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진작 배울걸 그랬네 - 경제학적 통찰의 힘을 길러주는 초단기 일주일 경제학 여행
장위치엔 지음, 정우석 옮김 / 베이직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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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제학에는 문외한입니다. 이전에 베이직북스에서 펴낸 <철학 진작 배울 걸 그랬네>를 통해 철학 전반에 걸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제학’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경제학에 관한 교양을 쌓고, 경제학의 관점에서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기대로 책을 접하니, ‘1장. 월요일_입문’부터 많은 도움이 되네요. 경제학 하면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통계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경제학이 좀 더 친근히 다가왔습니다. 경제(economy)란 ‘생활 속에서 사람과 만물이 상호작용하는 법칙’이란 뜻이며, 경제학은 ‘사람 개개인의 이성적 행위가 사회 전체 이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은 인간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자원을 이용하는가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성, 효용, 효율, 수요와 공급, 균형’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동기로 경제적 행위를 하는 것일까요? 인간의 끝없는 욕망 속에서 항상 변하는 ‘효용’은 어떤 한계를 가집니까?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수요와 공급은 효용과 효율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등등. 1장을 읽으며 이런 질문에 답해볼 수 있겠습니다.


‘2장. 화요일_기원과 발전’은 경제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잘 보여줍니다. 중상주의(重商主義, Mercantilism)와 중농주의(重農主義, Physiocracy)에 대한 정의와 시대적 변천도 흥미롭습니다. <국부론>의 애덤 스미스부터 뉴딜정책과 케인스까지, 경제학파들에 관해 배울 수 있습니다. ‘3장. 수요일_주요 인물과 이론’은 경제학 발전에 공헌한 학자들을 소개합니다. ‘4장. 목요일_경제학의 갈래’에서는 계량경제학, 제도경제학, 후생경제학, 공공경제학, 법경제학, 농업경제학, 노동경제학, 행동경제학 등 경제학의 생소한 갈래들을 소개합니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5장. 금요일_경제학으로 세계 바라보기’였습니다.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가 의미하는 것, 통화팽창정책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중앙은행의 역할, 적정 외환보유액, 최저임금의 허와 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연령에 따라 차등적 최저임금 정책을 펼 수 있으면 조금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경제학 교양을 알차게 쌓은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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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캘리그라피 한 장 ㅣ 퇴근 후 시리즈 2
이영신 지음 / 리얼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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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글을 쓰면서 강조할 부분을 캘리그라피로 멋지게 표현하려 했고, 나는 이 책으로 캘리그라피를 배워 옆에서 거들고 싶었습니다. 지은이의 호와 공방 이름이 ‘필담’(글로 나누는 대화)이라 더욱 관심이 갔습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아내의 마음과 저의 마음이 친밀해지길 기대했습니다. 이 책, 참 예쁩니다. 세로 보다 가로가 훨씬 긴 변형판본으로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시원하게 볼 수 있습니다. 캘리그라피의 정의부터, 쓰는 요령, 활용도, 캘리그라피 도구의 종류, 등을 세심하게 알려줍니다. 그 뒤 글씨체를 연습하게 하고, 글씨와 어울리는 수채화 그림 연습도 하게 합니다. ‘참 예쁘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계절에 따른 감성적인 글씨와 그림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습니다. 생활 속에서 감성적인 글씨 쓰기를 제대로 배우면, 지인과의 마음 나눔이 훨씬 설레이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아내에게 건네니, 후에 이런 글을 보내왔습니다.

여름이 가을로 갈음할 무렵에 캘리를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꽃처럼 바람결처럼 부드럽고 향기나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글씨'를 써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달해 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집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던 붓과 먹물로 써본 글씨는 상상하지 못했던 '깊은샘'으로 나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내게 책 한 권을 건네주었는데, 그 책이 이영신의 <퇴근 후 캘리그라피 한 장>이었습니다. 나는 책이 아닌 ’편지 한 통'을 받은 것입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매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을 노래한 편지와 같은 책. 표지도 참 곱습니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피어나는 글씨체들. 캘리그라피를 서툴게 독학하고 있던 내게 기쁨을 다발로 안겨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시이고 노래입니다. 창을 따라 들어오는 햇살이 가득 피어나는 날에 이 책의 안내를 받아, 천천히 고요히 착한 마음을 갖고 한자 한자 써서, 기특한 열매를 나누는 가을처럼 글씨체에 마음을 담아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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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십자가
크리스토퍼 J. H. 라이트 지음, 박세혁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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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십자가를 이야기하고 그 십자가의 의미를 전하는 것은 기독교회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복음서의 예수 십자가에 관한 본문들을 가지고 어떻게 십자가의 의미를 풀어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쳤습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현대를 위한 구약윤리>와 ‘구약의 빛 아래서’ 시리즈 세 권을 통해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에 대해 배운 바가 많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그는 저 유명한 존 스토트 목사님의 사역을 잘 이어받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원제목은 <Let the Gospels Preach the Gospel>입니다. 직역하면 <복음서가 복음을 전하게 하라>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저자는 마태복음 26장, 누가복음 23장, 마가복음 15장, 요한복음 19장을 텍스트로 해서 마지막 만찬, 베드로의 부인, 모욕받으심과 강도에게 하신 낙원에 대한 약속,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백부장의 고백, “다 이루었다”라는 십자가의 마지막 말씀, 등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연구와 설교의 결과물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준 설교의 본문들은 자신이 임의로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올 소울즈 교회(All Souls Church) 설교자 팀의 일원으로 할당된 본문을 가지고 준비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개인적인 메모를 통한 본문 읽기와 설교 준비부터 설교원고 작성까지 한 편의 설교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저자가 설교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엿보는 좋은 기회입니다. 먼저 그는 자신이 어떻게 설교를 준비하는지 ‘서문’과 ‘개인적 논평’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설교하고자 하는 본문을 더 넓은 맥락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깊게 읽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마치 이 본문을 처음 읽는 것처럼 읽으면서 본문의 ‘안’과 ‘이면’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합니다. 신약의 본문에는 구약의 메아리가 존재하므로 이것을 염두에 두고 관련 구약 본문도 찾아 읽고 연구합니다. 해당 본문의 주석도 살피고, 설교 준비 노트에 메모하면서 설교의 개요를 만듭니다. 이 정도로 오랜 시간 깊이 설교를 준비하니 양질의 설교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한국교회 여러 목사님의 설교가 표절 논란에 휩싸여 있는데, 이렇게 연구하고 설교할 수 있는 영국 교회의 모습이 부럽습니다.


성경 텍스트들을 논리적으로 제시하고 그것을 차분히 해설해 나가는 것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만찬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고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모욕받으시며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시는 모든 장면이 마치 내가 거기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또 그곳에서 목격했다 할지라도 다 이해하지 못했을 십자가의 의미, 그 복음을 확실하게 붙잡을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본질인 십자가 복음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싶은 모든 사람, 십자가의 복음을 설교하는 목사님들이 꼭 보았으면 합니다. 십자가는 절대적 진리와 구원을 부정하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가장 좋은 소식, ‘복음(Good New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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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철학자들 -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
이봉호 지음 / 파라아카데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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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이전 ‘자연 철학자’들 하면,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 수학 공식으로 유명한 피타고라스가 생각납니다. 저는 몇몇 ‘자연 철학자’의 이름은 기억하지만 그들의 철학사상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습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 <최초의 철학자들>이 저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입니다. 이 책은 이봉호 교수의 강의를 타이핑한 자료를 토대로 보충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그래서 잘 준비된 강의를 듣는 것처럼 쉽고도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각주는 없지만, 책 말미에 수록된 서른 권이 넘는 참고문헌은 매우 유용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알려주어서 독자들이 자연 철학자들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더 나아가 소크라테스의 삶과 사상도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지식을 갖추게 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그리스의 폴리스 형성과정과 폴리스의 특징과 철학적 배경을 간략하면서도 주요 사항은 놓치지 않고 설명했습니다. 에게해 연안의 섬들과 도시들을 표시한 지도가 있어서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유명한 철학자들이 왜 그리스 본토가 아니라 그리스 식민지 도시인 밀레토스와 엘레아 지역에서 나오게 되었을까요? 밀레토스 학파의 의의와 피타고라스 학파의 유산을 무엇일까요? 엘레아 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는 누구인가요? 등등. 이런 질문에 자신있게 답하고 싶다면 이 책을 보세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이런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페르시아 전쟁과 전쟁 이후 아테네의 번영과 정치 상황, 황금 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와 소피스트들과 같은 철학자들에 의한 웅변이 지배하는 사회였던 아테네의 사회상, 소크라테스도 직접 참전했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 그 이후 아테네의 쇠퇴 등을 공부하니, 충성스런 시민인 소크라테스가 왜 그렇게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노골적으로 경멸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서양철학의 시작부터 소크라테스까지의 서양철학사 강의를 한 학기 알차게 수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간만에 지성을 만족시킨 뿌듯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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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우종영 지음, 한성수 엮음 / 메이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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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나무 의사 우종영의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나무에 관심이 많은 아내가 그의 책 <바림>을 읽고 저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이 책에 있는 인디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인디언들은 들판을 달리다가 가끔 뒤를 돌아본답니다.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는지 살피려고. 저도 나이가 들수록 나무에 관심이 갑니다. 바쁘게만 달려온 나의 삶을 뒤돌아보며 이제 내 영혼을 가꾸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한평생 나무와 함께 한 저자가 나무로부터 얻은 삶의 지혜를 얻고 싶어, 저는 이 책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를 집어 들었습니다. 책 표지부터 저를 설레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첫 번째 글부터 강렬합니다.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천수천형(千樹千形), 천 가지 나무가 천 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한 결과랍니다. 그의 글들을 읽으면 나무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지만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봄이 되면 총력을 기울여 열심히 자라던 나무들은 여름이 깊어지면 조금씩 성장을 멈추고 꽃을 피웁니다. 만일 멈추지 않고 계속 자란다면 풍성한 꽃도 튼실한 열매도 기대할 수 없다고 하네요. 나무들이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 그저 당연한 줄 알았는데 이런 기막힌 삶의 지혜가 숨겨져 있음에 감탄합니다. 우종영은 한여름에 성장을 멈추는 나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네 인생에서 나무처럼 멈춰야 할 때를 잘 알기란 쉽지 않음을 말합니다.


이 책, 나무 의사로 살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을, 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을 소개하면서 감칠맛 나는 이야기로 엮어갑니다. 날카로운 가시들로 뒤덮고 있는 ‘주엽나무’를 마주하면서 숙연해진 그는 “나무의 삶은 결국 버팀 그 자체”라고 강렬하게 표현합니다. 인간도 살다 보면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도 견딤이 쓰임을 결정한다고 했다지요.


이 책을 읽으면 나무에 관한 많은 상식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우듬지“는 나무 맨 꼭대기에 위치한 줄기로, 전나무나 메타세쿼이아 같은 침엽수의 아래 가지들이 제멋대로 자라는 것을 통제하여 균형잡힌 건강한 나무로 성장하게 합니다. ”광보상점“, ”수우(樹雨)“, ”임의(林衣)“, ”뿌리골무“에 대해 아십니까? 이 책을 읽어보세요. 나무와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해 줍니다. 지혜롭게 단단한 삶의 태도를 가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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