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18세기 영국 사회는 정치 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며 문화적으로도 놀라운 발전을 이룬 때였습니다. 새뮤얼 존슨이 펴낸 <영어사전> 하나만으로도 당시 문화가 얼마나 융성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활동했던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의 이야기, 이들이 함께 모였던 클럽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더 클럽>은 런던의 평범한 선술집인 ‘터크즈 헤드 태번(Turk’s Head Tavern)’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우정을 나눈 모임입니다. 이 클럽의 회원은 문학비평가인 새뮤얼 존슨을 비롯해, 전기작가인 제임스 보즈웰,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 경제학자이며 철학자인 애덤 스미스,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 배우 데이비드 개릭과 같은 이들입니다.
이 책의 저자 레오 담로슈는 세계적인 역사학자인데, 주로 제임스 보즈웰의 글을 토대로 <더 클럽>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보즈웰은 새뮤얼 존슨과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깊은 우정을 나누었기에, 그의 글을 토대로 책을 썼다면 아무래도 새뮤얼 존슨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그들은 함께 모여 정치, 법, 의학, 문화, 예술에 관해 토론하고 논쟁을 벌이면서 서로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이 모임을 ‘문예 클럽’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사자들은 선술집에서 좋은 벗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클럽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모임에 대한 자부심도 강해, ’더 클럽’을 대문자 ‘THE CLUB’으로 표기하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더 클럽’의 탄생과 ‘더 클럽’ 회원들의 삶과 인물됨을 묘사한 이 책은 ‘집단 전기물’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 클럽’의 회원들을 오늘날 상류사회 사람이라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이들은 부르주아라고 불렸는데, 부르주아는 상위계층 사람들이 볼 때는 ‘귀족적이지 않은 천박한 계급’이었고, 하위계층 사람들이 볼 때는 ‘노동하지 않는 기생충 같고 계급’이었습니다. 이들은 성직자, 시인, 철학자, 과학자, 음악가, 화가, 의사, 등의 직업을 가졌고 사회를 변혁시키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많은 화보, 초상화, 사진이 담겨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저자는 이상한 나라의 주인공. 앨리스(Alice)의 말은 인용합니다. “그림이나 대화가 없는 책이 무슨 소용이 었어?” 맞습니다! 이미지는 과거 세계를 실감나게 만들어 생동감을 불어 넣습니다. 이 책, 600페이지가 넘어 부담스러운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18세기 영국의 다양한 인물들의 내밀한 생각과 생활을 엿볼 수 있으며 이들이 추구했던 세상을 어렴풋이나마 마음에 그려볼 수 있습니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