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심리학
최명희 지음 / 자유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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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에 접어드니, 심리적 갈등과 방황하는 모습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문제를 접하면 답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최명희의 <중년의 심리학>은 중년과 노년에 접어든 분들에게 마음 준비를 단단히 시킵니다.


이 책은 중년을 갱년기가 아니라 사추기(思秋期)이며, 더 나아가 행년기(幸年期)라고 정의합니다. 갱년기는 몸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용어이고, 사추기나 행년기는 마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용어라 할 수 있습니다. 몸이 의 전부가 되면 늙음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고, 건강에 지나치게 예민해집니다. 하지만 인간은 몸뿐 아니라 마음과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년기에 공허함을 느낀다는 것은 를 찾고자 하는 무의식의 발로는 아닐까요? 그렇다면, “공허감을 내면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초대장으로 인식”(p. 39)하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 곳곳에서 사추기는 동물적인 삶에서 인간적인 삶으로의 전환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 시기는 자기 자신을 또렷이 대면해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자기다운 삶을 추구할 절호의 기호입니다.


2장 중년의 사랑에서 저자는 을 존재론적 관점이 아니라 자연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성을 존재론적 관점에서 보면 섹스는 생명이 붙어있는 순간까지 행해야 하는 것이 됩니다. “남자가 제구실을 못하면 인생 끝난거야.” 저는 이런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습니다. 성을 존재론적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나왔고, 이런 말에 수긍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성기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기능 저하를 동물적인 삶을 마감하고 인간적인 삶을 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합니다.


이 책은 중년에 자신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심리학적으로 차분하게 알려줍니다. 중년은 참다운 배움의 시기입니다. 중년에 심리적 아이와 결별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으려면 새로운 정신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은 도덕적이고 지성적일 뿐 아니라 때로 추악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나가면서의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하찮은 자신을 사랑하라”! 우리 자신의 의식은 지킬 박사와 같고, 무의식은 하이드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중년의 정신 구조를 알아가는 중년의 심리학은 꼭 필요합니다. “젊은 시절이 우월한 자신을 사랑한 시간이었다면, 중년은 하찮은 자신을 사랑할 시간”(p. 307)이라는 이 책의 맺음말이 오래 가슴에 남습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좋은 독서였습니다. 이 책, 중년에 들어선 분들의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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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읽는 도덕경
최진석 지음 / 시공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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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너무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도전하기 쉽지 않습니다. 전에 여러 출판사에서 펴낸 노자의 <도덕경>을 읽어보았지만, 노자의 사상에 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 책, 철학자 최진석 교수의 <나 홀로 읽는 도덕경>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노자에 눈 뜨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부는 <도덕경> 원문과 번역문을 아무런 해설 없이 실어놓았습니다. 최 교수는 용감하게 2부를 먼저 읽어도 좋다고 말하지만, <도덕경>을 여러 번 시도해본 나로서는 2부를 먼저 읽는 일은 용감이 아니라 무모함에 가까운 것입니다.


‘1, 묻고 답하는 도덕경<도덕경>의 내용 중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질문에 답하는 대화 형식으로 풀어 놓았습니다. 1부 전반부는 도덕경을 읽기 전에라는 타이틀로, 노자가 어떤 인물이며 그의 시대의 정치적 철학적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서술하면서 <도덕경>의 역사적 배경을 깔끔하게 설명합니다. 이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도덕경>을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격변하는 춘추전국시대에 인간을 사상의 출발점으로 삼은 공자와는 달리 노자는 객관적인 자연을 사상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공자가 이념주의적이고 가치론적 특성을 보이는 반해 노자는 실용주의적 속성을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마우쩌둥은 공자에 가깝고 덩샤오핑은 노자에 가깝다(p. 41)는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노자의 표현 방식은 직관과 통찰에 이르게 하는 언어”(p. 43)인 시()로 쓰여졌습니다. ! 지금까지 <도덕경><논어>처럼 읽었기에 제대로 질문할 수 없었고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네요.


1부 후반부에서는 도덕경 속으로라는 타이틀로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핵심 용어들을 설명합니다.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에서 ()”은 개념화한다는 뜻이랍니다. 춘추전국시대 철기가 들어옴으로써 사회계급 구조가 뒤틀렸습니다. 변화에 적응한 자가 그렇지 못한 이전 지배계급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면서 이름()과 역할()이 일치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개념과 실제의 일대일 대응관계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 공자의 정명론(定命論)이었다면, 노자는 그 대착점에 있습니다. 노자에 따르면, 무엇인가를 정의 내리는 순간 그것을 특정 범위에 가두게 됩니다. 노자의 ()”에 대한 개념도 흥미롭습니다. ‘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지만 기능과 활동이 있는 것입니다. ‘미래과거는 어떤 범위를 정해 설명할 수 있지만, ‘현재라는 순간은 포착될 수 없듯, ‘현재처럼 경계에 있는 무엇입니다. ‘에 대한 이런 이해가 있어야 노자의 유무상생(有無相生)”과 같은 관계론적 사유를 깨닫게 됩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에서 ()’착하다는 뜻보다 탁월하다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물이 모두가 가려 하지 않는 곳에 처함으로써(處中人之所惡) 가장 탁월해지듯, 혁신의 흐름 속에서 아직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탁월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책의 1부를 꼼꼼하게 읽고 나니, <도덕경> 자체만 실어놓은 2부를 읽을 용기가 납니다. 오래전 ‘EBS 인문학 특강프로그램에서 최진석 교수가 노자에 관해 일련의 강의를 했습니다. 거기서 최 교수는 인문적 통찰은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덕경>의 내용은 숭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덕경>이 나를 섬기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노자가 지금 이 시대에 산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지 계속 질문하며 <도덕경>을 읽어야겠네요. 치열하게 사유하며 나의 삶을 돌아보는 독서였습니다. 나처럼 <도덕경>의 감을 잡지 못한 분이라면 꼭 ‘1부터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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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투자 - 영원히 썩지 않을 것을 위한
강준민 지음 / 두란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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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추구하며 사는가?” 이 질문은 자신의 인생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척도일 것입니다. 육신을 가진 인간은 본능적으로 육신의 쾌락과 물질적 풍요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육체는 머지않아 흙으로 돌아가고 우리의 인생도 허망하게 끝날 것입니다. 강준민 목사는 인생에서 영원한 것 혹은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이 책 <위대한 투자>를 썼다고 말합니다. 그는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인간의 영혼이 영원”(p. 11)하다고 믿습니다. 대학 시절 나는 선교단체에서 영원한 것에 대해 처음으로 설교를 들었습니다. 그 설교는 나의 인생을 영원한 것에 헌신하라고 강력히 도전했습니다. 청년 시절에 가졌던 믿음의 열정이 사그라들 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도전받네요. 나는 지금 무엇에 내 삶을 투자하고 있나요?


저자는 투자와 투기를 대조하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투자자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연구하지만, 투기꾼은 충동적이고 감정적입니다. 투자자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대가를 정확히 알지만, 투기꾼은 근시안적이며 이익에만 몰두합니다(pp. 29~30). 저자는 우리 믿음은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말합니다.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투자해야 할 것이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 영혼, 가족, 천국, 성품입니다. 이 책은 이 여섯 가지에 투자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득력 있게 알려 줍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내용이 일목요연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에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다섯 가지 이유’(pp. 31~33), ‘자녀에게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가르치는 여덟 가지 방법’(pp. 115~123) ‘피터 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여덟 가지 요소’(pp. 73~77), ‘사람에게 투자하는 일곱 가지 방법’(pp. 78~86), 등등을 제시합니다. 이런 식의 서술은 성경의 메시지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약점이 있지만, 말씀을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실천하도록 강력히 도전한다는 점에서 유익이 큽니다. 저자는 위대한 투자는 분별, 선택, 결단, 헌신, 인내, 보상 등이 관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고 말함으로써 인간의 노력과 하나님의 은혜 사이에 균형을 맞춥니다. 인간이 물질의 풍요로움과 육체의 쾌락만을 추구해서 코로나 펜데믹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때에 영혼의 고결함과 영원히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는 진지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은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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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식물 죽이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 - 양장
베로니카 피어리스 지음, 신혜규 외 옮김 / 리스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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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입니다.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새싹이 돋아나네요. 작년 봄에 들여놓은 육손이에 새잎이 올라와 벌써 많이 자랐습니다. 베로니카 피어리스의 <실내식물 죽이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에는 팔손이라고 되어 있고, “사철 푸른 잎을 볼 수 있는 실내식물. 아이비와 같은 방법으로 관리한다”(p. 81)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아이비는 서늘한 환경에서 가장 잘 자라니, 빛은 간접 광으로 하고 흙은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되어 있네요. ? 지금껏 잘못 관리했네요. 베란다 창문 가까이 놓고 가능한 햇볕을 듬뿍 받도록 했는데, ‘팔손이가 싫었겠는데요. 봄 여름에 영양제를 매달 주라고 되어 있어서(p. 80) 식물 영양제를 사서 꽂아주었습니다.


이 책, 실내식물에 관해 매우 실용적이며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길 원하는 독자에게 크게 도움이 됩니다. 목차에는 실내식물이 그림과 함께 119개나 실려 있습니다. 식물을 구입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부터 꼼꼼히 알려주고, 장식용 화분에 담는 법, 물주고 영양제 주는 법, 분갈이 법, 해충 관리법과 식물의 질병을 그림과 함께 아주 친절히 설명합니다. 초보자에게도 한눈에 쏙 들어오는 설명입니다.


실내식물 중에도 책상에 놓으면 좋은 식물,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 욕실에 두기 좋은 식물,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식물, 거실에 두면 좋은 식물을 각각 다섯 가지씩 알려줍니다. 다음 주 시간을 내서 이 책을 들고 아내와 함께 여행할 겸 서울 외곽 화원에 들러야겠네요. 아내 책상에 놓을 네오레겔리아아스플레니움을 찾아보겠습니다. 베란다에 있는 화분들 분갈이도 하게 흙과 예쁜 화분도 한두 개 장만하고요. 거실에도 몬스테라’(p. 94~95) 하나 정도 놓아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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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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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아모스 오즈의 <광신자 치유>(세종서적, 2017)를 읽고 크게 감명받았습니다. 유대인인 그는 팔레스타인과 평화로운 공존을 주장해서 이스라엘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샬롬 아흐샤브(Peace Now)’를 결성하고 평화운동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소설 작품에서 관용과 다양성, 광신주의와 폭력의 배격, 타자와의 소통과 평화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는 괴테 문학상, 프란츠카프카 상, 톨스토이 문학상, 박경리 문학상까지 휩쓸었고 노벨문학상 후보자에 올랐습니다. 이런 작가의 명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 현대문학에서 펴낸 그의 마지막 소설 <유다>를 펴들었을 때, 크게 설레었습니다. 이 책의 번역자 최창모 교수는 이미 오즈의 작품을 몇 권 번역했고, 개인적으로도 아모스 오즈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의 번역으로 나온 <유다>에 당연히 기대가 컸고, 이 작품은 그런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대학에서 예수와 가룟 유다에 관한 연구를 하던 스물다섯 살의 청년 슈무엘 아쉬는 애인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 뒤 학업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그것은 괴팍한 노인 게르숌 발드의 말동무가 되어 주는 일이었습니다. 슈무엘은 게르숌 발드와 베일에 싸인 그의 며느리 아탈리야 아브라바넬과 삼 개월을 함께 살아갑니다. 이 작품은 삼 개월간 이 세 사람의 모습과 대화와 생각을 사색적인 문체로 긴장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예수에 대한 가룟 유다의 배신과 현대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숨겨진 다비드 벤구리온에 대한 쉐알티엘 아브라바넬의 배신이 중첩됩니다. 이상주의자이며 사회주의자인 청년 슈무엘과 현실주의자이며 민족주의자인 노인 발드 사이의 대화는 팽팽한 갈등으로 곧 깨질 것같지만 아슬아슬하게 평행을 그리며 나갑니다. 슈무엘과 아탈리야의 관계에서는 인간의 사랑과 욕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슈무엘은 그들과의 기이한 동거를 끝내고 남쪽 사막으로 갑니다. 이 소설은 슈무엘이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p. 456)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무슨 물음이었을까요? “유대인들이 대대로 나사렛 예수를 어떻게 보아 왔느냐? 유다는 그를 어떻게 보았는가? 이런 주제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어떤 유용성이 있을까?”(p. 447). 인생의 문제는 얼기설기 얽혀있습니다. 충성과 배신, 사랑과 미움이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미움과 배신은 진정한 사랑과 충성의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질문은 철 이른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구한 것과 같은 것일까요? 아모스 오즈의 문제작, <유다>! 꼭 읽어 보세요. 실망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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