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바다 - 지구의 바다를 점령한 인간의 창조물
찰스 무어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미지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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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들리는 맥도날드에서 언제나 플라스틱 일회용 컵에 담긴 아이스커피를 사 마신다. 그러면서 일상을 보내면 쓰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내가 의식했을 때 상당한 양에 달해 놀랄 때가 많다. 때로는 A4가 포장되어 있었던 간이 쓰레기통이 나 혼자 사용할 때에도 훌쩍 부피가 넘어서는 날도 허다하다.

 

 나름 쓰레기를 최대한 의식적으로 줄이려고 하는 나도 이럴진대, 평범한 소비자가 소비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다 합치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의 저자는 그 중에서도 해양에 자의든 타의든지 유기된 플라스틱 쓰레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되었고, 그로 말미암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우연히 만나게 된 북대서양의 플라스틱 바다를 마주치게 되고, 엄청난 공포감에 휩싸이면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다. 육지를 가득 잠기게 하고도 깊고 깊은 바다도 이제 더 이상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에 자정작용을 하지 못할 상황에 빠지고 만다. 항해를 하면서 유기한 플라스틱 외에도 이 인간의 창조물은 육지로부터 떠내려 온 액체, 고체의 성질을 지닌 수십만 가지의 플라스틱 제품의 종착역이 되고 있다. 이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인간의 탐욕에 의해 창조된 결과물인 플라스틱이 어떻게 탄생하였으며, 어떻게 개발이 되면서, 현대에 이르러 사용되기까지의 발자취를 그려내고 있다. 내가 내용을 자세하게 읽기 않고 재미도 없는 과학용어를 들먹여면서까지 저자는 노력을 다하고 있어서, 이 의도는 내 자신이 쉽게 이해를 하지 못함에도 성공하였다. 플라스틱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영역에까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지금부터 신이 사용을 중지하라고 지시를 내린다면 바로 우리의 경제활동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되며, 모든 소비활동이 중단이 될 수도 있을 만큼 뿌리가 박혀있다. 열차는 최고 속도로 달리고 있고, 더 이상 멈추게 하기는 어렵다. 우리 인간이 전부 합의하에 사용을 멈출 때까지는 이 심각성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같았고, 이 책은 플라스틱 바다가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줄 것인지 예상하고 있다.

 

 플라스틱 바다는 크게 두 가지로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 나는 유기된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이는 해양 생물을 먹이로 하는 생태계 최고 포식자인 인간의 생식활동에 직격탄을 줄 것이다. 아직 우리는 이를 맞게 되지 않았지만, 몇 십 년 전부터 환경호르몬을 비롯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의 독성과 피해는 이를 경고하였다.

 두 번째는 플라스틱의 성분 자체가 바다로 용해되어, 오염이 될 수 있는 확률이다. 저자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폐기된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유해물질이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례를 연구를 통하여 보여주었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이는 자연의 순환을 겪으면서 우리 인간의 생활에도 당연히 영향을 줄 것이다.

 

 너무나 슬프게도, 플라스틱은 자본주의가 자랑하는 마이다스의 손이다. 거대한 다국적 화학기업의 지원 아래 학계에서는 플라스틱을 연구하고 있고, 정부의 로비를 통해 확산시키고 있으며, 환경 보호 론에 맞서서, 친 환경의 이미지를 자본의 힘으로 구축하며 본래의 얼굴을 감추고 있다. 요즘 재활용 마크를 안 달고 있는 플라스틱 제품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플라스틱 제품들이 과연 재활요이 쉽게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재활용 비용이 많이 들고 실제로도 비율도 그리 높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종이컵도 플라스틱 필름이 입혀져 있어서 이런 플라스틱은 분리조차 어렵다.

단 하나 유일한 해결책은 앞에서 언급했던 ‘플라스틱 발자국 지우기’지만 이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책에서 언급하듯이 플라스틱 세상을 지휘하는 세력들은 절대 플라스틱으로 획득한 기득권을 놓지 않을 것이니까.

 

 슬픈 이야기지만, 이 책의 저자 또한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돈도 안 벌리는 연구에 사재를 털어가며, 재단을 설립하여 새로운 학문을 만들려는 노력만큼은 높이 사고 싶을 정도이다. 다만, 이는 이렇게 주장한다. 넓고 크게 플라스틱 환경을 바꾸기 위해 환경보호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라스틱의 소비가 경제활동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도록 영향을 주는 것은 우리가 실천할 수 있다. 우리의 후세를 생각하며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을 물려주도록 노력을 하려면, 내 가정에서, 우리 지역에서부터 플라스틱을 무분별하게 소비하기보다, 최대한 재활용하고 지역의 생산물을 자연그대로 사용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윤 창출을 고집하는 기업의 행동을 조금이라도 점점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는 플라스틱의 개발보다는 새로운 대체 자원을 연구할 수 있도록 자본주의사회에 경고를 강하게 줄 수 있는 일이 된다. 물론 기본적으로 대체자원을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애초에 바다로 플라스틱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인위적인 노력을 다하고 그렇게 통제하도록 정부를 압박하고 정책에 참여하고 감시해야한다. 이것은 다른 문제점의 해결책이기도 하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정말 나의 좁고 가식적인 자연보호에 대한 양심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책이었다. 다만, 중간부분 과학적인 지식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가볍게 눈으로 넘어가며 읽어도 책의 전체적인 요지를 파악하는데 문제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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