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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 언어의 소금, 《사기》 속에서 길어 올린 천금 같은 삶의 지혜
김영수 지음 / 생각연구소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의 겉표지를 들추었습니다. 붉은 보라빛 속표지 한 가운데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말의 길 / 생각의 길 / 인생의 길을 찾는 / _______님께 / 드립니다.”
이 문구 앞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습니다. “_________ 님께”에 나의 이름을 만년필로 정성스럽게 써넣으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고사성어(故事成語)를 통해 나는 무엇을 찾고 싶은 것일까요?
이 책의 저자 김영수는 <사기>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사기>는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과거를 반성하고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게 함으로써 착한 사람, 착한 세상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한마디로 <서기>는 서늘한 이성과 따뜻한 감성을 겸비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자극을 줍니다.”(p. 8).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거두고, 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거두고 습관을 심으면 인격을 거둔다는 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세상과 인생살이를 냉철하면서도 따뜻하게 바라보고 가치있게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지혜의 말과 글들을 많이 익히고 닦아야겠지요. 그러다 보면 생각의 길이 넓어지고 깊어지겠죠.
이 책은 <사기>에 나오는 인생의 수많은 스토리와 그 스토리에서 나온 지혜의 어구들을 읽기 쉽게 배열했습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그림들도 이야기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집니다. 책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책이 단단하다는 느낌, 참 좋습니다. 겉표지부터 내용의 편집과 배열까지 썩 마음에 듭니다. 이전부터 많이 들었던 고사성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구우일모(九牛一毛), 유아독청(唯我獨淸), 토사구팽(兎死拘烹), 곡학아세(曲學阿世), 관포지교(管鮑之交), 다다익선(多多益善), 전화위복(轉禍爲福), 등. 이 모든 것이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말들이라니 놀랍습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의미의 “빈계지신(牝鷄之晨), 유가지색(惟家之索)”도 <사기>에서 나왔군요. 이 문구는 애첩에 빠져 나랏일을 그르친 은나라의 주(紂)임금 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저자 김영수는 이 문장이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서 이렇게 토를 달았습니다. “후대 정통주의에 매몰된 유학자들이 이 대목을 왜곡하여 여성 비하에 악용하였다.”(p. 119). 그러면서 이 고사성어가 본래 못난 남자들을 질책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제목을 “암탉이 울면 알이 생긴다”(p. 118)라고 달았습니다. 역사적 배경 아래 이 문구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하며 재치있게 제목을 붙인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런 식입니다. 저자는 <사기>의 52만 6천 5백자 속에 담겨있는 명언들 12,000 항목 중 깊은 통찰력을 발휘하여 고사성어 300개를 선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습니다. 일곱 꼭지로 묶인 각 항목의 글 하나하나에 군더더기가 없어, 책읽기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 한 권으로 말의 길, 생각의 길을 넓히고 그래서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 내 책상 옆에 놓고 자주 들추어 보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