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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 - 잘 읽고, 잘 쓰고, 잘 말하기 위한 지적 어른의 교과서
조기준 지음 / 아토북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이지만 사실 문해력은 AI와 상관없이 예나 지금이나 필요한 능력이다. 다만 문해력의 중요성은 과거보다는 현재로 올수록 더 강조되고 있는데 과거보다 현재의 교육 수준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문해력이 저하된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기기의 보급화와 코로나를 거치면서 피상적인 인간관계가 늘어나면서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대인관계를 맺는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디지털 기기를 통한 영상시청이 늘어나면서 과거보다 독서를 덜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단순히 책을 안 읽어서라고 하기엔 입시를 위한 국어 교육이나 기타 다른 교육을 통해 충분한 학습이 이루어 지는데도 유독 문해력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언급된다. 특히 인터넷 카페나 기사 등을 통해 관련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시발점', '심심한 사과', '금일' 등과 같은 단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도리어 그런 단어를 사용한 화자를 공격하는 경우들이다.
이런 사례들은 문맥상 좀 이상하다라고 생각되는 단어를 검색만 해봐도 쉽게 해결될 일인데 그런 과정없이 무조건 '내가 이해하지 못할 단어를 사용하다니 니가 잘못했다.'라는 태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요즘 문해력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 문해력이 떨어지는 현상 자체보다는 그로 인한 사람들의 태도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도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많이 읽어라, 국어사전으로 꼭 뜻을 찾아봐라와 같은 기술적인 이야기보다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문장과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글의 톤과 뉘앙스를 조절하는 법,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거절하는 방법 등 소통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설명하고 있다.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부터 세 번째 파트까지는 더 잘 읽기, 더 잘 쓰기, 더 잘 말하기를 마지막 파트에서는 더 잘 이해하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각 파트에는 가상의 신입사원인 승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갓 입사한 시점부터 팀의 핵심인재로 자리잡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승훈의 시점에서 첫 파트부터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모든게 어설펐던 신입시절에서부터 마지막 파트에서 부쩍 성장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감정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더 잘 읽기' 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문해력의 기초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우리가 친구와 대화할 때 흔히 사용하는 ㅇㅇ 혹은 ㄱㄱ, ㅎㅎ와 같은 줄임말을 회사 내에서 사용했을 때 어떤 불상사(?)가 생길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줄임말은 친구 사이에서는 숨쉬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회사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사용했을 때는 화자의 신뢰도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두 번째 '더 잘 쓰기'에서는 메일이나 보고서를 쓸 때 어떤 말투를 사용하고, 논리적으로 문장을 구성하려면 어떤 식으로 구성하는지 등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비즈니스 메일을 쓸 때 친근하고 편안한 구어체가 아닌 공적이고 정중한 문어체를 사용한 메일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데 처음 직장생활을 하게 된 신입사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세 번째 '더 잘 말하기'에서는 발표나 회의, 보고를 할 때 필요한 능력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핵심만 간략하고 명확하게, 이해하기 쉽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법과 관련된 에피소드에 많은 공감이 됐다.
주어와 서술어가 길어질수록 핵심 파악이 힘들기 때문에 주어와 서술어를 가까이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나 역시도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자세히 설명하고 싶어 이런 실수를 자주 하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파트였다.
마지막 파트 '더 잘 이해하기' 에서는 실제 회사 내에서 소통할 때 유용한 기술들을 풀어내는데 특히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알 수 있었다. 거절이 부담스럽고 어려울 때는 정중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관계를 어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내 마음도 불편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것을 안다면 회사 내에서 적을 만들지 않고 원만한 회사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각 에피소드들이 신입사원인 승훈이 실수를 경험하고 바로잡으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이나 혹은 앞으로 취업을 앞둔 사회 초년생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