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이기는 독학 영어 회화 - 전2권
박준영 지음 / 랭컴(Lancom)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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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래 영어를 접했는데, 회화에 젬병인 나에게 이 책 제목이 확 들어왔다. <학원을 이기는 독학 영어회화>! 그런데 나는 <학원을 이기는 독한 영어회화>로 읽은 것이다. 오독했지만 ‘독하게 배워서 독하게 써먹자’는 저자의 의도는 더 정확히 꿰뚫어본 것은 아닐까? 정말이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어, 책이 한 권이 아니고 두 권이네. 기분이 좋았다. 1권은 일상생활에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회화를 28개의 Unit으로 구성했다. 2권은 주제별로 24개의 Unit으로 구성되어있다.

1권은 너무 쉬우니 2권으로 곧장 go, go 하려다 지나온 나의 영어 공부를 되돌아보았다. 전공서적은 영어원서로 척척 읽어내면서도 외국인과 대화하려면 진땀부터 났다. 왜 그런가? 영어를 ‘공부’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학창시절만 해도 테이프도 구하기 어려운 때였다. 어렵사리 영문법 책을 구입해서 독해 위주로 공부했다. 대학교에 가서 전공 원서를 씨름하며 읽어냈다. 영어회화 책을 보면 너무 쉽고 시시했다. 아뿔사! 영문학이나 언어학을 전공하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 영어는 탐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습득해야 할 의사소통 기술임을 몰랐던 것이다.

이 책은 혼자서 제대로 연습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기본 문장을 ‘입에 착착’ 달라붙도록 연습하게 하고, 2단계는 대화문의 어법과 pattern을 알려준다. 3단계는 dialogue를 통해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하고, 4단계는 빈칸을 채워보는 exercise를 통해 다시 확인하게 한다. 오! 제대로 영어회화를 습득할 수 있겠다 싶다. 게다가 LanCom 사이트에 가면 MP3 파일이 공짜(free)!

정말이지, 한번은 독해져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먼저 LanCom에 들어가 MP3 파일을 다운로드해 본다. 웹하드에 가서 Lancombook으로 로그인하고 영어폴더에서 해당 file을 찾았다.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며 연습 또 연습을 할 것이다. 눈으로 보아서 아는 내용이라고 절대 건너뛰지 않겠다. 이 책의 저자가 도전하는 것처럼, 하루에 30분씩 영어회화에 독하게 투자해 보자. 살아있는 생생한 영어를 독한 마음품고 독학으로 배워보겠다. 입에서만 맴돌던 영어가 제대로 튀어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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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맛집 579 - 깐깐한 식객 황광해의 줄서는 맛집 전국편
황광해 지음 / 토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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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년이 되어 아내와 함께 맛 집 찾아다니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종종 인터넷 블로그에 소개된 맛 집을 찾아갔다가 실망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소위 ‘낚겼다.’ 그러던 중 이 책 <한국 맛집 579>을 접하게 된 것이다. 추천사를 보니 꽤 믿을만하다. 소설가 성석제는 재미있는 추천사를 썼다. 이 책이 본인이 감추어놓았던 최고의 음식점들을 죄다 공개해 사람들이 모두 몰려가면 남모르게 찾아가 먹던 기쁨을 빼앗길 것 같아, 사람들이 이 책을 안 읽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먹거리 X파이>의 이영돈PD도 추천사를 썼다. 이 책에는 우리 미각을 자극하는 토종 음식에 대한 역사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화려한 추천사 때문에 저자의 이력을 들추어 본다. “음식 평론가”, “기자노릇 하는 동안 회사 돈으로 전국을 9바퀴쯤 돌았다. 음식도 모르면서 기라랍시고 열심히 아는 체했다.” 재치 있는 자기소개다. 책을 들춰보기 전 이미 신뢰하게 되었다.

지난 주 3일간의 짧은 제주 여행을 했다. 이 책 때문에 이번 여행 테마는 ‘걷고 먹으며 힐링하기’였다. 제주의 7코스 올레길을 걷고, 큰노코메 오름을 올랐고, 억새가 지천인 산굼부리를 둘러보았고, 비자림 숲과 절물 휴양림을 걸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청정 백퍼센트의 제주바람을 맞으니 몸도 마음도 힐링되는 듯했다. 이 책에 소개된 제주의 맛집을 다 가고 싶었지만, 일정상 한곳만 들렸다. <명문사거리 식당>! 비자림 숲을 가기 전 일부러 찾아갔다. 표선면 가리시 마을에 있는 식당인데, 식당 앞 도로에 겨우 차를 대야 하는 초라한(?) 곳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대로 제주도 최고의 돼지고기집일까 의아해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무조건 돼지구이와 제주의 명물 ‘몸국’(돼지고기에 해조류를 넣은 국)을 시켰다. 주문을 받는 아주머니가 꽤 친절하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제주 흑돼지, 껍데기에 털이 박힌 채 적나라하게 접시에 담겨 나왔다. 불판에 올려 굽는 동안에 돼지의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한 점 집어 들어 입으로 쏙 ~. 흑돼지 삼겹살의 그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몸국도 대박!

다음에 제주에 들리게 되면, 김대중, 김영상, 노모현 대통령,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다녀갔다는 <남경 미락>에 가서 기필코 생선회를 먹어보리라. <맛나식당>에서 갈치조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을 따라 서울의 맛집을 찾아가 볼 것이다. 훗날 작심하고 아내와 함께 전국 맛 기행을 떠날 때,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황광해 씨가 매니저인 네이버 맛집 카페, <포크와 젓가락>에도 회원가입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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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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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의 절제된 언어로 이루어진 하이쿠의 세계! 그 작은 시구(詩句)에 세상과 삶을 담아낸다는 것, 참 매력적이다. 류시화 시인이 오랜 시간 열정을 바쳐 번역하고 해설해 더욱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그는 하이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이쿠는 반쯤 열린 문이다. 활짝 열린 문보다 반쯤 열린 문으로 볼 때 더 선명하고 강렬하다. 하이쿠는 생략의 시다.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여백과 침묵으로 마음을 전한다. … ”(p. 5). 나체의 여인보다 옷으로 감쌌지만 몸매가 다 드러나는 여인의 모습이 더 고혹적이듯, 하이쿠는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첫 번째 소개된 바쇼의 하이쿠, “두 사람의 생 / 그 사이에 피어난 / 벚꽃이어라”(p. 10)는 붉은 꽃을 가득 피운 벚나무와 까마귀 두 마리 그림으로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류시화 시인의 해설이 있어 더 감동적이다. 떠올려본다. 미적 감각까지 공유했던 나의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이. 우정과 사랑, 추억, 삶과 자연 … 우리네 삶에서 한 순간의 찬란함이 사라져도 꽃들은 만발할 것이다. 그리고 그 꽃도 또 사라지겠지. 자연스럽게 부손의 하이쿠 하나를 가슴에 담아본다. “지고 난 후에 / 눈앞에 떠오르는 / 모란꽃”(p. 400). 텅 빈 여백에 강렬한 한 줄기 빛을 담은 그림처럼 인상적이다. 사라진 뒤에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모란꽃처럼 사랑하는 친구나 애인의 부재는 오히려 그들을 더 절실하게 만들곤 한다.

극도로 절제된 산토카의 하이쿠는 처절하리만치 탐미적이어서, 고독과 허무함을 사무치게 드러낸다. “머물 곳이 없다 순식간에 저물었다”(p. 546), “기침이 멎지 않는다 등 두드려 줄 손이 없다”(p. 547). 산토카는 시인 호사이의 ‘기침을 해도 혼자’에 대한 화답으로 이 하이쿠를 썼단다. 그리고 호사이가 죽자 그의 죽음을 부러워했다. 산토카는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자살 미수에 그친 것을 증거로 내세워 자신에게 삶의 집착이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장장 759페이지에 달하는, 부담스럽게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섬광처럼 빛나고, 때론 얼음처럼 차갑고, 때론 선혈처럼 강렬한 한 두 줄의 시(詩)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정말이지 어디를 펼쳐보아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시들이 가득하다. 쓸쓸하고 삶이 허망하게 느껴질 때, 분주하고 바쁜 일상의 삶 속에서 잠시 마음의 평안을 원할 때, 사랑하는 이의 부재로 슬플 때, 그 누구에게도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하이쿠 한 줄은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인도한다. 이 책, 사무실 책상머리에 놓아두고 한적한 오후에 하나씩 들추어 본다. 시(詩)가 있어 행복하다. 하이쿠의 세계를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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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부여의 기술 -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바꾸는 8가지 코드
인터브랜드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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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품을 파는 일이나 광고업계에 종사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소비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의 힘”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의미부여의 기술>이라는 책은 애당초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목차를 보면서 읽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code1_People, 브랜드의 완성은 사람이다’와 ‘code8_Politics, 정치도 브랜드 시대’가 특히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책은 단순히 상품을 광고하고 많이 파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브랜드와 브랜딩의 본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에서 만들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만든 책답게 Prologue와 목차를 보는 순간 읽고 싶게 만든다. 인터브랜드 코리아 대표 문지훈은 Prologue에서 인터브랜드의 신념인 ‘Brands have the power to change the world.’을 표방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 그림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Creative라는 캔에 people, story, proposition, network, identity, politics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모두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identity 스프깡통은 왜 색깔이 뒤바뀌었을까?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다움’이라는 정체성(identity)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브랜드하면 단순히 상표나 로고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뒤에 브랜드는 상품 전체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임을, 따라서 브랜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사람이든 상품이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환호하는 이유는 자체의 특별한 무엇이 있고 그것을 잘 브랜딩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오래 장수하는 브랜드의 첫 번째 비결은 명확한 본질 추구, 즉 분명한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비결은 끊임없는 변화(fine tuning) 혹은 혁신에 있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나는 ‘나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분명한 인생철학과 비전이 있는가? 나는 끊임없이 작은 변혁을 추구하며 나를 성공적으로 브랜딩하고 있는가?

이 책에 제시된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바꾸는 8가지 코드”는 상품의 브랜딩 뿐 아니라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에 모두 적용되는 훌륭한 지침들이다. 이 책 마지막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 명의 브랜더와 인터뷰 형식으로 기록된 ‘code special’은 이 책 전체 내용을 요약한 듯하다. 기대보다 훨씬 많은 수확이 있었던 책읽기였다. 처음에는 브랜딩에 대해 배울 수 있겠다 싶어 책을 들었는데, 내 인생을 어떻게 브랜딩할 것인지 생각한 멋진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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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터의 고뇌 꿈결 클래식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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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오래 전부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제목으로 읽혀왔다. 이번 꿈결 출판사에서 원제목의 음('Werther')과 의미('Leiden')를 살려 <젊은 베르터의 고뇌>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 제목부터 깊이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이 책의 번역 전체를 신뢰하게 된다. 얼마 전 ‘꿈결 클래식 시리즈’ 두 번째 책인 <햄릿>을 읽었다. 특히 책 뒷부분에 있는 전문가의 친절한 ‘해제’가 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고, 참신한 컬러 일러스트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그래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젊은 베르터의 고뇌>의 줄거리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나는 먼저 ‘해제’부터 읽었다. 역시나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 괴테의 삶과 당시의 시대상 그리고 이 작품의 탄생 배경을 배웠고, 이 소설의 형식과 구성의 특징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은 괴테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로 당시 18세기 유럽 소설의 큰 흐름인 ‘서간체’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괴테는 오직 남자 주인공 베르터의 편지만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독특성을 보여주었고, 책 후반부에 편집자를 등장시켜 소설의 개연성을 높였다. 어쨌든 ‘베르터(Werther)’라는 이름은 ‘강의 섬’이란 뜻의 ‘베르트(Werth)’와 ‘가치’를 의미하는 ‘베르트(Wert)’를 연상시킨다. 그렇다면 주인공 베르터는 “자기만의 고유한 가치를 추구해 고립되어 있는 사람”(p. 273)일 수 있다. 그는 왜 이렇게 고뇌하는 존재가 되었는가? 이전에는 사랑의 고뇌라는 관점에서만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이 책 해제에서는 사회와의 불화, 본질적으로 베르터 자신의 성격과 사고방식에서 온 고뇌라고 설명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무엇보다 인간에게 사랑의 고뇌가 얼마나 큰지 느껴본다. 그런데 베르터의 고뇌는 처절하리만치 자기중심적인 사랑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주인공은 상대방 로테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진실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로테를 향한 자신의 감정에만 집착해 로테도 자신을 끔찍이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 베르터와 로테 사이에는 정말 사랑이 있었던 것일까? 베르터가 사랑의 고뇌를 해결하는 방식, 즉 권총 자살을 따라 모방 자살이 한 때 유행했다니, 확실히 지금 시대의 사고방식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오늘날 청년들은 ‘골키퍼가 있어도 골은 들어 간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시대가 달라져도 사랑의 격정은 언제나 있을 것이다. 다만 시대에 따라 사랑의 고뇌를 해결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겠지만 말이다. 고전소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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