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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 낯선 역사에서 발견한 좀 더 괜찮은 삶의 12가지 방식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강혜정 옮김 / 원더박스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까요? 도대체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이죠? 이 책은 역사라는 ‘원더 박스(the Wonder Box)’를 열어서 삶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점검하고 좀 더 괜찮은 삶으로 한 걸음 결단하고 나아가라고 도전합니다. 저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역사를 통해 모든 것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사랑, 가족, 공감, 일, 시간, 돈, 감각, 여행, 자연, 신념, 창조성, 죽음의 방식에 대해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어떻게 살았는지 매우 흥미롭게 알려줍니다.
첫 번째 주제 ‘사랑’에 대해 읽으면서, 내가 사랑에 대해 얼마나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에로스와 아가페의 사랑에 대해서 그것을 대립하여 생각하는 데 익숙한 나에게, 저자는 사랑의 다양성을 들려주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첫째, 현재 우리가 사랑에 대해 품는 희망사항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사람을 찾지 말라고 즉, 완벽한 사랑을 찾으리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조언합니다. 둘째, 하나의 관계 속에서도 여러 가지 사랑이 오가고 변화가 생기므로, 시기에 걸맞은 적절한 사랑을 꽃피워야 합니다(pp. 56~57). 사랑에 관해서 유연하고 지혜롭게 생각하는 저자에게 감탄했습니다. 어느 한 사람에게서는 완벽한 사랑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경험하는 다양한 사랑들, 에로스(열정적 사랑), 필리아(고결한 사랑), 루두스(유희적 사랑), 프라그마(성숙한 사랑), 아가페(이타적 사랑), 필라우티아(자기애)을 모두 적절히 키워나가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가족의 문제에 대해서도, 부부간의 자녀 양육이나 가사분담은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 것이지 결코 생물학적 ‘분리된 영역’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가정에서 남자의 역할이 확대될 때, 남자는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흥미롭군요(p. 79).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공감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세 가지 방식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대화, 경험, 사회적 행동(social action)이 그것입니다.
이 책 이런 식입니다. 역사를 통해 철저히 객관성을 가지고 현재의 중요한 삶의 주제들을 다룹니다. 현재 우리가 사랑하고 일하고 창조하는 삶의 방식이 유일하게 옳고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지고 역사를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 삶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습관적인 삶의 방식을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 굉장히 위험한 책이네요. 현재 편안하게 여기며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바꾸라고, 좀 더 주도적이고 합리적인 삶을 살라고 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