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노인이 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것
고민곤 지음 / 좋은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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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 자주 인용하신 기억이 납니다. 이 책, 원문과 함께 작품 해석까지 해 놓았다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펼쳤습니다. 발췌한 영문을 읽는 것만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이 해설책의 저자는 이 소설의 전개가 육지에서 바다로 그리고 바다에서 육지로 다시 순환한다고 친절히 설명합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 소설의 가장 다이내믹한 순간임은 분명합니다.


각 파트의 해설(commentary)은 매우 통찰력이 넘칩니다. General Review는 이 소설이 독자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짚어줍니다. 비록 상어에게 모두 뜯기고 뼈대만 남은 물고기만 가지고 육지에 도착했지만, 노인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정신적인 성취를 이룬 것입니다. 또한 삶의 고통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피조물은 모두 고통을 겪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다른 피조물과 동류의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인은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기에 자연을 존중합니다. 젊은 어부들은 바다를 남성(El Mar)으로 보고 투쟁의 대상으로 여기지만, 노인은 바다를 착취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에 아름다운 여성(La Mar)으로 부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노인이 사자의 꿈을 꾸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노인은 분명 사자 같은 위대함과 고상함, , 패배하지 않는 신념을 지니고 있습니다. 노인이 자신에게 계속 상기한 말은 매우 인상깊게 나의 마음에 남습니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이 책 뒷부분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 노인(Santiago), 소년(Manolin), 청새치(Marlin), 젊은 어부,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쿠바의 역사, 문화, 종교, 음악과 술까지 자세히 소개해서, 이 소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맨 마지막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전쟁 경험과 소설 형성 과정을 말하고, 헤밍웨이의 연보까지 실었습니다. <노인과 바다>를 읽고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 분이라면 이 소설을 해설한 고민곤의 <노인과 바다>를 읽은 뒤, 다시 읽어보세요. 분명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영어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 해설서를 먼저 읽는다면, <The Old Man and The See> 원서를 자신 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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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에게 - 영성이 마음에게 건네는 안부
김용은 지음 / 싱긋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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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단하게 느껴지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영혼은 고요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 김용은 수녀님의 글을 대하면서 도종환 시인의 시구가 떠올랐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영성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1부와 4부는 모두 마음에게혹은 다시, 마음에게라는 타이틀이 붙어있습니다. 자신의 마음과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글 감정을 마음이라 말하지 않기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고요히 바라보며 그 감정에 말을 걸어보라고 충고합니다. 사실 감정은 우리 마음에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손님이라는 말에 깊이 동감했습니다. 우리 마음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걱정, 갑자기 몰아닥치는 두려움이라는 손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이 책,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말씀을 기본으로 영성에 관해 깊은 묵상을 전합니다. 각 꼭지 끝에는 살레시오 성인의 말과 일상을 돌보는 마음영성그리고 오늘의 기도가 실려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가 참 마음에 듭니다. “노를 저어 바다를 건너가는 사람은 물 위의 파도를 보기보다는 하늘을 쳐다 보듯, 오늘의 걱정거리보다 내일의 희망을 바라보게 하소서”(p. 34). “슬플 때 기도처럼 좋은 명약은 없다 하지만, 기도할 의욕도 없어지고 서글픈 생각만 드는데 어쪄죠? 그럴 때마다 그저 애써 외쳐봅니다. 자비와 사랑이신 주님, 저의 기쁘이시고 희망이시며 사랑이신 하느님!”(p. 171).

마음 다스리는 구체적인 비법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으면 실망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가지고 마음 다스리기를 스스로 시도하려고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음 다스리기는 수학 공식처럼 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주님 앞에서 하루하루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주님께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고통과 이별과 죽음이 두렵고, 재앙같은 슬픔이 몰려올 때, 이 책은 친절하고 따뜻한 조언을 건넬 것입니다. 너무 조급하지 마세요. 때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고요한 방에 앉아 있을 때 치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브레이즈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한다고 말했다죠. ‘마음 영성영혼의 음식과 같아서 마음을 돌보고 삶을 단단하게 세워 주는 근력과 같은 것입니다. <흔들리는 마음에게>는 정보와 지식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을 고요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희망이 가득 하도록 만드는 책입니다. 천천히 읽어보세요. 실망하지 않으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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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 소설처럼 읽는 고대 그리스 생활사
필립 마티작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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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스 대왕 이후 그리스 제국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고대 세계의 전문가인 필립 마티작은 이 책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8명의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합니다. 농부 이피타, 외교관 페르세우스, 노예 생활에서 탈출하는 트리타, 강력한 우승 후보인 달리기 선수 시밀로스, 아테네 상인의 넷째 딸인 어린 신부 아피아, 건축가 메톤, 상인 사키온, 리라 연주자 카리아. 이들은 각각 자신의 처지와 직업에 따라 고군분투하며 살아갑니다. 그들은 서로 매우 다른 삶들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그리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놀라울 정도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부 이피타의 아들 칼리피데스는 아피아와 결혼하고, 외교관 페르세우스는 건축가 메톤이 지은 신전에서 리라 연주자 카리아를 만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들은 133회 올림픽 제전을 중심으로 당시의 관습과 개인적 상황 속에서 각자의 직업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들의 고민과 행동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달리기 선수 시밀로스는 크레타 고르틴 도시로부터 온 스카웃 제의를 거절하고, 네아폴리스 대표로 여러 제전에 참가합니다. 때로는 부정 선수가 우승하는 억울한 일을 경험하고, 올림픽 제전에서는 경쟁자를 이기고 간신히 승리합니다. 소설처럼 쓰인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고대 세계에 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 인물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고대 그리스 세계의 역사적 상식을 얻는 것은 덤입니다. 외교관 이야기에서는 당시 국제 정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셀레우코스 제국의 안티오코스 2세와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2세에 관한 역사적 상황을 확실히 알게 됩니다. 달리기 선수 이야기에서는 운동선수들과 이들을 훈련하고 관리하는 사람들, 체육관의 모습, 올림픽 제전이 열리는 절차와 제전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알게 됩니다. 건축가 이야기를 통해서는 그리스의 다양한 신전들과 건축 양식도 배웁니다. 어린 신부 이야기를 통해서는 당시 가정과 결혼 풍속도를 배웁니다.

역사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니, 놀랍습니다. 마치 고대 그리스 세계의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방영하는 여덟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듯합니다. 앞으로 왕과 전쟁 중심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중심으로 서술한 역사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역사책들을 통해 독자들은 현재 자신의 삶을 역사적 관점에서 조금은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요? 즐거운 역사 공부, 인생 공부를 할 수 있는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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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 불안하고 막막한 시대를 건너고 있는
김성중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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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기술의 격변을 따라가지 못한 채, 팍팍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며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굳이 과학 기술의 진보에 발맞추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너무 물질적인 풍요라든가 육체적 쾌락, 그리고 세속적인 성공에 목매고 살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이지 낭만이 살아진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대학 강단에서 20여 년간 영국의 낭만주의 문학을 가르친 김성중 교수님이 낭만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했습니다. 이 책,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팩트만을 중시하는 시대에 우리는 성스러움’, ‘초월적 지복등과 같은 영성을 추구하는 낭만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요. 낭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팩트가 아니라 상상력, 강수성, 감성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입니다. 이런 낭만이 없는 삶은 인간다운 삶이 아닙니다.

저자는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 중 로버트 번스(Rovert Burns)<그대는 빨간 장미>와 존 키츠(John Keats)<라미아>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감성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습니다.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시와 그림, <순수의 노래><경험의 노래>에서 창의력과 자유에 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영국의 유명한 낭만주의자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새뮤얼 콜리지(Samuel Coleridge), 퍼시 비쉬 셰리(Percy Bysshe Shelley) . 사실, 이런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는 낭만이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판치는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롭게 떠돌며 자연을 만끽하려고 합니다. 사랑했던 사람에 관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아련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자들은 모두 낭만주의자들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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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메타포 꿈 - 생애 말 영적 돌봄에 대하여
켈리 버클리.패트리샤 버클리 지음, 윤득형 옮김 / 샘솟는기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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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흥미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사람들은 꿈을 꿉니다. 보통은 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몸과 정신이 허약해져서 이상한 꿈을 꾼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은유(metaphor)가 담겨 있습니다. ‘메타포란 모르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이미 아는 것을 사용하는 일입니다. 죽음과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해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나 비전이 꿈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닐까요? 저자는 이것을 죽음예지 꿈과 환상’(Pre-Death Dreams and Visions)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죽음예지 꿈에 나타나는 다양한 요소들을 여러 역사적 자료와 상담 자료를 통해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중국 원나라 시대 불교 경전에 있는 왕치우리엔(Wang Chiu Lein)의 꿈 해석, 제나디우스(Gennadius)의 꿈 이야기를 친구에게 해석해 주는 히포의 어거스틴(St. Augustine of Hippo), 사형 집행을 앞둔 소크라테스(Socrates)가 꾼 꿈, 순교를 앞둔 로마의 여성 <비비아 페르페투아(Vibia Perpetua)의 일기>에 묘사된 네 개의 꿈 이야기, 이 책의 저자들이 만난 죽음을 앞둔 이들의 꿈, 등등. 이런 죽음예지 꿈에는 죽음을 여행 메타포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여행에 안내가 있듯, ‘죽음예지 꿈과 환상에는 다양한 안내자가 등장합니다. 특히 과 같은 신성한 안내자나 사랑하는 어른이 나타납니다. 아니면 운송 수단으로 마차나 멋진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장애물도 등장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인생의 문제들과 인간관계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망의 표현일 것입니다.

Prologue에서 밝혔듯, 이 책은 꿈 이론에 대한 해설서가 아닙니다. ‘죽음예지 꿈과 환상을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 죽어가는 자를 돌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그래서 이 책 마지막 6장은 죽어가는 사람을 돌봄(care for the dying)’입니다. 좋은 죽음에는 몇 가지 특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안함, 고통의 조절, 인생의 기억에 대한 성찰, 다 하지 못한 일의 마무리, 사랑하는 이와의 친밀감, 불편한 관계의 사람과 화해함, 일 정리, 장례식 계획, 등입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존엄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죽어가는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에 예기치 않은 새로운 삶이 출현한다는 사실이 죽음을 신비로운 형상으로 만듭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근무하는 이,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교사, 성도의 삶에 깊이 연결된 목회자, 무엇보다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랑하는 이를 둔 가족은 꼭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삶의 가치와 존엄한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죽어가는 자에게 사랑과 소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죽음을 맞을지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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