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는 언제나 매혹적인 도전이다. 고종석은 격려한다. 모든 뛰어남은 본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이지만 글쓰기는 충분한 훈련과 연습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는데, 시(詩)가 아닌 산문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고종석이 숭실대학교에서 행한 글쓰기 강연을 풀어내놓은 것이다. 저자 자신은 이 강연을 통해 글쓰기보다 말하기를 더 즐김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이 고백으로 자신의 ‘절필 선언’을 은근히 정당화한다.

 

그의 글쓰기 강연은 ‘사람들이 왜 글을 쓰는가’라는 본질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는 조지 오웰, 장폴 사르트르, 롤랑 바르트의 주장들을 소개하고,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동문으로 토머스 페인의 <상식>,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 아룬다티 로이의 <9월이여, 오라>를 고른다. <공산당 선언문> 외에는 처음 들어보는 글들이다. 이 무식함이란! 어쨌든 고종석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에릭 시걸의 <러브 스토리>와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첫 문장을 상기시켜준다. 에밀 아자르가 쓴 <자기 앞의 생>의 마지막 문장인 “Il faut aimer(사랑해야 한다)”도 소개한다. 고종석의 강연은 참으로 현란하다. 수많은 작가의 글과 언어학자의 이론을 소개한다. 때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 강연의 주제에서 멀어지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을 양념으로 곁들여서 설명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이 책은 총 여섯 장으로 되어 있다. 각 장 앞부분은 글쓰기에 관한 언어학적 이해를 강연한 것이고, 그 다음에는 글쓰기에 관한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하고, 마지막부분은 실전으로 자신의 글인 <자유의 무늬>를 비판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

 

저자는 ‘제 5장. 가장 아름다운 우말 열 개’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는 무엇일까?” 한국어라고 말하려나보다 하고 읽어보니, “자기가 제일 먼저 배워서 제일 익숙한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p. 311)라고 답해준다.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 수많은 한국어들의 존재에 대한 설명은 머리를 끄덕이게 만든다. 한글이나 한국어에 대한 민족주의적 시각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한국어를 보고 한국어 글을 사랑하라는 충고인 것이다. 이 책 무척이나 재미있고 유익하다. 고종석의 글쓰기 강좌에 직접 참여한 듯하다. 그의 강연 나머지 부분도 2권으로 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