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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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작가

줄리언 반스가 5년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이라는

대대적인 홍보덕분에 책을 읽기도 전에 많은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책이 바로

< 시대의 소음 > 이다.

 

 

하지만 책을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읽어도 읽어도 다음장을 넘기기가 어렵다.

하얀것은 종이고 까만것을 글이라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러시아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쇼스타코비치라는 음악가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막연히 글만 읽어내리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책.

책을 읽을때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듯한 느낌....


 

책을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 혁명, 제 2차 세계대전같은 당시의 러시아 분위기들을 검색해서 찾아보고,

러시아의 뛰어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쇼스타코비치에 대해 알아보고 난 후 책을 읽으니

그제서야 예술가였지만 비겁함 덕분에 살아남은 어쩌면 불운했을

쇼스타코비치의 일생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승강기 옆에서의 겁에 질린 기다림과 뒤총수에 박히는 총알을 상상하며

손에 가방을 들고 떠난 사람들은 되돌아왔지만,

잠옷 바람으로 잠자리에서 끌려간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만성적인 두려움에 떨고 있는 쇼스타코비치

천재작곡가가 시대의 이념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음악 자체가 혼돈으로 분류되어

인민의 적이 되어 바닥으로 떨어지는건 한 순간이다.

" 스탈린의 러시아에는 이 사이에 펜을 물고 작곡을 하는 작곡가 따위는 없었다.

이제부터는 두 가지 종류의 작곡가만 있게 될 것이다.

겁에 질린 채 살아 있는 작곡가들과 , 죽은 작곡가들 "

그 시대의 예술가들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구인거 같다.

' 인간 영혼의 기술자들' 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박힌다.

음악은 누구에게나 다른 방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권력자가 인정하는 음악만 음악으로 인정되는 암울한 현실.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자가 강한자가 되는 건가?


그러던 그가 자신이 가장 존경해마지 않았던 스트라빈스키를

대중을 위한 예술보다는 예술 자체를 위한 예술이라는 원칙을 신봉한 음악가라고

몰아부쳤을때 그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배신을 깨달았다.

" 나 혼자뿐이다. 내 주위 사람들 모두 어리석음 속에 익사했다."


그리고 그의 말년은 참으로 비참했다.

스탈린시대가 지나고 쇼스타비치는 원래의 명성을 정치적인 이유로 되찾았지만...

러시아 연방 작곡가 조합 의장직을 위해 그가 경멸해 마지 않는 공산당 입당을 제의 받고

보드카에 흠뻑 취한 반역자가 총살형 집행대로 향하듯이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에 서명한다.

자신은 도덕적으로 자살하는 중인데 육체적인 자살이 무슨 소용이겠냐며

자살에 필요한 자존감조차 없는 자신을 원망했다.

남은 용기는 자신의 음악에 비겁함은 자신의 삶에 쏟아야만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일생은 힘들었지만 살아남아야 했던 작곡가가 택했던 운명이 아니었을까?

북한의 실정을 다룬 고발을 읽을때와는 또 사뭇 다른 사회주의를 실감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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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6-1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 저랑 잘 맞지 않아
신간임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내용을 살펴 보니 쇼스타코비치와 스탈린
시대의 이야기인지라 호기심이 동해서 결
국 주문했네요.

다만 램프의 요정이 아닌 반디에서 주문
했는데 책을 수배하는데 일주일이나 걸린
다고 하는군요. 놀랍습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