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벼운 삶의 기쁨 - 내 인생의 무게를 지혜롭게 내려놓는 법
앤 라모트 지음, 김선하 옮김, 강미덕 그림 / 나무의철학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가정을 이루며 먹고 사는 일, 그 팍팍한 현실에 허덕이며 살아갑니다. 때론 모든 일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훨훨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여의치 않네요. 이 사회는 쉬지 말고 앞으로 달려가라고 채찍질 합니다. 사는 게 만만하지 않음을 절실히 느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행복한 삶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행복한 삶은 불행에 빠지지 않으려는 소극적 삶이 아니다. 행복한 삶은 글자 그대로 ‘행복에 겨운 삶’이다. 행복에 겨운 사람들은 불행을 예배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그들은 불행을 불행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들에게 불행이란 그저 ‘살아가다 보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일 뿐이다.”(pp. 8~9). 이 문장이 내 가슴에 시원한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나의 삶과 내 가족, 내 주변 사람들의 삶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오만한지요. 나의 삶도 타인의 삶도 스스로 쟁취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모두 주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삶의 무게가 느껴지고 힘들 때는 신에게 도움을 청하고,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때로 감탄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 책, 조금은 발칙한 구석이 있습니다. 신에게 기도하라고 말하면서, 그 신이 굳이 전능한 신일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저 내가 도움을 구할 대상이면 된다고 말합니다. 작가에게 신이 삶의 궁극적인 원인이나 창조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기도할 수 있는 대상이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신을 상상하는 것”(p. 71)만으로도 좋다고 주장합니다. 참으로 가벼운 생각입니다. 그리고 모든 삶에는 금이 가고 어려움이 있는 법,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삶은 가벼워진다”(p. 29)고 말합니다. 작가는 삶의 어려움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단지 삶의 무게를 인식하면서도 유쾌하고 그 무게를 지고 가게 만드는 유머가 있습니다.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오네요.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이해하다’는 삶의 좋은 슬로건이 아니다.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정도면 충분하다”(p. 58).
“삶은 증명이 아니라 극복이다 …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는 데, 삶을 사용하라”(p. 77).
“나는 알게 된다. 기적은 정말이지, 눈이 부실 정도로 소소하다는 것을”(p. 122).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른다. 와우”(p. 201).
“경외심은 우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다. 그리고 이런 상태는 축복이다. 와우!”(p. 206).
이 책은 결국 우리가 무엇인가를 의지하고(HELP, 기도), 감사하고(THANKS), 늘 감탄하는(WOW!) 삶을 살 때, 조금은 가볍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충고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태도에 대한 충고는 너무나 재치 있고 익살스러워 저절로 맞장구를 치게 합니다. 우리네 삶을 유쾌하게 대할 수 있게 하는 이 책, 삶의 무게에 지친 모든 자에게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