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거짓말 - 교회가 가르쳐주지 않는 기독교의 불편한 진실
지윤민 지음 / 유리창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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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는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교회가 세상을 염려해야 하는데,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게 되었다고 개탄합니다. 분명 한국 교회는 타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기독교의 불편한 관행을 칼날처럼 날카롭게 들추어냅니다. 저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으로서 마음으로는 느꼈지만 직접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은 정직하게 지적합니다. 교회의 지나친 건물 집착과 엄청난 건축비, 무례한 전도와 무리한 교회성장추구, 성직계급의 문제점 등. 또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근본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편협한 비판들도 이 책에는 많이 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대교회의 주류가 영지주의자들이었는데, 그들이 정치적 이유로 박해를 받고 이단으로 정죄됨으로 나그함마디 문서가 땅 속에 파묻혔다든가, 나그함마디문서인 <도마복음>은 복음서들이 원전으로 삼은 것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순수하게 보존하고 있다든가 하는 저자의 주장은 연대적인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영지주의’는 200년 후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이집트에서 발견된 콥트어 <도마복음>은 기록 연대가 340년경, 그리스어 <도마복음>은 아무리 빨리 잡아도 200년경을 앞서지 못합니다. 물론 도마복음의 내용 일부는 1세기 중후반까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이요 추정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연대적으로 생각해보아도 <복음서>와 <바울서신>이 <도마복음>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이며, 또 그 내용은 영지주의적 사상에 따라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저자의 비판은 너무 극단으로 치우쳤습니다. 저자가 진리를 추구하는 열정으로 성경을 나름대로 많이 연구한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왜곡된 정보와 지식에 입각해 정통 기독교에서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가설들을 마치 확고한 진리인 냥 말하는 것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군요.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존 레넌의 ‘Imagine’이 2000년 전 예수의 가르침과 유사하다고 말하며, ‘Imagine’ 가사 전문을 실어놓았습니다. 아! 이 책의 저자 지윤민 씨가 영지주의자이군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너무 좌편으로 경도된 신학책들과 사람들만을 접하게 되어, 균형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자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지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에 기대를 가지고 동감하며 읽다가 나중에는 너무 많은 편협된 주장에 실망했습니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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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 나 - 청소년, 철학과 사랑에 빠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3
고규홍 외 지음 / 꿈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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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산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잘 먹으면 잘 사는 것’이라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는 것인가요? ‘잘 먹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과연 이런 질문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질문인가요? 철학이란 무엇인가요? 저는 철학이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의견과 생각에 ‘딴지’를 걸어보는 것, 즉 삶의 모든 것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런 점에서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철학 교과서”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청소년뿐 아니라 삶에 대해 생각하며 사는 모든 이들을 사유(思惟)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매우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나, 우리, 세계'라는 카테고리 안에 각각 다섯 꼭지를 만들어, 총 15가지 주제들을 개진합니다. 마치 과외선생님이 옆에서 조근조근 가르치듯 독자들을 생각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중간 중간 적절한 인용문들이 있습니다. 꼭 철학자들의 글만 인용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에 대해 말하면서, 제이 래빗의 <Happy Things>을 인용했네요. 제이 래빗이 누구지, 인터넷을 뒤졌더니 요즘 한창 뜨는 여성 두엣 가수더라고요. 덕분에 이들의 노래를 몇 개 들으며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이 책, 청소년들에게 철학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겠다 싶습니다. 그림이나 사진들도 흥미를 자아냅니다. 철학자들의 초상이나 사진, 주제 관련 그림이나 자료들, 청소년들이 좋아할만 한 재미있는 책 편집 등이 돋보입니다. 정말 지루한 줄 모르고 책을 읽게 됩니다. 아니 읽는다기보다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각 꼭지 마지막에 소개한 참고도서, 특히 ‘청소년이 읽어보면 좋을 책’을 표시해 놓았는데, 무척 유용합니다. 이 유명한 수십 권의 책 중 제가 직접 읽은 것은 부끄럽지만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군요. 저도 한권씩 사서 읽어야겠습니다.

  이 책은 ‘생각하는 법을 재미있게 알려주는 과외선생님’이라고 말하고 싶군요. 꼭 어려운 철학적 전문용어를 써야만 철학을 하는 건가요? 쉽고 재미있습니다. 각 주제에 대해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실제적이고 구체적입니다. 가벼운 철학입문서로 충분합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장년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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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과 함께 살기 -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 최종규의 사진 읽기 삶 읽기
최종규 지음 / 포토넷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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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규 작가는 우리말을 사랑하고 지켜내려고 한 길로 걸어 온 이입니다. 또 서민의 삶, 인천 골목동네, 헌책방 등을 사진 찍기 좋아해서 사진이 담긴 글들을 엮어 몇 권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 이런 외골수 작가의 집념이 느껴집니다.

  이 책에는 낯설면서도 친근한 글말들이 가득합니다. 이 책의 묶음만 보아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서른여섯 꼭지의 글들을 열두 권씩 세 묶음으로 엮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숨은 사진책 - “먼지쌓인 책시렁 한켠에서 기다리는 사진책이 있습니다.”

  헌책방과 일본사진책 - “헌책방에는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사진책이 숨어 있습니다.”

  내 삶으로 삭인 사진책- “사진책을 보며 우리 삶과 사진을 깊이 생각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사진책들보다 이것들을 엮은 이 책 자체가 내 가슴을 더욱 두근거리게 하는군요.

 

  저자가 소개한 사진책 중에서, 에드워드 슈타이켄의 「인간 가족(The Family of Man)」이 인상적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을 조촐하게 느끼도록 담아낸 사진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는데 꾸밈없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너무 가꾸고 치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게 담아낸 사진을 보면, 팍팍해진 마음에서 샘물 한잔 바친 듯 삶의 소중함과 의지가 조용히 샘솟습니다.

  「서울 원당 국민학교 제 8회 졸업기념 앨범(1982. 2. 11)」을 봅니다. 저는 국민학교를 1972년도에 졸업했으니까, 이 졸업앨범보다 십년 앞섰네요. 그런데도 어쩜 저의 졸업앨범을 보는 듯하죠? 너무 똑같습니다. ‘국민학교’라는 표현 자체가 반갑네요. 지금도 컴퓨터로 국민학교라고 쳤더니 자동으로 ‘초등학교’라고 변환되네요. 수동키로 다시 ‘국민학교’라고 쳐야 됩니다. 작가는 옛날 졸업사진앨범에서 학교옷이 따로 없어 아이들이 제 집안 형편대로 옷차림을 한 것을 봅니다. 형이나 언니한테 물려받았음직한 옷차림도 있음을 유심히 봅니다. 그리고는 오늘날 아이들이 번들번들 이름난 회사의 빛고운 옷으로 감싸고 있는 것을 찍은 오늘날 잡지나 앨범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이 없다고 한숨짓습니다. 백 배 동감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강렬한 내용들은 세 번째 묶음, ‘내 삶으로 삭인 사진책’에 담겨있습니다. 사진작가 최민식 님의 사진선집 「HUMAN」, 이자와 고타로의 「사진을 즐기다」, 전몽각 사진집 「윤미네 집」, 윤주영 사진집 「어머니의 세월」등을 소개받으면서, 사진 찍기가 삶을 어떻게 바로 보게 하는지, 어떤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는지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눈에 보기 좋은 아름다운 사진이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과 추함, 눈물과 기쁨, 좌절과 희망 등을 담아내는 사진이야 말로 읽어낼 가치가 있습니다. 또 이런 사진들을 통해 우리네 삶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어떤 사진책보다 사진 읽기와 삶 읽기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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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이호준의 터키여행 2
이호준 지음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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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저도 터키를 다녀왔습니다.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 그리고 톱카프 궁전이 눈에 선합니다. 이 책 1장에서 다시 그 곳을 만나다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소피아 성당과 블루 모스크와 나란히 있는 그 광장 이름이 뭐였더라’하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알려주네요. 히포드롬! 어, 왜 생소하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멋진 사진이 아닙니다. 그 곳에서 만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곳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히포드롬 광장에서 동로마의 황제 유스티아누스1세 이야기를 풀어놓고, 콥카프 궁전에서 ‘예니체리’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그것도 아주 친절하고 흥미롭게요. 이건 완전 ‘흥미진진 세계사’입니다. 학창 시절 세계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배웠다면 저는 아마도 역사학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역사책들을 자주 들추어 보고든요.

  2장의 제목도 흥미를 끕니다. “터키의 속살을 찾아서”! 제가 터키에 갔을 때, 여러 가지 이유로 터키 동쪽 아나톨리아를 방문하지 못했는데, 책에서 만나니 너무 좋습니다. 아나톨리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역사, 그 곳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해도 되는 겁니까? 작가는 기자답게 독자의 수준에서 글을 쓸 줄 압니다. 여행 작가답게 여행 중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와 역사를 넘나듭니다. 기록 사진가답게 매우 유용한 사진들을 실었습니다.

  3장에서 장소와 그 역사,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넴루트 산에 있는 카파도키아 북쪽 콤마게네의 왕 안티오코스 1세의 무덤과 관련된 이야기, 샨르우르파에서 아브라함에 관한 전설들, 에데사 왕국의 아브가루스 왕의 치유 이야기, 욥의 우물 이야기 등, 정말 어느 세계사 책이나 역사기행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설화와 전승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괴베클리테페의 에덴동산에 관한 소설과 같은 이야기도 역사적 진위를 떠나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과 함께 직접 터키를 여행하고 돌아온 기분입니다. 글에 넘치는 유머를 보면 이 책의 작가는 장난기가 많음이 분명합니다. 장난기 넘치는 이호준 작가와 함께 떠난 여행은 터키 역사와 상식을 마음껏 키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언젠간 다시 터키를 가 볼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해 봅니다. 특히 지금의 수도 앙카라로 날아가 곧장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그곳에서 카파도키아를 지나 유프라테스 강에 가 볼 작정입니다. 현실은 아직 멀었지만, 내 마음은 벌써 유프라테스 강가를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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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외전 - 이외수의 사랑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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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 작가의 글은 톡톡 쏘는 맛이 있습니다. 그는 학자연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비속어를 남발하는데 천박하게 느껴지기보다는 백배 공감하게 되니, 이 어인 일입니까? 분명 글쓰기의 오랜 내공과 삶에 대한 나름의 깊은 통찰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붓질에 대한 그의 말을 들어보세요. “제가 먹을 쓸 때는 일단 무아지경이 될 때까지 습작을 하면서 문방사우와의 합일을 시도합니다. 합일이 되면 먹을 한 번만 찍어서 한 호흡으로 완성합니다. 붓질 한번이 욕심 한 번이지요.” 붓질에 대해 어쩜 이렇게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는지요.

  “저는 커피보다 발효차인 황차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커피일 경우에는, 종점다방 미스킴 배달류의 커피에 만성피로증후군 세 스푼과 습관성애정결핍증 세 스푼을 타서 마십니다.” 나는 이 문장에 빵 터졌습니다. 이외수 작가답습니다. 순식간에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정태련 화가의 맛깔스러운 세밀화 덕에 책은 더 다정다감하고 정이 갑니다. 그의 그림의 진가는 이외수 작가의 다른 책들, <하악 하악>, <절대 강자>, <아불류 시불류> 등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습니다. 정태련 화가 덕에 이외수 작가의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연신 낄낄거리고 혼자서 까르르 웃습니다. 아내에게 서평 한마디 부탁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이보그 할아버지’(작가 이외수)께서 출출해 집에 들어온 식구들에게 냄새와 맛 모두 만족하게 하는, 불지 않은 라면을 송구할 만큼 예쁘고 향기 나는 꽃이 아로새겨진 도자기 그릇에 담아 내셨네요. 면발이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입에 척척 달라붙고, 국물은 또 어찌나 시원한지 이보다 더 시원한 것이 있을까 싶어요. 사이보그 할아버지의 책(사랑외전)을 가지고 가슴과 머리가 함께 맞장구치며 즐거이 놀 수 있었어요. 정말 재밌어요 ~~!”

 

  여기, 이외수의 유쾌한 어록이라고 할 만한 문장 몇 개를 소개합니다.

  “사랑은 김태희하고 나하고 누가 더 예쁘냐고 물어보지 않는 것. 하지만 열 번을 물어도 그때마다, 니가 더 예뻐, 라고 대답해 주는 것.”

  “남편이 자기를 배려하도록 만들지 않고 눈치를 보게 만들면 그때부터 여자는 아내라는 이름에서 여편네라는 이름으로 개명된다.”

  “세상이 아무리 썩어 문드러져도, 양심을 더럽히지 않고, 초연하게 살아가시는 당신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의 피박은 내일의 대박!”

  “존버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존나게 버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 가끔 들춰보면,

  울적할 때 좋은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세상을 욕하고 싶을 때 속 시원하게 해 줄 것입니다.

  다시 일어나고 싶을 때 친한 친구의 격식 없는 격려를 얻을 것입니다.

  이 책, 이 땅의 모든 이에게 강추합니다.

  단, 머리와 가슴은 텅 비어있고 위선으로 중무장한 점잔 빼는 ‘개새퀴’들은 빼고요. 어차피 그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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