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이호준의 터키여행 2
이호준 지음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오래전 저도 터키를 다녀왔습니다.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 그리고 톱카프 궁전이 눈에 선합니다. 이 책 1장에서 다시 그 곳을 만나다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와 나란히 있는 그 광장 이름이 뭐였더라’하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알려주네요. 히포드롬! 어, 왜 생소하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멋진 사진이 아닙니다. 그 곳에서 만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곳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히포드롬 광장에서 동로마의 황제 유스티아누스1세 이야기를 풀어놓고, 콥카프 궁전에서 ‘예니체리’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그것도 아주 친절하고 흥미롭게요. 이건 완전 ‘흥미진진 세계사’입니다. 학창 시절 세계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배웠다면 저는 아마도 역사학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역사책들을 자주 들추어 보고든요.

  2장의 제목도 흥미를 끕니다. “터키의 속살을 찾아서”! 제가 터키에 갔을 때, 여러 가지 이유로 터키 동쪽 아나톨리아를 방문하지 못했는데, 책에서 만나니 너무 좋습니다. 아나톨리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역사, 그 곳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해도 되는 겁니까? 작가는 기자답게 독자의 수준에서 글을 쓸 줄 압니다. 여행 작가답게 여행 중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와 역사를 넘나듭니다. 기록 사진가답게 매우 유용한 사진들을 실었습니다.

  3장에서 장소와 그 역사,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넴루트 산에 있는 카파도키아 북쪽 콤마게네의 왕 안티오코스 1세의 무덤과 관련된 이야기, 샨르우르파에서 아브라함에 관한 전설들, 에데사 왕국의 아브가루스 왕의 치유 이야기, 욥의 우물 이야기 등, 정말 어느 세계사 책이나 역사기행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설화와 전승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괴베클리테페의 에덴동산에 관한 소설과 같은 이야기도 역사적 진위를 떠나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과 함께 직접 터키를 여행하고 돌아온 기분입니다. 글에 넘치는 유머를 보면 이 책의 작가는 장난기가 많음이 분명합니다. 장난기 넘치는 이호준 작가와 함께 떠난 여행은 터키 역사와 상식을 마음껏 키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언젠간 다시 터키를 가 볼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해 봅니다. 특히 지금의 수도 앙카라로 날아가 곧장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그곳에서 카파도키아를 지나 유프라테스 강에 가 볼 작정입니다. 현실은 아직 멀었지만, 내 마음은 벌써 유프라테스 강가를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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