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태희, 혜교, 지현이>는 제목만으로 친숙한 느낌을 전달한다. 대한민국 대표 꽃미녀의 이름이 한 자리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름’이라는 고유명사는 때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유명한 미남과 미녀의 이름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만약 <태희, 혜교, 지현이>가 남자버전이라면 누구의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피라미드의 머리, 용준이, 동건이, 우성이

꽃미남의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커다란 피라미드를 그려본다면 이 이름들은 최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20-30대를 꽃미남 시기를 넘어 이제 마흔을 눈 앞에 둔 이들은 미중년의 길에 안정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꽃미남”이라는 단어에 가장 잘 어울렸던 이 이름들은 꽃미남 피라미드에서 이사 급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모범적인 자기관리와 존재감으로 꽃미남 문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은 꽃미남에
시장이 있기 전, 심지어 인터넷조차 없던 시기에 등장했다. 그리고 꽃미남 시장이라는 불모지를 맨 손으로 개척했다. 틀에 박힌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연기를 통해 망가지는 과도기를 일부러 겪기도 했지만 그들이 꽃미남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언제부터인가 15초 혹은 길게는 1분짜리 영상 그리고 완벽하게 연출된
모습의 사진으로만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들이 ‘여전히’ 멋지게 보이는 진짜 이유는 어쩌면 이런 모습만을 반복하여 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흉내 내고 싶어도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반칙이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해외의 새로운 시장을 다시, 몸소 개척하는 중이니 역시 피라미드의 머리는 스케일이 다르다.

피라미드의 상반신? 상우, 해일, 승헌이, 지섭이

꽃미남 피라미드의 상반신을 지탱하는 이름이다. 피라미드 내에서 가장 노련한 현역에 속하는 이 이름들은 꽃미남 군단의 팀장급 업무와 책임을 담당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꽃다운 비주얼로 새롭게 등장한 이들은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더욱 넓고 탄탄하게 다졌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눈부신 속도로 증가한 인터넷을 통해 꽃미남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빠른 속도로 만족시키며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진 이 이름들은 단순한 꽃미남에 머물지 않고, 대중적인 친근함과 스타의 신비로움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를 위해 외모뿐 아니라 노력을 통해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은 현역 후배들에게 확실한 자극과 귀감이 된다.

예를 들어 의사의 가운 안에 감추어진 멋진 가슴 근육, 비리와 폭력에 휘말리더라도 항상 흑백의 조화가 멋진 슈트를 스타일리쉬하게 입어주는 센스 등은 향후 몇 십 년이 지나더라도 꽃미남 후배들이 마음 놓고 차용할 만 하다.

피라미드의 허리? 준기, 인성이, 빈이, 동원이, 지훈이, 동욱이

피라미드의 허리를 차지하는 이 이름들은 이제 갓 승진을 하여 한창 바쁜 ‘대리’급이다. 몇 번의 검증을 통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았으며, 풋풋한 젊음까지 고루 갖춘 이들에 대한 기대는 높고 크다. 하지만 이들의 약점은 막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2년의 공백기를 가져야 한다는 부담이다.

하지만 이 핸디캡은 오히려 성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초조함과 열정, 젊음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특유의 비장한 에너지는 그들만이 뿜어낼 수 있는 고유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2년을 전후로 그들은 각종 실험적인 비주얼과 스타일, 작품들을 선택하기도 하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다. 마치 자신을 잊지 말라고 외치는 듯하다. 이 과정을 통해 외모뿐 아니라 내공까지 갖춘 명품 꽃미남으로 거듭난 선배도 있다. 피라미드의 허리를 차지하는 이름은 들고 나는 자리가 들쭉날쭉 하지만 비워진 자리가 아쉬운 만큼 채워진 자리에서 또 다른 기쁨을 주기도 한다.

피라미드의 하반신? 탑, 승호, 일우, 민호, 범이, 준이, 근석이, 현중이

마지막으로 피라미드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막내라인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이제 막 반짝거리기 시작한 꽃미남들이다. 이들은 경력 사원과 신입사원과 예비사원, 파견사원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수적으로 가장 우세하다.

이 이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굳이 의도하지 않고도 소년과 남성이 어우러진 특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 자체로 이미 ‘누나’라는 새로운 소비자를 만들어냈다. 또한 최근 원 소스 멀티 유즈 기능이 요구되고 부각되면서 특히 남성
아이돌 멤버들이 발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돌 출신의 꽃미남들은 가수와 연기자로 이분화 되었던 꽃미남 시장을 매우 평화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성장기의 눈치 빠른 막내들은 이처럼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가능성을 개발하며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않는 피라미드를 상상해 보아도 <태희, 혜교, 지현이>처럼 꽃미남을 딱 세 명으로 압축하기엔 갈등이 크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꽃미남 세 명쯤 각자 손꼽아 보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기사입력 2009.03.04 (수) 15:55, 최종수정 2009.03.04 (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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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쟁이의 상상력으로 고전(古典) 읽기 1-10회
매체 : 세계닷컴

2회 2007-03-16 21:09 |최종수정2007-03-16 21:09


잃어버린 꽃미남을 찾아서 – 삼국지 편

꽃 피는 봄이다. 3월은 1년 중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에 신학기를 최소한 9번 이상 경험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1월에 이루지 못한 계획을, 음력 설 이후로 또 개학 이후로 미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원 전, 중국 대륙에서도 긴 겨울을 보낸 뒤 꽃피는 봄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 친(親) 형제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유명한 남자들, 멋진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살기를 맹세했던 유비, 관우, 장비가 바로 그들이다.

소설, 만화, 게임 등 삼국지는 우리 생활 곳곳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다. 굳이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만화로, 만화를 읽지 않았더라도 게임으로, 그 외 수없이 많은 채널로 우리는 삼국지를 접한다.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중,일 최고의 스타들이 모였다는 영화 <적벽>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 <삼국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수없이 많은 영웅과 수없이 많은 명 장면으로 가득한 삼국지에서 가장 먼저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바로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의 연을 맺는 도원결의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복숭아 꽃이 가득 핀 동산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 셋이 모여 형제의 연을 맺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비록 소설이지만 주인공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배경을 꽃밭으로 설정한 것은 탁월한 연출이 아닐 수 없다.

겸손한 얼굴 덕분에 간과되는 장비의 매력, 부동산

민음사에서 출판한 이문열의 삼국지를 보면 “마침 내 집 뒤에는 복숭아밭이 있는 작은 동산이 있는데 꽃이 한창 만발하였소. 내일 그 복숭아 밭에서 하늘과 땅에 제사를 지내 세 사람이 사생을 같이할 의를 맺은 뒤 큰일을 시작하는 게 어떻겠소?”라는 말로 유비와 관우에게 도원결의를 제안한 인물이 장비이다. 시작은 초라했으나 결국 대장이 된 유비나 등장부터 아름다운 수염을 자랑하는 묘사로 중후한 매력이 돋보이는 미남으로 아직까지도 삼국지를 통틀어 손꼽히는 인기 캐릭터로 자리잡은 관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던 장비지만 사실 그는 셋 중에 가장 부유했다. 현대에 태어났다면, 아니 현대극으로 각색한다면 현실적으로 유비와 관우에 비해 훨씬 인기가 많았을 인물이 바로 장비일지 모른다. 조조와 원소, 손씨 집안 같은 재벌은 아니어도 나름대로 집 뿐만 아니라 복숭아밭이 딸린 동산까지 있는 부동산 알부자 장비가 새롭게 보인다.

2000년을 가뿐하게 뛰어넘는 관우의 매력, 중후함의 카리스마

반면 관우의 매력은 삼국지연의를 쓴 작가 나관중을 사로잡을 정도로 강력하다. 나관중은 10권에 거쳐 기회만 있으면 구구 절절하게 관우의 매력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관우의 가장 큰 미덕은 외모의 아름다움이다. 조조와 손씨 집안에 비해 정말 서민적으로 거사를 시작한 유비에게 넘치는 것은 명분, 부족한 것은 인지도, 경제력, 인재 등등이었지만 제갈공명과 조자룡이 등장하기 전까지 ‘관우’라는 인물이 이 모든 부족함을 메워낸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과 미인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해석을 거듭하지만, 유독 관우만큼은 삼국지연의가 세상에 빛을 보았던 14세기 원나라 시대의 독자들과 현재 삼국지를 읽고 있는 21세기 독자들에게 시간을 초월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임 속에서도, 만화 속에도 관우는 남성다우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깊은 눈빛과 빼어난 무술 실력을 겸비한 모습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이러한 관우의 지나친 매력 덕분에 우리는 자주 장비의 존재감을 놓쳐버린다. 정독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장비가 가진 재력의 의외성에 대해 발견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때때로 강력하게 각인된 기억은 객관적 설득력을 무력화시킨다. 하지만 그 무력화 된 설득력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비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래서 고전은 늘 새롭다. 아직 <삼국지>를 읽지 않았다면 올 봄, 도원결의의 세 남자를 자신만의 상상 속에 꽃미남으로 그려보는 것을 시작으로 즐거운 독서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컬럼니스트 조민기

컬럼니스트 조민기는 한양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였으며 종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전문가 그룹 컴온애드(http://comeonad.com)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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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쟁이의 상상력으로 고전(古典) 읽기 1-10회
매체 : 세계닷컴

1회 2007-03-02 22:03 |최종수정2007-03-02 22:03

사회에 나와서 순수 문학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특히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서서 클라이언트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하는 광고회사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실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상상력이 더욱 필요한 법이다. 종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전문가 그룹 컴온애드에서는 마케팅 전문 자료 외에도 매달 직원들에게 고전문학을 한 권 이상을 의무적으로 읽도록 하고 있다. 꽃피는 3월, 컴온애드에서 필독서로 선정된 작품은 바로 고전 중의 고전인 김유정의 <동백꽃>이다.

카피라이터 조민기가 말하는 <동백꽃>의 새로운 매력

개화기의 마름과 소작농이라는 적당한 신분차이가 있는 소년 소녀의 첫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투박하지만 위트 넘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동백꽃>은 누가 읽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동백꽃>의 매력은 무엇보다 소작농의 아들로 등장하는 ‘나’의 외모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인은 아직 자각하지 못하고 있으나 (아마도) ‘나’는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을 지닌 미소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순이는 비록 한번 거절 당한 아픔이 있음에도 몇 번이고 다시 맹렬하게 대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상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 용감한 점순이식 연애의 법칙은 각별히 참고할 만하다.

첫째! 일단 마음에 드는 인물이 주변에 있다면 거침없이 찍어라!

<동백꽃>에서 점순이와 ‘나’의 나이는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이다. 점순이가 ‘나’보다 살짝 먼저 이성에 눈을 떴다는 설정은 <동백꽃> 최고의 감상 포인트이다. 마름의 딸인 점순이는 가까운 곳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찾다가 (훈훈한 미모를 지닌) 소작농의 아들인 ‘나’를 발견한다. 영문도 모르게 점순이에게 ‘찜’을 당한 ‘나’는 점순이가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전해준 ‘삶은 감자’를 눈치 없이 거절한다.

둘째! 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공통 관심사를 만들어라!

당시 ‘나’의 당시 관심사는 오로지 닭이었다. 그것을 눈치 챈 점순이는 정말 신선하게도 ‘닭싸움’으로 ‘나’에게 접근을 시도한다. 점순이는 매번 일부러 ‘내’가 없는 때를 공략해, 닭들에게 싸움을 시켜놓고는 느긋하게 지켜보다가 ‘내’가 등장하면 약을 올리기 시작한다. 점순이에게 아무 관심도 없던 ‘내’가 ‘닭싸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점순이를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자주 나타나고, 좋아하는 사람의 관심사에 참견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일부러 괴롭히면서 차츰 자신을 인식하게 만들기 위한 점순이의 치밀함에 새삼 감탄한다.

셋째! 때로는 스킨쉽을 리드하고 때로는 수줍은 여성의 모습을 보여줄 것!

작품의 마지막, ‘나’는 결국 우리 닭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닭싸움을 목격하고 홧김에 점순이네 닭을 때려서 죽게 만들고 만다. 덜컥 겁에 질려버린 ‘나’에게 점순이는 “다음엔 절대 그러지 말 것”을 약속하면 용서해 주겠다며 승자의 아량을 베풀어 ‘나’의 환심을 산다. 잔뜩 위축되었던 ‘나’의 긴장이 풀린 순간, 점순이는 용감하게 먼저 스킨쉽을 시도한다. 알싸한 동백꽃 내음으로 기억되는 첫 사랑의 추억. 다음 순간 점순이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얼른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나서 도망을 간다. 이 순간, 드디어 ‘나’의 마음 속에 점순이는 특별한 사람이 된다.

상상력을 조민만 발휘한다면 고전을 읽는 즐거움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상상 속에서 ‘점순이’는 전지현, 송혜교와 같은 미인이 되고 ‘나’는 강원도가 고향인 ‘원빈’이나 ‘김래원’, ‘김희철’을 닮은 꽃미남이 된다.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기 좋은 봄, <동백꽃>에서 우리 모두 연애의 법칙을 배워보자!

글 : 칼럼니스트 조민기

칼럼니스트 조민기는 한양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였으며 종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전문가 그룹 컴온애드(http://comeonad.com)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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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우아해 보이는 신들의 세계에서도 꽃미남 자리에 대한 서열다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다. 세계의 시조신화나 설화를 통해서 등장하는 인물 중 용맹하며 정의로움을 넘어 유달리 외모가 출중했다는 기록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민족에게는 동북아시아 최강의 트로이카 라인을 자랑하는 꽃미남 시조가 있다. 

  



훈남 단군, 꽃미남은 하늘이 주신다

이 땅에 최초로 화려한 꽃미남 시대의 서막을 연 인물은 천제인 환인의
아들 환웅이다. 고조선의 시조인 단군의 아버지인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인물이니 그야말로 남자 중의 남자이다. 

단군의 어머니 웅녀는 햇빛이 들지 않는 동굴에서 21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는 인고의 시간 끝에 인간이 되었다는 독한 여자다. 그 후, 인간이 된 웅녀가 자신의 반쪽을 만나기를
기원하며 하늘에 기도를 올리는 것을 본 환웅이 잠시 인간으로 변해 웅녀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고 한다. 

이처럼 단군의 탄생은 그 자체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의 실현인 셈이다. 또한 환웅과 웅녀의 외아들인 단군왕검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한 수 위를 넘어선 하늘이 준 남자라 할 수 있다.

나쁜 남자 해모수, 미남은 미녀를 좋아한다

단군의 뒤를 이은 꽃미남 후계자로는 주몽의 아버지인 해모수가 있다.
드라마 <주몽>으로 유명하지만 신화 속에서는 드라마와 달리 속물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매력이 있다.

신화 속에서 그는 자신이 천제의 아들임을 스스로 주장(혹은 사칭)했다고 하며 실제로는
유화가 아닌 유화의 동생에게 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의도한 것과 달리 나이가 많은 유화가 해모수를 모시게 되었고, 아침에 눈을 뜬 후 자신이 취한 여인이 유화라는 것을 알자마자 그 길로 도망을 쳐서 다시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화의 세계에 등장한 인물들은 모두 바르고 정의롭다. 하지만 천제의 아들임을 자처하는 허풍기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는 평범함, 정을 통하되 책임지기를 싫어하는 해모수는 틀에 박힌 영웅이 아니기에 더욱 색다르다. 초반부터 나쁜 남자의 포스를 강렬하게 뿜어내는 해모수는 우리 민족이 바라본 매력적인 남성에 대한 다양성과 포용력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해모수는 ‘누나’들의
파워가 막강한 오늘날에 오히려 더욱 어울리는 남자일지도 모른다.

엄친아 주몽, 아름다운 미남을 사랑하면 고생한다

나쁜 남자 해모수의 아들 주몽은 우월한
유전자 덕분인지 어려서부터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로 기질을 발휘하더니 급기야는 여인들의 마음까지도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는 궁극의 미남으로 성장한다. 비록 초년고생을 심하게 했지만 한평생 어딜 가더라도 여인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으니 질투와 빈축을 살 만도 하다.  

공식적으로 주몽에게는 두 명의
부인이 있다. 먼저 부여에서 맞은 예씨 부인과 부여를 탈출하여 만난 소서노이다. 순애보가 특징인 첫사랑답게 예씨 부인은 부여에서 주몽의 아들 유리를 혼자 몸으로 낳아 길렀다. 따라서 유리 어린 시절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놀림을 받았으나 끝내는 친아버지 주몽을 만나 고구려의 왕이 된다. 여기서 주몽은 둘도 없는 멜로와 신파의 주인공이다. 한편 재력과 군사력, 신분 외에 비류와 온조라는 두 아들까지 두루 갖추었던 여장부 소서노와 주몽의 사랑은 불꽃 튀는 격정과 액션이 녹아 있다. 블록버스터와 정통 멜로를 넘나들며 천명을 완수하는 주몽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엄친아 형 꽃미남 영웅이다.

신비주의 꽃미남의 완료와 현실주의 꽃미남의 출발

신화 속에는 반드시 꽃미남이 숨어있다. 자원봉사 정신이 투철한 온화한 꽃미남 단군과 조금
비열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해모수가 천제의 아들이라는 신비주의 꽃미남이라면 소금기에 젖은 땀을 페로몬처럼 발산하는 주몽은 현실주의 또 다른 꽃미남의 시조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단군-해모수-주몽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트로이카는 생각만해도 흐뭇하다.

조민기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gorah99@nate.com


기사입력 2009.02.24 (화) 14:47, 최종수정 2009.02.24 (화)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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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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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브라운관은 사극이 점령할 예정이다. <천추태후>가 그 시작을 알렸고 그 뒤로 <자명고>와 <선덕여왕>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공중파 3사를 대표하는 세 편의 대하 사극 제목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바로 ‘여인’이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이는 과거 <장희빈>이나 <여인천하> 속 여자 주인공들과 조금 다르다. 이들은 신분상승을 노리는 왕의 여인이 아니라 최상의 신분으로 태어난 왕족 여인들이기 때문이다. 브라운 관, 특히 사극을 통해 꽃미남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찾고자 할 때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남자’

불과 얼마 전까지 안방을 찾아온 사극들은 대체로 <연개소문>, <대조영>, <대왕세종>, <해신> 등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이 드라마들이 테스토스테론 냄새만 물씬 풍기는 강인함만 보여준 것은 물론 아니다. 어김없이 다양한 매력과 미모의 여자들이 등장하여 주인공과 첫사랑, 짝사랑, 불륜, 부부 갈등까지 다채로운 로맨스의 꽃을 피웠다. 하지만 태후, 왕녀, 여왕이 주인공이라면 이 공식이 완전히 뒤집어질 수 있다. 주인공의 첫사랑, 짝사랑, 불륜, 부부갈등까지 드디어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남자’가 등장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사극에 별 관심이 없는 여성들이라 해도 일단은 눈에 불을 켜지 않을 수 없다.

사극 속 꽃미남 판타지 하나, 호위무사

사극이라는 틀 안에서는 메트로섹슈얼의 여릿하고 중성적인 매력과 상반되는 강한 남성미를 발산해도 꽃미남 등극이 가능하다. 사극 속에서 훈남을 발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이루어 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을 하는 커플을 찾는 것이다.

여성들의 로망 중 하나는 바로 나만의 호위무사이다. 이루어질 수도 없지만 끝까지, 묵묵히, 목숨을 걸고서라도 나를 지켜주는 한결 같은 남자, <모래시계>의 이정재 같은 나만의 보디가드가 사극 속에서 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태후, 왕녀, 여왕이라면 신분의 벽은 더욱 높은 셈이니 애절함의 강도는 훨씬 높다. 이러한 설정에서 여자가 아름다워야 보는 이에게 설득력이 있듯이 남자의 외모가 출중하다면 금상첨화이다.

사극 속 꽃미남 판타지 둘, 삼각관계

사랑을 미끼로 남자 특히 왕을 낚아 신분상승의 욕망을 불태우는 미모의 ‘악녀’는 목표 달성과 동시에 매력을 상실한다. 궁에 입성한 후에는 여자들끼리의 권력암투만 남을 뿐이다. 왕이 아닌 남자는 모조리 내시뿐인 궁 안에서 러브라인은 별 긴장감이 없다. 게다가 팬 서비스 차원이 아닌 이상 왕은 그다지 꽃미남일 필요가 없다. 드물게 왕이 꽃미남이었던 영화 <쌍화점>에서 왕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 얼마나 불공평한가! 

하지만 이 틀에 박힌 공식을 벗어나면 생기발랄한 꽃밭이 눈 앞에 펼쳐진다. 고용주인 종 6품 종사관과 반역을 꿈꾸는 혁명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다모 채옥이 덕분에 우리는 즐거웠다. 패션과 헤어스타일, 직업, 채옥이에 대한 작업 방식까지 서로 다른 두 남자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보다 고운 얼굴의 미소년과 풋풋한 첫사랑을 키운 황진이 덕분에 우리는 즐거웠다. 황진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후 양반과 왕족 사이에서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며 사랑에 빠진 미중년 남성의 매력을 극과 극까지 끌어냈다. 사극일지라도 선의의 혹은 인정사정 없는 경쟁을 통해 꽃미남의 매력은 더욱 발전하는 것이다.

<천추태후> <자명고> <선덕여왕>에서 어떤 꽃미남이 등장할 지, 어떤 매력을 보여줄 지 기대해 본다. 기왕이면 우리 선조들이 후손인 F4에 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민기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gorah99@nate.com

기사입력 2009.02.17 (화)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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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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