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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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 작가의 글은 톡톡 쏘는 맛이 있습니다. 그는 학자연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비속어를 남발하는데 천박하게 느껴지기보다는 백배 공감하게 되니, 이 어인 일입니까? 분명 글쓰기의 오랜 내공과 삶에 대한 나름의 깊은 통찰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붓질에 대한 그의 말을 들어보세요. “제가 먹을 쓸 때는 일단 무아지경이 될 때까지 습작을 하면서 문방사우와의 합일을 시도합니다. 합일이 되면 먹을 한 번만 찍어서 한 호흡으로 완성합니다. 붓질 한번이 욕심 한 번이지요.” 붓질에 대해 어쩜 이렇게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는지요.

  “저는 커피보다 발효차인 황차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커피일 경우에는, 종점다방 미스킴 배달류의 커피에 만성피로증후군 세 스푼과 습관성애정결핍증 세 스푼을 타서 마십니다.” 나는 이 문장에 빵 터졌습니다. 이외수 작가답습니다. 순식간에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정태련 화가의 맛깔스러운 세밀화 덕에 책은 더 다정다감하고 정이 갑니다. 그의 그림의 진가는 이외수 작가의 다른 책들, <하악 하악>, <절대 강자>, <아불류 시불류> 등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습니다. 정태련 화가 덕에 이외수 작가의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낄낄거리고 혼자서 까르르 웃습니다. 아내에게 서평 한마디 부탁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이보그 할아버지’(작가 이외수)께서 출출해 집에 들어온 식구들에게 냄새와 맛 모두 만족하게 하는, 불지 않은 라면을 송구할 만큼 예쁘고 향기 나는 꽃이 아로새겨진 도자기 그릇에 담아 내셨네요. 면발이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입에 척척 달라붙고, 국물은 또 어찌나 시원한지 이보다 더 시원한 것이 있을까 싶어요. 사이보그 할아버지의 책(사랑외전)을 가지고 가슴과 머리가 함께 맞장구치며 즐거이 놀 수 있었어요. 정말 재밌어요 ~~!”

 

  여기, 이외수의 유쾌한 어록이라고 할 만한 문장 몇 개를 소개합니다.

  “사랑은 김태희하고 나하고 누가 더 예쁘냐고 물어보지 않는 것. 하지만 열 번을 물어도 그때마다, 니가 더 예뻐, 라고 대답해 주는 것.”

  “남편이 자기를 배려하도록 만들지 않고 눈치를 보게 만들면 그때부터 여자는 아내라는 이름에서 여편네라는 이름으로 개명된다.”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 양심을 더럽히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가시는 당신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의 피박은 내일의 대박!”

  “존버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존나게 버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 가끔 들춰보면,

  울적할 때 좋은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세상을 욕하고 싶을 때 속 시원하게 해 줄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고 싶을 때 친한 친구의 격식 없는 격려를 얻을 것입니다.

  이 책, 이 땅의 모든 이에게 강추합니다.

  단, 머리와 가슴은 텅 비어있고 위선으로 중무장한 점잔 빼는 ‘개새퀴’들은 빼고요. 어차피 그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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