걷고 있었던 바이두 주식의 매매를 결정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자 선택하게 되었다. 이런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였으므로 스마트 경제에 대한 사전 지식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전문적인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 AI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데 원문이 중국어이다 보니 우리가 흔히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도 이해를 어렵게 하는데 한 몫 한 것 같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본다.

어쨌거나 이 책은 바이두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리옌훙이 저자인만큼 바이두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책에서보다 가장 상세하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PART 1에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스마트 경제" 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 경제는 차세대 인공지능을 인프라, 혁신요소로 하고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스마트화의 융합 발전을 지렛대로 삼으며,

경제사회 각 영역, 다원화된 시나리오와의 심도 있는 융합을 통해

경제사회와 인적자원의 질적 발전을 지탱하는 신형태이자 패러다임이다.

p80

스마트 경제의 정의를 읽었으나 이해할 수가 없다ㅠㅠ . 그래서 하나하나 풀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스마트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핵심 추진력이 되는 것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이 인공지능은 컴퓨팅 파워, 알고리즘, 빅데이터가 주축이 되어 이루어진다. (컴퓨팅 파워는 일반적으로 계산을 통해 정보를 처리하는 힘을 말하

지만 넓게는 컴퓨터 기술 자원을 개발 및 사용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고 한다.)

2.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스마트화는 개별적으로 진행될 수 없으며 서로 융합하여 발전한다.

3. 데이터와 지식이 경제성장의 첫 번째 요소이며, 인간과 기계 간의 협력이 주된 생산방식이 된다.

공동 창조공유가 경제 생태의 기본 특징이 되고, 개성화된 수요와 주문 제작이 소비 트렌드가 된다.

4. 인공지능 기술은 다원화된 시나리오와의 심도 깊은 융합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5. 경제사회의 질적 성장, 인간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성장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에도 이바지한다.

6. 스마트 경제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일단 스마트라거나 융합, 발전, 성장과 같은 단어들이 약간은 추상적이라 정확히 어떤 의미있지 와닿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는 먼저 스마트 경제에 대한 정의를 내린 이후에 그 속성을 11개의 키워드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으니 구체적인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1개의 본질 특성에 대해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11개의 본질 특성에는 대주기, 대토대, 대연결, 대상호작용, 대미들엔드, 대생태, 대생산, 대배포, 대인터페이스, 대협력, 대성장이 있다.)

PART 2에서는 바이두의 설립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와 터닝포인트가 됐던 중요한 사건들, 그리고 최근 바이두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교통의 미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바이두는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엔진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인공지능,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의 기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바이두는 오픈소스로 딥러닝 플랫폼 "패들패들" 과 자율주행 개방형 플랫폼 "아폴로" 를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진행하는 AI관련 대형 프로젝트도 대부분 맡고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상 국가의 지원없이는 크게 성장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는데 바이두는 이런 면에서 아주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의 숙원인 자율 주행은 여러가지 면에서 통제가 용이한 공산국가가 유리한 면이 있다. 국가의 전폭적 지원과 공산주의 국가의 효율적 통제라는 환경 속에서 바이두는 자율 주행차 뿐만 아니라 교통 인프라 융합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잘 달리게 하기 위해 도시 교통 최적화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레 스마트 신호등 제어, 버스 운행 효율 향상, 스마트 교통 데이터 모니터링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은 앞으로 보안이나 안전 문제가 대두될수록 비용이 더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바이두는 교통인프라 융합을 통해 도로 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이 누적된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제공하면서 다른 신생 기업과 기존 기업도 이 생태계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 클라우드, 통신, 가상현실 등 다양한 분야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될지, 그리고 이런 분야에서 바이두가 스마트 경제의 리더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비젼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5년, 10년 뒤 바이두가 가져올 미래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설명하고 있는 내용 자체가 전문적이고 방대하다보니 전공자나 관련 지식이 없는 이상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란 점을 미리 각오하고 시작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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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면역력을 키우려면 가공식품을 버려라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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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나 단 음식이 끊고 싶은데 끊기가 힘들어서 충격요법이 필요하시다면 단연 이 책을 읽어보세요.
먹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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