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신학 - 즐거움+삶과 소명을 혁신시킬 새로운 일의 관점
폴 스티븐스 지음, 주성현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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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예배하고 성도들과 교제하기 위해 교회 공동체에 갈 때, 그리스도인은 모두 신앙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주일을 지난 다음 날이다.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은 월요일 일터에서 비그리스도인들과 다를 바 없이 억지로 버티는 괴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 살기 위한 노동(勞動, 괴로운 움직임)이란 생각이 든다. 하나님은 주일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나머지 육일 동안에도 여전히 하나님이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주일만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나머지 육일 동안에도 여전히 그리스도인이다. 그렇다면 참된 신앙은 교회 안에서가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드러내야 하는 것 아닐까?

 

목회자요 자비량 선교사이며 신학교수이고 목수인 저자 폴 스티븐스(R. Paul Stevens)는 모세 오경부터 신약성경 전체에 걸쳐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일꾼’으로, 인간을 ‘하나님의 동역자’로 묘사한 이 책의 첫 부분이 흥미를 자극한다. 모세 오경의 아담과 하와, 가인, 야곱, 요셉, 브살렐, 역사서의 룻, 다윗, 느헤미야, 에스도, 선지서의 에스겔, 다니엘, 요나, 신약성경에서의 마르다, 바울, 요한 등. 이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를 소상하게 제시하고 설명한다. 각 장 끝마다 ‘토의와 묵상’을 위한 질문이 있는데, 앞의 글들을 확인하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 파트(part)가 끝나면, 배운 교훈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

 

저자는 하나님뿐 아니라 예수님도 일하시는 분이었음을 강조한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시장과 광장에 자주 나타나셔서 일터에 관한 비유를 많이 말씀하셨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고 하셨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일꾼인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도 일꾼으로 이 땅에서 사셨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분명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또 일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을 온전히 닮아가야 한다. 일을 저주로 여겼던 헬라 철학과 달리 성경은 일이 선하며 우리는 일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에 일조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모든 피조세계에서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대부분 교회에서 청지기론을 설교할 때, 교회의 직분과 헌금에 대한 청지기론만 가르친다. 너무 편협하다. 하나님의 주권을 온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 우리는 믿음과 사랑과 소망으로 일하며 하나님 나라에 이바지하고자 해야 한다. 이론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인간들은 서로 허물을 용납해야 하며 하나님께 삶의 지혜를 구해야 한다. 현재 나는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해 일하는가? 나의 일을 통해 나는 하나님과 교제하며 주님을 닮아 가고 있는가? 나는 일을 통해 청지기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되길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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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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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는 언제나 매혹적인 도전이다. 고종석은 격려한다. 모든 뛰어남은 본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이지만 글쓰기는 충분한 훈련과 연습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는데, 시(詩)가 아닌 산문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고종석이 숭실대학교에서 행한 글쓰기 강연을 풀어내놓은 것이다. 저자 자신은 이 강연을 통해 글쓰기보다 말하기를 더 즐김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이 고백으로 자신의 ‘절필 선언’을 은근히 정당화한다.

 

그의 글쓰기 강연은 ‘사람들이 왜 글을 쓰는가’라는 본질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는 조지 오웰, 장폴 사르트르, 롤랑 바르트의 주장들을 소개하고,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동문으로 토머스 페인의 <상식>,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아룬다티 로이의 <9월이여, 오라>를 고른다. <공산당 선언문> 외에는 처음 들어보는 글들이다. 이 무식함이란! 어쨌든 고종석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에릭 시걸의 <러브 스토리>와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첫 문장을 상기시켜준다. 에밀 아자르가 쓴 <자기 앞의 생>의 마지막 문장인 “Il faut aimer(사랑해야 한다)”도 소개한다. 고종석의 강연은 참으로 현란하다. 수많은 작가의 글과 언어학자의 이론을 소개한다. 때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강연의 주제에서 멀어지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을 양념으로 곁들여서 설명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이 책은 총 여섯 장으로 되어 있다. 각 장 앞부분은 글쓰기에 관한 언어학적 이해를 강연한 것이고, 그 다음에는 글쓰기에 관한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하고, 마지막부분은 실전으로 자신의 글인 <자유의 무늬>를 비판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

 

저자는 ‘제 5장. 가장 아름다운 우말 열 개’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는 무엇일까?” 한국어라고 말하려나보다 하고 읽어보니, “자기가 제일 먼저 배워서 제일 익숙한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p. 311)라고 답해준다.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 수많은 한국어들의 존재에 대한 설명은 머리를 끄덕이게 만든다. 한글이나 한국어에 대한 민족주의적 시각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한국어를 보고 한국어 글을 사랑하라는 충고인 것이다. 이 책 무척이나 재미있고 유익하다. 고종석의 글쓰기 강좌에 직접 참여한 듯하다. 그의 강연 나머지 부분도 2권으로 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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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철학 이야기 - 고대 그리스철학 천년의 사유를 읽는다! 단숨에 정리되는 시리즈
이한규 지음 / 좋은날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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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출판사 ‘좋은날들’에서 출간한 <단숨에 정리되는 세계사 이야기>를 읽었다. 책 제목 그대로, 빠르고 쉽게 서양 역사를 정리할 수 있게 해 준 역사책이다. 마치 저자에게 직접 서양사 강의를 듣는 듯했다. 하여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단숨에 정리되는 그리스철학 이야기>에 손이 갔다. 역시, 유익하고 즐거운 독서였다. 앞의 책처럼 높임말과 쉬운 문체, 가독성이 뛰어난 큰 글씨와 줄 간격, 흥미로운 사진들로 인해 지루할 틈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냈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part)로 나누어져 있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 그리스철학의 황금기, 그리고 헬레니즘 철학이다. 각 파트 앞부분에 시대적 배경을 깔끔하게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수록해놓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계보는 그리스철학의 수많은 학파들을 일목요연하게 보게 해 준다. 계보표를 보면서 읽었던 내용들을 생각하며 다시 찾아보고 확인하니, 각 철학자들의 주요 사상들을 쉽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철학 연표도 도움이 많이 된다. 이전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정도의 계보를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소크라테스와 키니코스학파, 스토아학파, 에피쿠로스학파 등의 관계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뒤, 철학함의 중요성과 즐거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본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검증(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철학이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루는 것이니, 그럭저럭 사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게 사는 삶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그리스철학은 현대 서구 정신문명의 근원이기에 반드시 직면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리스철학의 향연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멋지다.

 

에게 해 문명의 중심도시 밀레토스에서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는 세계의 아르케(원인, 근원)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리고 현대를 사는 우리는 그 근본적인 질문의 해답을 아직도 찾고 있다. 해답이 아니라 질문이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켰다. 우리는 계속 질문하며 살아야 한다. 세계의 근원은 무엇인가?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떤 사회를 이루며 살아야 하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끝없는 질문을 가슴에 품고 고민하며 살아야 살 가치가 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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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 -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15가지 불교적 성찰
곽철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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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나의 지식으로, 불교는 어떤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마음수행을 통해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방대한 불교의 경문을 다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제대로 배워, 부질없는 마음과 감정을 청소하고 싶었다.

 

저자 곽철한은 “불교는 고(苦)에서 시작해서 열반(涅槃, nirvana)으로 마친다”(p. 6)고 말한다. 나/나 아닌 것, 좋다/싫다, 등과 같이 이분법적 생각과 마음의 상태가 고(苦)이고, 따라서 일체행고(一切行苦)인 것이다. 따라서 부질없는 생각과 감정을 청소할 줄 알면 열반(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완전히 소멸된 상태)에 이른다. 수행의 시작은 순간순간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추는 것이다. 초기불교의 수행법은 사마타(samatha, 고요함)와 위팟사나(vipassana, 꿰뚫어보는 통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뉜다. 결국 이 두 수행법은 모두 사티(sati,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지켜보는 것)를 바탕으로 한다. 결국, 마음 수행이 부처의 길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쉬운 말로 마음 수행을 설명한다. “불교는 손을 움켜쥠이 아니라 폄이다. … 불교는 패션쇼가 아니라 스트립쇼이고, 덧셈이아니라 뺄셈이고, 상승이 아니라 하강이고,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의 회귀이다.”(p. 60).

 

불교 용어를 전혀 모르는 독자에게 이 책은 불교 용어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고에서 열반으로 가는 4제(고제, 집제, 멸제, 도제), 고가 일어나고 소멸되는 열두 과정인 12연기(緣起), 열반으로 가는 세 가지 수행인 3학(學), 네 가지 알아차리기의 확립인 4염처(念處),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통한 7각지(覺支,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 등등. 저자는 불교적 용어를 아주 쉽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다. 책 제목처럼, ‘불교의 핵심’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불교의 용어들을 이해하고 정리하면서, 내 마음에 드는 의문은 스님들처럼 출가(出家)하지 않고 일상의 삶을 살면서 이런 마음수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에 관해, 부처는 이미 네 가지 마음, ‘자비희사(慈悲喜捨)를 설파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慈),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悲), 남이 즐거우면 함께 기뻐하는 마음(喜), 남을 평등하게 대하려는 마음(捨)을 닦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들숨과 날숨을 의식하며,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지금 만나는 사람과 지금 하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불교에서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온갖 감정을 떠나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과 감정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듯하다. 불교의 가르침은 지금 현재 이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순간 일어나는 일이나 만나는 사람, 혹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불교식 마음수행은 불교의 핵심을 이해했다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마음은 가지려고 노력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불자(佛子)는 아니지만, 마음공부에 관해서만큼은 불교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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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
도몬 후유지 지음, 전선영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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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 “인생 후반전, 나를 깨우고 삶을 지키는 것은 공부다.” 나는 오십대에 들어선 중년,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가늠해보고 싶다. 지나온 삶은 후회가 더 많고, 남은 삶은 오리무중이다. 이 책은 강하게 도전한다. 오늘날은 인생 팔구십년의 삶을 살기에, 인생 오십년의 옛 시대에나 통하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삶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제는 결(結)이 다시 전(轉)으로 바뀐 기승전전(起承轉轉)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늙어서도 배워야 한다. 중년을 넘으면서 또 한 번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워야 한다. 정말 지당한 말이다.

 

이 책의 저자 도몬 후유지는 30년 남짓 도쿄 도청에서 근무하였고 86세가 넘도록 현역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조직 생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도 많고, 작가이기에 정보를 얻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조직 생활에 대한 그의 충고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조직 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 중 가장 큰 것은,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중국에서는 ‘풍도(風度)’라고 한단다. 둘째, 조직에서는 ‘죽’형 인간이 아니라 주체성과 협조심을 동시에 갖춘 ‘주먹밥’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충고는 현재 조직의 리더인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부하 직원들에게 인간적인 매력, ‘풍도’가 있는가? 또 나 자신 개성을 상실한 ‘죽’형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부하 직원들에게 ‘주먹밥’형 인간이기 보다는 ‘죽’형 인간이기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그는 도청근무 중 공문서를 알기 쉬운 문장으로 작성함으로써 자신의 소설 작법의 기본을 갖추었단다. 글을 쓸 때 짧은 문장을 이어가는 기술을 익히면 군더더기 없는 확실한 문장을 쓸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짧고 알기 쉬운 문장으로 타인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밝힌다. 이렇게 이 책에는 중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충고가 많다. 중년에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너무 조급하지도 말고, 자기만의 공부법을 터득해야 한다. 인생 경험도 있으니, 지식과 행동의 균형을 잡고 융통성 있게 공부해야 한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읽지 않을 것인지 취사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심신이 피곤하면 미술관에 가고, 매일같이 위성방송이나 DVD로 영화를 보았다. 때로 밤새도록 상영하는 극장이나 호텔에 가서 행방을 감춘단다. 그는 이것을 ‘시한부 증발’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한다. ‘시한부 증발’은 작가에게 하나의 충전 기간인 것이다. 호텔에서 홀로 발가벗고 어슬렁거리는 모습, 1인 격투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는 이런 우스꽝스럽게 ‘광기’를 발산해서 정신적 균형을 되찾는다고 했다.

 

저자는 인생 후반전을 즐겁고 의미 있게 사는 법에 대해 이웃집 아저씨가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비장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유쾌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부끄럽고 후회가 되는 일조차도 ‘인생의 조미료’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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