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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 -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을 사는 법
백성호 지음, 권혁재 사진 / 앵글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백성호의
<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은 산다는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이 오롯이 담겨있다. 그는 불교, 기독교, 유교 등 종교적 영성을
가지고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생의 본질을 직시하려고 노력한다. 문경의 도공, 천한봉 선생이 만드는 다기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한
가마에 들어가는 800개의 다기 중 50개만 남아도 성공이란다. 그 성공한 다기(茶器)는 다완(茶碗)이라 하는데, 사발의 내부에 물이 스며들고
차츰 바깥쪽까지 적신단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찻사발을 잡아도 손에는 물이 묻지 않는다. 이를 다심(茶心)이라고 한다. 저자는 다심을 보면서
십자가의 예수, 보리수 아래의 붓다를 본다(pp. 22~23). 결국 우리 마음을 어떻게 써먹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절대자 앞에 엎드리는
기도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출구이며, 기도의 종점은 탑의 꼭대기인 것이다. 비우고, 비우고, 또 비워서 무한한 우주, 혹은 절대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절에 다니고 교회와 성당에 다닌다. 하지만 그들의 종교적 행위는 자기를 비우고자 함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더욱 채우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결국 남는 것은 탐욕의 추함뿐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욕심꾸러기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가! 종교를 이용해 채우고 머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백성호 작가는 <금강경>의 첫 대목을 소개한다. '붓다가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탁발하기위해 성에 들어갔다. 성안에서 걸식한 후 본래의 처소로 돌아와 공양했다. 그런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은 다음
자리를 펴고 앉았다.' 이 대목의 핵심은 머무름이 없는 평상심이다. 붓다의 마음은 매순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가사를 입으면서 탁발을 걱정하지
않고, 탁발을 하면서 가사가 구겨질까 염려하지 않는다. 순간순간을 누리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마음을 쓰고 나서 그때그때 툭, 툭
놓으라는 겁니다. 이미 쓴 마음은 붙잡지도 말고, 움켜쥐지도 말라는 겁니다."(p. 89). 그래! 이것이 나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래서 가장 치열한 수행의 장은 우리의 일상,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종교의 경전(經典)은 마음
사용 설명서다. 불경을 읽든 성경을 읽든, '나는 내 삶의 운전대를 제대로 돌리고 있는지' 항상 질문해야 한다.
종교를
독사로 은유한 것도 마음에 쏙 든다. 독사의 머리를 잡으면 약이 되지만 꼬리를 잡으면 독이 된다(p. 219). 독사의 머리를 잡는 것은 경전의
가르침대로 순종하는 것이다. 꼬를 잡는 것은 종교적 행위와 관습들이다. 이런 관습들은 종교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인데, 사람들은 본질보다 형식에
더욱 얽매이니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꽅과 같이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수타니파타>에서). 마음 설명서인 불교의 경전들을 도구로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용맹정진해야 한다. 기독교적인 용어로 말하면, 하나님과 하나되는 일에 힘써야 한다. 하나님 속으로 녹아들고 또 녹아들어가 한다.
그 때 나는 삶의 본질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나는 구도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