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설레게 했던 [ 파리의 연인] 뮤지컬을 보는 날이예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신랑과 단 둘이 뮤지컬은 커녕
영화관에 간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랫만의 나들이였답니다.
사실 파리의 연인은 드라마로도 유명한 작품이었죠?
시크릿 가든의 작가분이 쓰신 초기작이기도 하고 말이죠.
워낙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신랑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해서
엘리자벳 다음으로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사실 워낙 길치여서 공연장이 집에서 너무 멀거나 찾기 힘든 곳이면 어떡하나
고민 했는데, 집에서 가깝고 접근성도 좋은 곳이라
미리 도착해서 이곳저곳 둘러보았어요.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보라색 큰 포스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답니다.
파리의 연인에 남자주인공 중 한분으로 가수 이지훈씨가 나온다고 해서,
이왕이면 그 분이 나오는 날의 공연을 보고 싶었는데,
도무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정상윤씨가 나오는 공연을 보게 되었어요.
여주인공 강태영역으로 나오시는 오소연씨는 드라마 볼때의
김정은씨랑 목소리랑 행동이 정말 똑같더라구요.
뮤지컬의 막이 오르자 무대는 생각보다 커 보이진 않았습니다.
대충 20명정도의 출연진이 나오시는데요,
어쩜 다들 노래를 그렇게 잘하시는지~
울 신랑님은 진짜 노래를 하는거야? 립싱크야? 하고 공연중간에
물어 볼 정도였어요.
일단 음악이 극와 너무 잘 매치되어 선율 하나하나가 다 귀에 살며시
녹아드는 듯 했구요.
다들 발음들도 좋으셔서 그런지 대사도 잘 들렸어요.
몇몇 장면에서 대사가 겹치는 부분의 노래 부분은 잘 안들리긴 했지만,
비교적 내용의 흐름이 스피디하고 장면장면의 핵심이 잘 드러나서
1부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답니다.
예술의 전당같은 큰 공연장에선 무대 앞쪽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앉아있는 걸 봤는데, 생각보다 무대가 크지 않아서 단원들이 어디에 앉아있나
살펴보러 앞쪽으로 나가보았더니 지하땅굴처럼 무대 앞
조그만 공간에 연주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음악을 담당하고 계시더군요.
지휘자 분은 여자분이셨는데 TV로 보는 지휘동작이 너무 귀여웠어요.
중간 인터벌타임이 끝나고 2부는 더욱 더 스피디하게 전개되었답니다.
드라마 이외의 개작이나 추가된 장면은 없어서
너무 원작에 충실한 것이 아닌가 아쉽기도 했지만.
각 배역을 다들 너무나 잘 소화하셔서 극에 동화되어서 감상할 수 있었어요.
보고나니 두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나 싶을정도로 재미있고,
이런 공연을 찾아다니시며 보시는 분들은
녹음이 아닌 뮤지컬 배우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반해
그 생동감을 느끼고 싶어서 직접 공연장을 찾으시는 것 같아요.
너무 오랫만에 본 공연이라 공연장을 나오면서 마음이 벅찼던걸까요?
뮤지컬엔 제가 그동안 알지못했던 정말 많은 매력이 숨어있더군요.
일단 배우들의 노래실력은 기본이구요.
2시간 반동안 그렇게 모든 열정을 바쳐 무대를 이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할까~
박수가 절로 나오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보고 싶은 공연입니다.
오소연씨 정말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