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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아름다운 남자를 흔히 ‘꽃미남’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모든 꽃이 똑같이 예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화려한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향기, 치명적인 가시까지 두루 갖춘 장미는 꽃 중의 왕 혹은 여왕이라고 불린다. 반면 백합은 단아한 생김새와 그윽한 향기, 견고하면서도 서늘한 감촉이 귀족적인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꽃다운 남자의 아름다움 또한 서로 다른 매력으로 발산될 수 있다.

아름다움을 무기로 삼는 꽃, 장미  


장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장미는 아마도 <어린 왕자>에 나오는 콧대 높은 장미일 것이다. 한 행성의 왕자를 순식간에 정원사로 만들어 버리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이 장미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꽃 중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먼 조상은 산과 들 어디서나 강인한 생명력으로 쑥쑥 자라는 야생의 찔레꽃이라는 것은 장미만의 특징이자 특권이다. 덕분에 장미는 혈통보다는 자체의 매력으로 승부하는 꽃으로 평가 받는다. 장미는 먼저 태양을 듬뿍 받으며 꽃을 활짝 피우고, 달콤한 향기를 뿜으며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그리고 사랑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랑 받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전부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가시를 세워 자존심을 지킨다. 이러한 특징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착하거나 정의롭지 않은 남자도 얼마든지 장미로 만들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빼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강아지 같은 눈망울과 상처받은 눈빛으로 여자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쥐락펴락하는 남자야말로 장미의 화신이다. 장미 같은 남자는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나쁜 남자’ 트랜드와도 어울린다.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즐기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프라이드>의 기무라 타쿠야, 형의 여자에게 자신을 봐 달라고 막무가내로 때를 쓰는 모습조차 귀엽게 보였던 <봄날>의 조인성, 어두운 과거를 지녔음에도 오히려 손을 내밀고 싶어지는 <달콤한 인생>의 이동욱,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오만함 속에 감춰진 여리고 순수한 속마음을 어색하게 표현하는 <꽃보다 남자>의 마츠모토 준이나 이민호 역시 장미 같은 남자이다.

장미의 이미지를 닮은 캐릭터의 공통점은 당당하게 사랑을 요구하고, 사랑 받길 원하고 풋풋한 질투와 소유욕을 미처 감출 줄 모른다는 것이다. 아직 원숙한 어른이 않은 소년의 느낌을 충분히 간직한 남자만의 아름다움은 여자, 특히 연상의 여자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선천적인 우아함을 무기로 삼는 꽃, 백합   


백합은 덩굴처럼 어우러져서 꽃을 피우기보다 한 송이마다 자신의 공간을 오롯이 차지한 채 정해진 모양대로 피어난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그늘에서 자라는 백합은 발랄하고 명랑한 꽃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만들 정도로 귀티가 난다. 그래서일까 몇 년 전, 장동건과 화보를 진행했던 한 패션지에서는 그에게 “사막에 핀 백합 같은 광대로 미소를 지었다”는 표현을 바치기도 했다.

청순한 기품을 자아내는 순백의 꽃잎과 고아함을 완성하는 깊고 그윽한 향기는 고아함을 완성하는 백합의 이미지는 군계일학처럼 무리 중에서 빛나는 남자에게 어울린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엘프 족, 그 중에서도 눈처럼 하얀 피부와 궁극의 스트레이트를 보여주는 긴 금발머리, 알통 하나 없을 것 같은 가녀린 몸매로 반지 원정대에서 비주얼을 담당한 레골라스는 진정 백합 같았다. 인간이 아닌 ‘엘프’라는 설정이 레골라스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에 강력한 설득력을 부여했다. 100분 내내 부산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며 당장이라도 침을 튀기며 싸울 것처럼 흥분한 사람들을 부드럽고 단호하게 제압하며 서늘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손석희는 안개꽃 사이에 홀로 피어있는 한 떨기 백합처럼 빛난다. 사슴처럼 곧은 목덜미와 머릿속이 청량해지는 차분하고 지적인 눈빛, 잡스러운 헛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입술과 깨끗한 목소리, 뼈와 힘줄의 윤곽이 보이는 희고 마른 손과 여전히 날씬한 몸매를 가진 손석희의 아름다움은 백합과 닮아있다.

백합은 여자를 두근거리게 하기보다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가시에 찔리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다가가기 보다는 그저 멀찍하게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히 흐뭇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빈틈을 보이는 순간, 공들여 쌓은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장미와 백합은 색조화장과 투명화장처럼 다르다
색조화장과 투명화장의 매력이 다른 것처럼 장미와 백합은 명백하게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기 쉬운 햇살이 환한 곳에서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장미는 덩굴 곳곳에 날카로운 가시를 숨겨두고 자신을 방어한다. 그 모습이 오히려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반대로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꽃을 피우는 백합은 그윽하고 강한 향기로 자신을 드러낸다.

색조를 지운 뒤 드러나는 얼굴에서 청순함이 빛을 발하기도 하는 것처럼 첫 인상의 강렬함 뒤에는 또 다른 매력이 숨어있는 것이 장미 같은 남자의 매력이다. 그리고 여자로 하여금 비록 가시에 찔리더라도 그 매력을 자신의 손으로 찾아주고 싶은 마음을 먹게 만든다. 반면에 공들여 완성된 투명화장은 굳이 지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화장을 지우지 않은, 곱게 단장한 얼굴을 감상하는 것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얻는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기사입력 2009.04.22 (수) 07:50, 최종수정 2009.04.22 (수)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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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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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라는 호칭은 여자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형제 혹은 연배이면서 격식을 갖추지 않을 정도로 친근한 사이의 남자를 부르는 단어이다. 최고의 섹시 여가수가 중 장년의 남자출연자를 스스럼없이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버라이어티국민MC 유재석과 국민요정 이효리가 국민남매 콤비로 만들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아무리 강할 지라도 이성간의 연애감정이 완벽하게 제거되지는 않는다. 특히 오빠의 폭은 훨씬 넓고 깊다.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오빠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존재하는 남매일지라도 피가 섞였느냐, 섞이지 않았느냐에 따라 금지된 로맨스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신은 누나인 헤라 여신과 결혼한 상태에서 또 다른 누나인 데메테르와 불륜 관계를 맺어 페르세포네라는 딸을 낳기도 했다. 연상연하 커플에 근친이 더해진 신화의 대담함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 후로도 남매간의 비극적인 사랑은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두 연인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사람은 줄리엣에게 청혼을 한 패리스 백작이 아니라 줄리엣을 남몰래 사랑해온 사촌오빠 티볼트이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 한번 하지 못한 채 로미오의 칼에 죽음을 맞이한다. 또 하디의 소설 <비운의 쥬드>에서 결혼에 실패한 후 고향을 떠난 쥬드는 그곳에서 운명의 여인 '수'를 만나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사촌이었다. 둘은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사랑을 이루지만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혹독한 가난 속에서 충격적으로 자식을 모두 잃는다. 애드거 앨런 포우의 대표시 <애너벨 리>는 사촌동생이었던 아내를 잃은 슬픔을 승화시킨 작품이다.

벙어리 냉가슴이냐, 불타는 적개심이냐

피가 섞이지 않았으나 가족으로 자란 경우 로맨스에 발을 담군 '오빠'의 캐릭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뒤에 숨어서 가슴 아파하거나 드러내놓고 소유욕을 주장하는 것이다. 표현의 방식은 상반되더라도 결국 이 두 가지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매력적인 연인 형 오빠가 탄생한다. 

전자의 경우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송승헌이 연기했던 <가을동화>의 '준서 오빠'이다. 한류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드라마 <가을동화>는 남매간의 사랑이라는 금기를 불치병이라는 비극과 접합시키며 아시아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드라마 초반부에서 '준서'와 '은서'는 한없이 다정한 오누이이다. 하지만 이내 피가 섞이지 않은 남남임이 밝혀지고 한참을 헤어지게 된다. 우연히 운명처럼 다시 만난 후 둘은 남매가 아닌 남녀로써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자신들의 감정을 억지로 숨기고 감춘다. 왜냐하면 '가족'이었던 시간과 추억이 그들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이 장애물을 단숨에 뛰어넘기에 그들은 너무 착하고 우유부단하며 영상에 담아내기에 최적화된 미모를 가졌다. 덕분에 손가락만 닿아도 긴장감과 애절함은 극대화된다. 

하지만 이처럼 비극과 금기의 소재였던 출생의 비밀이 너무 흔한 소재가 되면서 뒤에서 가슴앓이를 하는 착한 오빠의 존재도 예전보다 많이 식상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나는 여동생을 사랑한다>의 쌍동이 남매 중 오빠인 ‘요리’이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여동생 이쿠를 여자로 사랑하며 둘 만의 세계에 타인이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불타는 질투심을 감추지 않는 ‘요리’의 캐릭터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마츠모토 준이 연기하여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다른 캐릭터로는 <풀 하우스>로 유명한 만화가 원수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엘리오와 이베트>의 ‘라우드스’가 있다. 마피아 숙적 가문인 시모네리가의 아들 엘리오와 모체리가의 딸 이베트가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스토리의 <엘리오와 이베트는> 당시 순정만화에서는 보기 드문 하드보일드 액션 로맨스라는 새로운 획을 그은 작품이다. 여기서 ‘라우드스’는 라이벌(엘리오)에게는 섬뜩하리만치 차가운 카리스마를 발휘하지만 여동생(이베트) 앞에서만은 한없이 약한 지고 지순한 캐릭터로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을 훨씬 능가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 외에 드라마 <어느 멋진 날> 속에서 성유리를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오빠로 등장한 유하준은 아예 ‘변태오빠’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전자의 오빠와 후자의 오빠의 공통점은 매번 잘 생긴 미남 배우들이 연기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아름다움이 가진 힘은 금단이라는 시련에서도 훌륭한 무기가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남매간의 사랑이 꼭 이처럼 슬픈 것만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여동생을 위하는 오빠의 마음을 따뜻하게 담아낸 노래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동생을 달빛이라고 극찬한 <홍도야 울지 마라>나 여동생에게 무려 비단 구두를 사준다는 약속한 <오빠 생각>의 오빠들은 오늘날에도 보기 드문 훈훈한 남자라고 할 수 있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 기사입력 2009.04.15 (수) 16:17, 최종수정 2009.04.15 (수)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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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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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라는 노래가 있다. 1960년대에 발표된 이 노래는 한 번 들으면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강한 멜로디와 노란 색 셔츠로 잔뜩 멋을 부린 남자에 대한 설렘을 직설적으로 고백한 가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노래 속에는 여자를 설레게 만드는 남자가 지닌 미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때 그 시절, 세계의 훈남들

다양한 장르의 문화가 태어난 1960년대에는 멋진 남성들이 세계 곳곳에서 출몰했다. 1960년 미국에서는 빼어난 외모를 가진 젊은 정치가 케네디가 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프랑스에서는 스물 다섯 살, 눈부신 외모의 알랭 들롱이 <태양은 가득히>로 세계적인 미남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리버풀 출신의 4인조 음악밴드가 “더 비틀즈(The Beatles)”라는 이름을 밴드의 정식 명칭으로 최종 낙찰했다. 그 후 전성기를 맞이한 비틀즈는 수많은 히트곡과 함께 여자들을 중심으로 한 열정적인 팬덤을 몰고 다니며 마치 오늘날의 남성 아이돌 그룹과 유사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비틀즈의 멤버들은 무대에서 앞머리를 가지런히 내려 소년다움을 부각시킨 뱅 스타일의 헤어와 대조적인 심플한 슈트로 통일된 의상을 순식간에 유행시킨 패셔니스타이기도 했다.

케네디와 알랭 들롱, 비틀즈는 동시대의 젊고 개성이 풍부한 미남자들이었다는 것 외에 셔츠를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셔츠 속에 숨어있는 여자의 로망

예나 지금이나 남자는 셔츠 하나만으로도 멋쟁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셔츠는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에게도 옷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셔츠를 멋지게 소화하는 남자에 대한 여자의 환상은 긴
생머리의 청순한 여자에 대한 남자의 환상과 닮은꼴이다.

인공의
느낌이 조금도 가미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긴 생머리를 찰랑찰랑하게 유지하려면 샴푸와 트리트먼트 외에 보습, 에센스, 빗질, 주기적인 스트레이트 펌 등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셔츠 한 장만 입어도 광채가 나기 위해서는 먼저 넓은 어깨, 단단한 팔뚝, 탄탄한 가슴근육과 쭉 뻗은 등, 날렵한 허리와 곧은 목선 등을 갖춘 몸매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남성복을 대표하는 셔츠가 국내에 상륙한 것은 오래 전이지만, 남자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패션 아이템으로서 진가를 발휘한 것은 1960년대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의 히트와 함께 젊은 남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노란색 셔츠의 등장이었다. 노래 속에 등장하는 멋진 남자의 모습을 자신이라고 상상하며 노란 셔츠를 입었을 귀여운 자아도취형 로맨티스트 덕분에 노란 셔츠 그 시절 남자들의 필수 작업복으로 군림하며 셔츠의 유행을 주도했다. 1960년대 한국에서 잘 빠진 멋쟁이 오빠를 대표하는 패션이 셔츠였다는 사실은 묘한 감동을 준다.

노란색 속에 감추어진 욕망과 로망

<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에 나오는 가사 중 “미남은 아니지만 씩씩한 생김생김”이라는 대목은
얼굴보다 몸매를 우선시하는 여자의 대담한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사나이가 입은 셔츠의 색이 굳이 노란색이었다는 이유 뒤에는 또 다른 로망이 숨겨져 있다.

일반적인 하얀색 셔츠라면 교장 선생님처럼 딱딱하고 엄격한 느낌을 주지만 여기에
색상을 비비드 한 컬러로 바꾸면 단박에 잘 빠지고 세련된 젊은 남자가 떠오를 만큼 느낌이 확 달라진다. 파스텔 톤이 아닌 비비드 색상의 대표격인 강렬한 노란색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의 얼굴은 결코 주름진 얼굴의 중년이나 노년의 남자가 아니다. 병아리나 개나리가 생각나는 노란 색을 소화할 수 있는 남자는 솜털마저 보일 것 같은 앳된 얼굴이거나 그 언저리 나이의 생동하는 청춘일 것이다. 즉, 노란색은 지루하고 평범한 남자가 아닌 한눈에 시선을 주목시킬 만큼 매력적이며 창창하게 젊고 착한 몸매를 겸비한 남자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듣는 동시에 귀에 착 감기면서 눈으로 상상하게 되는 ‘노란색 셔츠’라는 단어 속에는 이처럼 노골적인 욕망이 감추어져 있다.

셔츠는 그 어떤 아이템보다 남자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다. 여기에 적당한
근육질 몸매와 센스 있는 색상으로 화사하게 포인트를 준다면 여자의 로망과 욕망을 쥐락펴락하는 남자로 거듭날 수 있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기사입력 2009.04.08 (수) 14:21, 최종수정 2009.04.08 (수)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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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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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에서 <유성화원>이라는 제목으로 가장 먼저 제작, 방송되었고 이어서 원작의 나라 일본에서도 동명의 제목으로 제작, 방송되었다. 원작의 국내 팬들은 그 동안 대만과 일본의 드라마를 차례대로 본 후, 한국판을 고대하거나 거부하면서 몇 번이나 가상 캐스팅을 하기도 했다.  

 
시작은 화려했으나 그 끝은 어디로

제작 전부터 캐스팅에 있어서 몇 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아온 한국판 <꽃보다남자>는 드라마의 축이 되는 F4와 여주인공이 원작에 흡사한 비주얼이라는 평가와 함께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비주얼에 대한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스토리가 팬들을 속상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출연 배우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건과 그 배후에 대한 끊임없는 루머와 뉴스들이 상큼 발랄한 학원물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드라마 속 F4를 연기한 배우들의 인기와 인지도는 수직적인 상승곡선을 그렸다. 드라마 자체는 용두사미의 극치였지만, F4를 연기한 배우들은 사유재산인 외모를 바탕으로 극중 캐릭터와 부합하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여 드라마와 별개로 용이 되어 승천해버린 셈이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욘사마 신화

한류’ 붐이 시작되기 전부터 문화를 통한 국제교류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계기는 <겨울연가>와 욘사마 배용준이었다. 좋아하는 스타을 위해 순수하고 행복하게 지갑을 여는 욘사마의 거대한 일본 팬덤이 만들어내는 수익은 환율에 따라 국내 사정에 맞는 숫자로 바뀌어 뉴스를 통해 신빙성 있게 전달되었고, 한류의 성공 신화로 자리잡았다.

욘사마 효과는 ‘한류 붐’을 비즈니스로 승격시키는 동시에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왔다. 드라마 및 영화의 수출이 순조롭고, 해외 반응이 좋을수록 배우는 사라지고 한류 스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외화획득 및 해외자본 유치라는 ‘한류’ 본래의 숭고하고 자랑스러운 명분은 어느새 사라지고 내노라는 스타들은 물론 이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들조차 ‘한류’을 이유로 드라마의 성공이나 완성도와 몸값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형적인 구조가 순식간에 자리잡은 것이다. 

이처럼 한류가 내부적인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새로운 소재와 신선한 비주얼을 선보이는 외화들은 빛의 속도로 국내에 안착했다. 일본 드라마와 대만, 중국 드라마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드라마들까지 안방에서 볼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한류 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들은 빠르게 국내 팬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주객전도, 굴러들어온 돌이 보석처럼 빛나다

인터넷을 통해 시청률이나 현지 팬들의 반응까지도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중국, 일본의 드라마들은 팬들 사이에서는 출연자의 매력을 비롯하여 재미나 감동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통해 검증이 완료된 상태에서 국내 방영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단순히 인기가 있는 배우나 스타가 출연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최근 중화TV에서 방영 중인 화제작 <모의천하>는 중화권 드라마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재미 때문이지만 아직 중국에서 방영되지 않아 국내 팬들에게 사전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 역시 신선하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최근 중화권 드라마는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도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이며 자국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무엇보다 남자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2006년 <악작극지문>의 정원창, 2007년 <화양소년소녀>의 오존의 뒤를 이어 2008년 <명중주정아애니>의 원경천이라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국내 중화권 드라마의 기존 팬은 물론 신규 팬층 형성 및 확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현지의 안정되고 풍요로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해외진출은 절박함 대신 여유가 넘친다. 이는 몇 년째 한류에 매달려 수출에 연연하며 한류 스타 및 성공했던 드라마의 기존 이미지 우려먹기를 반복해온 한국 드라마와 대조적이다.

이미 만들어진 작품들을 수출하며 이루어 낸 성공은 유통기한이 짧은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좋은, 재미 있는 작품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거품이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배우는 작품 속에서 자신과 딱 맡는 역할을 만났을 때 가장 빛난다. 또한 좋은 작품은 배우를 통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기나긴 침체기를 반복하고 있는 한국 드라마가 다시 눈부신 스타탄생의 튼튼한 산실이 되기를 기대한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기사입력 2009.04.01 (수) 16:07, 최종수정 2009.04.01 (수)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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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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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3:3 동점에서 연장전까지 이어진 피 말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드디어 끝났다. 국제경기 때마다 불현듯 솟구치는 불타는 애국심으로 응원에 열중하다 보니 나라별 색다른 매력의 스포츠꽃미남들에게 사랑스러운 시선 한번 못 준 채 대회는 막을 내렸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한 것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후회도 없는 시간이었다. 종종 스포츠 중계를 보다 보면 본 경기 외에 벤치에도 유난히 눈이 갈 때가 있다. 벤치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원인은 젊고 탄탄한 몸매를 가진 후보 선수가 아닌 중후한 매력을 풍기는 중년의 감독들이다.

중년(中年), 외면과 내면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나이

바닥을 치듯 망가져버린 외모와 가슴을 울리는 연기력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는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꽃미남이었다. 그를 통해 알 수 있듯 나이깨나 먹은 꽃미남이 모두 미중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력에 역행하는 동안(童顔)으로 우리의 눈을 미혹시키는 이들도 있고 푸릇푸릇한 젊음이 주는 생기발랄한 에너지만으로 꽃미남의 타이틀을 거머쥐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세월을 끝까지 곱게 견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꽃미남이 미중년으로 거듭나기 우해서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 소년와 청년을 넘어 중년에 이르도록 꽃미남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서는 외면과 내면의 조화를 통해 빚어내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연륜에서 묻어나는 안정감이 있어야만 비로소 ‘미(美)중년’ 이라고 부를 수 있다. 즉, 중년이란 꽃미남의 일생에서 가장 엄격한 통과의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아 미(美)중년의 내수시장과 해외시장
 

 

아름다움이 중요한 상품가치로 평가 받는 대중문화 시장에서 미(美)중년에 대한 수요가 없었던 적은 없다. 다만 오랫동안 수요에 부합할만한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특히 잘 생긴 남자스타들이 20대 중반 즈음 군입대를 전후로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지기를 거듭해온 내수시장에서 꾸준한 인기와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미중년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반대로 홍콩의 스타들은 일찌감치 미중년의 자리를 예약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주윤발이나 (故)장국영이 <영웅본색>으로 명성을 알린 것은 서른이 넘어서였고, 그들의 인기를 위협했던 ‘4대천황(유덕화, 장학우, 곽부성, 여명)’도 어느덧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얼마 전 첸카이거 감독의 <매란방> 홍보를 위해 내한한 여명은 4대 천황 중의 막내로 올해 나이 마흔 넷이다. 그들의 뒤를 잇는 젊은 스타들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이 미중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스타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한창 때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최근 내한공연이 무산된 엑스재팬을 비롯하여 라르크 앙 시엘, 각트 등의 아티스트들은 압도적인 비주얼로 미중년의 입지를 화려하고 단단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 아이돌 그룹 스마프를 비롯하여 해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유명한 쟈니즈 출신의 남성 아이돌 대부분은 팬들과 함께 착실하게 나이를 먹으며 대중의 요구에 부합하는 엔터테이너로써 미중년 시장의 한 부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이웃의 미중년들은 나이에 구애되지 않고 본업에 충실하며 착실하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는 언젠가부터 한류라는 이름의 무게에 눌려 작은 활동 하나조차 극도로 조심스러워진 덕분에 광고가 아닌 본업에서는 일년에 한번 얼굴 보기조차 어려워진 국내의 정상급 미중년들과 다른 점이다.
미(美)중년이 떠야 꽃미남의 미래가 밝다

세상은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만 유독 꽃미남 세계에서는 어리고 잘 생긴 신진 꽃미남들이 계속 등장한다. 하지만 신입사원만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는 없는 법, 꽃미남처럼 노후보장이 미비한 세계일수록 꽃미남 후배들의 롤모델이나 이상형이 될 만한 미(美)중년, 더 나아가 미(美)노년이 꾸준히 존재해야 비로소 꽃미남의 미래가 밝다고 볼 수 있다.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조민기 gorah99@nate.com




  • 기사입력 2009.03.25 (수) 15:21, 최종수정 2009.03.25 (수)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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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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