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과 함께 살기 -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 최종규의 사진 읽기 삶 읽기
최종규 지음 / 포토넷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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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규 작가는 우리말을 사랑하고 지켜내려고 한 길로 걸어 온 이입니다. 또 서민의 삶, 인천 골목동네, 헌책방 등을 사진 찍기 좋아해서 사진이 담긴 글들을 엮어 몇 권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 이런 외골수 작가의 집념이 느껴집니다.

  이 책에는 낯설면서도 친근한 글말들이 가득합니다. 이 책의 묶음만 보아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서른여섯 꼭지의 글들을 열두 권씩 세 묶음으로 엮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숨은 사진책 - “먼지쌓인 책시렁 한켠에서 기다리는 사진책이 있습니다.”

  헌책방과 일본사진책 - “헌책방에는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사진책이 숨어 있습니다.”

  내 삶으로 삭인 사진책- “사진책을 보며 우리 삶과 사진을 깊이 생각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사진책들보다 이것들을 엮은 이 책 자체가 내 가슴을 더욱 두근거리게 하는군요.

 

  저자가 소개한 사진책 중에서, 에드워드 슈타이켄의 「인간 가족(The Family of Man)」이 인상적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을 조촐하게 느끼도록 담아낸 사진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는데 꾸밈없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너무 가꾸고 치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게 담아낸 사진을 보면, 팍팍해진 마음에서 샘물 한잔 바친 듯 삶의 소중함과 의지가 조용히 샘솟습니다.

  「서울 원당 국민학교 제 8회 졸업기념 앨범(1982. 2. 11)」을 봅니다. 저는 국민학교를 1972년도에 졸업했으니까, 이 졸업앨범보다 십년 앞섰네요. 그런데도 어쩜 저의 졸업앨범을 보는 듯하죠? 너무 똑같습니다. ‘국민학교’라는 표현 자체가 반갑네요. 지금도 컴퓨터로 국민학교라고 쳤더니 자동으로 ‘초등학교’라고 변환되네요. 수동키로 다시 ‘국민학교’라고 쳐야 됩니다. 작가는 옛날 졸업사진앨범에서 학교옷이 따로 없어 아이들이 제 집안 형편대로 옷차림을 한 것을 봅니다. 형이나 언니한테 물려받았음직한 옷차림도 있음을 유심히 봅니다. 그리고는 오늘날 아이들이 번들번들 이름난 회사의 빛고운 옷으로 감싸고 있는 것을 찍은 오늘날 잡지나 앨범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이 없다고 한숨짓습니다. 백 배 동감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내용들은 세 번째 묶음, ‘내 삶으로 삭인 사진책’에 담겨있습니다. 사진작가 최민식 님의 사진선집 「HUMAN」, 이자와 고타로의 「사진을 즐기다」, 전몽각 사진집 「윤미네 집」, 윤주영 사진집 「어머니의 세월」등을 소개받으면서, 사진 찍기가 삶을 어떻게 바로 보게 하는지, 어떤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는지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눈에 보기 좋은 아름다운 사진이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과 추함, 눈물과 기쁨, 좌절과 희망 등을 담아내는 사진이야 말로 읽어낼 가치가 있습니다. 또 이런 사진들을 통해 우리네 삶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어떤 사진책보다 사진 읽기와 삶 읽기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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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이호준의 터키여행 2
이호준 지음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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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저도 터키를 다녀왔습니다.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 그리고 톱카프 궁전이 눈에 선합니다. 이 책 1장에서 다시 그 곳을 만나다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와 나란히 있는 그 광장 이름이 뭐였더라’하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알려주네요. 히포드롬! 어, 왜 생소하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멋진 사진이 아닙니다. 그 곳에서 만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곳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히포드롬 광장에서 동로마의 황제 유스티아누스1세 이야기를 풀어놓고, 콥카프 궁전에서 ‘예니체리’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그것도 아주 친절하고 흥미롭게요. 이건 완전 ‘흥미진진 세계사’입니다. 학창 시절 세계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배웠다면 저는 아마도 역사학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역사책들을 자주 들추어 보고든요.

  2장의 제목도 흥미를 끕니다. “터키의 속살을 찾아서”! 제가 터키에 갔을 때, 여러 가지 이유로 터키 동쪽 아나톨리아를 방문하지 못했는데, 책에서 만나니 너무 좋습니다. 아나톨리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역사, 그 곳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해도 되는 겁니까? 작가는 기자답게 독자의 수준에서 글을 쓸 줄 압니다. 여행 작가답게 여행 중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와 역사를 넘나듭니다. 기록 사진가답게 매우 유용한 사진들을 실었습니다.

  3장에서 장소와 그 역사,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넴루트 산에 있는 카파도키아 북쪽 콤마게네의 왕 안티오코스 1세의 무덤과 관련된 이야기, 샨르우르파에서 아브라함에 관한 전설들, 에데사 왕국의 아브가루스 왕의 치유 이야기, 욥의 우물 이야기 등, 정말 어느 세계사 책이나 역사기행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설화와 전승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괴베클리테페의 에덴동산에 관한 소설과 같은 이야기도 역사적 진위를 떠나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과 함께 직접 터키를 여행하고 돌아온 기분입니다. 글에 넘치는 유머를 보면 이 책의 작가는 장난기가 많음이 분명합니다. 장난기 넘치는 이호준 작가와 함께 떠난 여행은 터키 역사와 상식을 마음껏 키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언젠간 다시 터키를 가 볼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해 봅니다. 특히 지금의 수도 앙카라로 날아가 곧장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그곳에서 카파도키아를 지나 유프라테스 강에 가 볼 작정입니다. 현실은 아직 멀었지만, 내 마음은 벌써 유프라테스 강가를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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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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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 작가의 글은 톡톡 쏘는 맛이 있습니다. 그는 학자연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비속어를 남발하는데 천박하게 느껴지기보다는 백배 공감하게 되니, 이 어인 일입니까? 분명 글쓰기의 오랜 내공과 삶에 대한 나름의 깊은 통찰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붓질에 대한 그의 말을 들어보세요. “제가 먹을 쓸 때는 일단 무아지경이 될 때까지 습작을 하면서 문방사우와의 합일을 시도합니다. 합일이 되면 먹을 한 번만 찍어서 한 호흡으로 완성합니다. 붓질 한번이 욕심 한 번이지요.” 붓질에 대해 어쩜 이렇게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는지요.

  “저는 커피보다 발효차인 황차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커피일 경우에는, 종점다방 미스킴 배달류의 커피에 만성피로증후군 세 스푼과 습관성애정결핍증 세 스푼을 타서 마십니다.” 나는 이 문장에 빵 터졌습니다. 이외수 작가답습니다. 순식간에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정태련 화가의 맛깔스러운 세밀화 덕에 책은 더 다정다감하고 정이 갑니다. 그의 그림의 진가는 이외수 작가의 다른 책들, <하악 하악>, <절대 강자>, <아불류 시불류> 등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습니다. 정태련 화가 덕에 이외수 작가의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낄낄거리고 혼자서 까르르 웃습니다. 아내에게 서평 한마디 부탁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이보그 할아버지’(작가 이외수)께서 출출해 집에 들어온 식구들에게 냄새와 맛 모두 만족하게 하는, 불지 않은 라면을 송구할 만큼 예쁘고 향기 나는 꽃이 아로새겨진 도자기 그릇에 담아 내셨네요. 면발이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입에 척척 달라붙고, 국물은 또 어찌나 시원한지 이보다 더 시원한 것이 있을까 싶어요. 사이보그 할아버지의 책(사랑외전)을 가지고 가슴과 머리가 함께 맞장구치며 즐거이 놀 수 있었어요. 정말 재밌어요 ~~!”

 

  여기, 이외수의 유쾌한 어록이라고 할 만한 문장 몇 개를 소개합니다.

  “사랑은 김태희하고 나하고 누가 더 예쁘냐고 물어보지 않는 것. 하지만 열 번을 물어도 그때마다, 니가 더 예뻐, 라고 대답해 주는 것.”

  “남편이 자기를 배려하도록 만들지 않고 눈치를 보게 만들면 그때부터 여자는 아내라는 이름에서 여편네라는 이름으로 개명된다.”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 양심을 더럽히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가시는 당신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의 피박은 내일의 대박!”

  “존버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존나게 버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 가끔 들춰보면,

  울적할 때 좋은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세상을 욕하고 싶을 때 속 시원하게 해 줄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고 싶을 때 친한 친구의 격식 없는 격려를 얻을 것입니다.

  이 책, 이 땅의 모든 이에게 강추합니다.

  단, 머리와 가슴은 텅 비어있고 위선으로 중무장한 점잔 빼는 ‘개새퀴’들은 빼고요. 어차피 그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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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그런 말이 어딨어 - 지금껏 오해했던 하나님의 속마음
윌 데이비스 지음, 서경의 옮김 / 터치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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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예수님의 초대장을 전달하는 멋진 은혜의 책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태복음11:289~30).

 

  우리는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지 모릅니다. 율법주의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자들이 자주 하는 ‘당연한 듯한’ 주장에 우리는 자책하며 괴로워합니다. ‘아! 내가 지은 죄는 너무 끔찍해 용서받을 수 없을 거야,’ ‘하나님은 나에게 정말 실망하셨을 거야. 나는 구제불능이야,’ ‘나는 하나님의 뜻을 저버렸어,’ ‘현재 나의 모습을 보면, 나는 크리스천도 아니야.’ 뿐만 아니라 때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무엇인가 이루어야 해’하면서 나의 의지로 업적을 남기고 공로를 세우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고, 더 무거운 짐으로 헐떡이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책은, 이런 말들은 어느 하나 성경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성경을 피상적으로 읽으면 이런 말들이 성경에 있는 듯하나, 실상은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생긴 것이며, 사탄의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이 모든 오해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큰지 깨닫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8장. 너는 너의 삶에 대한 나의 뜻을 저버렸다’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고 무릎을 쳤습니다. ‘혹시 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무시하고, 하나님의 뜻과는 무관하게 사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을 따르며, 그 분의 뜻을 구하는 것은 우리가 마치 높은 다리 위에서 일하는 것과 같다. 때때로 우리는 발을 헛디뎌서 추락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아래쪽에는 하나님이 미리 준비해 두신 은혜의 그물망이 쳐져 있고, 우리가 낙심할 때 그 분께서 언제나 우리를 받아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겁에 절려 살기를 원치 않으신다. 열정과 담대함을 가지고 살기를 바라신다.”(p. 178). 저는 격하게 동감했습니다. “은혜의 그물망”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내가 설령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게 행동해도 하나님께서는 “은혜의 그물망”으로 받아주시고, 나의 실수와 잘못까지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어떤 죄를 범했고, 어떤 부끄러운 모습이 있어도 주님께로 나아가면 주님은 받아주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무거운 짐을 예수님의 가벼운 짐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이 짐은 “배우는 삶”이고 “사랑하는 삶”이며 “섬기는 삶”입니다. 우리의 죄악의 짐이 아무리 크고 추하고 무거워도, 주님이 옮기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우리가 현재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손쉽게 옮길 정도로 위대합니다. 주님이 주시는 배움과 사랑과 섬김의 짐은 결코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를 풍성한 생명으로 인도합니다. 주님의 짐은 우리에게 진정한 안식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예수님께서 절대 말씀하지 않으신 열 가지 것들”(10 Things Jesus Never Said)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주님을 만나지 못한 모든 이들에게, 깊은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신앙생활이 무거운 짐처럼 여겨지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꼭,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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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들의 인생법 - 오래된 나를 떠나는 12가지 지혜
로타르 J. 자이베르트 지음, 김해생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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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속도로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지금 현대인들의 삶은 스트레스와 탈진으로 망가지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일들을 감당해야 하니, 멀티태스킹을 요구받습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진정한 멀티태스킹은 없답니다. 사람은 기껏해야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 낼 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주체적인 삶의 기본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선순위는 구하거나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또 일반적으로 자기계발서에 따르면,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모든 시간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저자는 시간 관리와 결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탈진과 폭발직전까지 수많은 일들과 복잡한 일들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능력을 인정받고, 권력과 성공을 얻고, 재산을 축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을 충만하게 해 줄 수 있을까요? 확실히 이 복잡한 세상에서 세상 모든 것을 단순화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단순하게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거나, 적어도 지금 하는 일을 기꺼이 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책 뒷부분에서 소개한 아마존 열대우림의 원주민 피라하 족의 이야기는 나에게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들은 수의 개념도 없고 따라서 하나, 둘, 셋 등에 해당하는 말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복합 문장도 구사할 줄 모르고, 물론 시제의 구별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현재 일어나는 일만 의미가 있습니다. 이솝 우화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에 따르면, 피하라 족은 추운 겨울을 대비하지 않은 어리석은 배짱이 인가요? 그러나 놀랍게도 과거나 미래에 대한 관심이 없는 피라하 족은 지구상에서 가장 만족하고 행복하고 편안한 종족이라고 저자는 평가합니다. 저자가 베네딕트 수도회에서의 세미나에 참석한 경험도 흥미롭습니다. 저자는 수도원에서 침묵 훈련으로 오직 정적과 자신만 존재할 때, 더 높은 자아를 찾을 수 있었다고, 아니 적어도 영혼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조금은 천천히,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으로 충만하여 자신만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자들의 삶의 방식이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내용입니다. 현재 나는 중년으로 내가 하는 일에 그럭저럭 만족하지만, 한편으로 벗어나고 싶은 욕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벗어남이 또 다른 회피일 수 있음을 잘 압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못지않게 지금 하는 일을 기꺼이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현재를 의미있게 살아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죠. 조금은 천천히, 평온한 가운데 자신의 삶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다른 사람이 강요한 삶이 아니라, 주체적인 나만의 삶을 살고 있는가? 현재를 사는가? 마음의 평안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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