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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 불안하고 막막한 시대를 건너고 있는
김성중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8월
평점 :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기술의 격변을 따라가지 못한 채, 팍팍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며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굳이 과학 기술의 진보에 발맞추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너무 물질적인 풍요라든가 육체적 쾌락, 그리고 세속적인 성공에 목매고 살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이지 낭만이 살아진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대학 강단에서 20여 년간 영국의 낭만주의 문학을 가르친 김성중 교수님이 ‘낭만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했습니다. 이 책,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팩트만을 중시하는 시대에 우리는 ‘성스러움’, ‘초월적 지복’ 등과 같은 영성을 추구하는 낭만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요. 낭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팩트’가 아니라 상상력, 강수성, 감성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것입니다. 이런 낭만이 없는 삶은 인간다운 삶이 아닙니다.
저자는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 중 로버트 번스(Rovert Burns)의 <그대는 빨간 장미>와 존 키츠(John Keats)의 <라미아>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감성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습니다.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시와 그림, <순수의 노래>와 <경험의 노래>에서 창의력과 자유에 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영국의 유명한 낭만주의자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새뮤얼 콜리지(Samuel Coleridge), 퍼시 비쉬 셰리(Percy Bysshe Shelley) 등. 사실, 이런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는 낭만이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판치는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롭게 떠돌며 자연을 만끽하려고 합니다. 사랑했던 사람에 관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아련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자들은 모두 낭만주의자들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