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
도몬 후유지 지음, 전선영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표지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 “인생 후반전, 나를 깨우고 삶을 지키는 것은 공부다.” 나는 오십대에 들어선 중년,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가늠해보고 싶다. 지나온 삶은 후회가 더 많고, 남은 삶은 오리무중이다. 이 책은 강하게 도전한다. 오늘날은 인생 팔구십년의 삶을 살기에, 인생 오십년의 옛 시대에나 통하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삶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이제는 결(結)이 다시 전(轉)으로 바뀐 기승전전(起承轉轉)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늙어서도 배워야 한다. 중년을 넘으면서 또 한 번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워야 한다. 정말 지당한 말이다.

 

이 책의 저자 도몬 후유지는 30년 남짓 도쿄 도청에서 근무하였고 86세가 넘도록 현역작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조직 생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도 많고, 작가이기에 정보를 얻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조직 생활에 대한 그의 충고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조직 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 중 가장 큰 것은,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중국에서는 ‘풍도(風度)’라고 한단다. 둘째, 조직에서는 ‘죽’형 인간이 아니라 주체성과 협조심을 동시에 갖춘 ‘주먹밥’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충고는 현재 조직의 리더인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부하 직원들에게 인간적인 매력, ‘풍도’가 있는가? 또 나 자신 개성을 상실한 ‘죽’형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부하 직원들에게 ‘주먹밥’형 인간이기 보다는 ‘죽’형 인간이기를 강요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본다.

 

그는 도청근무 중 공문서를 알기 쉬운 문장으로 작성함으로써 자신의 소설 작법의 기본을 갖추었단다. 글을 쓸 때 짧은 문장을 이어가는 기술을 익히면 군더더기 없는 확실한 문장을 쓸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짧고 알기 쉬운 문장으로 타인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밝힌다. 이렇게 이 책에는 중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충고가 많다. 중년에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너무 조급하지도 말고, 자기만의 공부법을 터득해야 한다. 인생 경험도 있으니, 지식과 행동의 균형을 잡고 융통성 있게 공부해야 한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읽지 않을 것인지 취사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심신이 피곤하면 미술관에 가고, 매일같이 위성방송이나 DVD로 영화를 보았다. 때로 밤새도록 상영하는 극장이나 호텔에 가서 행방을 감춘단다. 그는 이것을 ‘시한부 증발’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한다. ‘시한부 증발’은 작가에게 하나의 충전 기간인 것이다. 호텔에서 홀로 발가벗고 어슬렁거리는 모습, 1인 격투기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는 이런 우스꽝스럽게 ‘광기’를 발산해서 정신적 균형을 되찾는다고 했다.

 

저자는 인생 후반전을 즐겁고 의미 있게 사는 법에 대해 이웃집 아저씨가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비장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유쾌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부끄럽고 후회가 되는 일조차도 ‘인생의 조미료’라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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