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가사가 웃겼다.


"10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얼핏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


"100세 될 때까지 데리러 오지 않으면,

모조리 직무 유기로 꼬지를 거라고 전해라."



그래서 100세에 전할 수 있는 조건을 생각해 봤다.

100세까지 안 아프고 살 자신 있나?

1년 가도 운동 한번 못하고 살면서 건강해 질거라는

막연한 낙관적 생각도 바보스럽고,


100세까지 누가 일거리를 줄 것인지,

뭘 파먹고 살 것인지는 자신이 있나?


이제 구조조정으로 50세도 되기 훨씬 전부터 짤릴 판국이고

심지어 '시니어 알바'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이 양산되는데,

그때까지 허리 굽은 채로 폐지와 빈 박스를 주우러

리어카로 끌고 다닐 셈인가?


나이 들어 갈수록 입은 다물고,

지갑의 입을 열 자신이 있는가?

그래야 모두 존경받는 단다.


귀는 밝아 늙어갈수록 명료한 총기로 이론의 밝을 공부라도 할 것인가?

아니면 멍청하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고

무슨 글인지도 모르고 눈이 나빠 읽지도 못하여

시대에 맞지 않는 엉뚱한 소리나 해 댈 것인가? 


100세까지 살아서 책이라도 몇권 낼 요량이라도 있는가?

일 년 가도 책 한 권도 안 읽고

개념 없는 무식한 생각으로 어떻게 버틸 생각인가?

살면서 글 한 편 써서 후손에게 삶을 전해 줄 수 있는

생의 마무리도 못하는 주제에 100세라니?


인간은 죽을 때까지 삶이 공부라고 했던 운명을

모르는가? 배움이 없다면 살아도 산 게 아니라고 

공자 선생이 2000년 전부터 주구장창 이야기해 주셨단다.


100세까지 살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넓은 해량으로 이해하며 아름다움을 만들어 줄 자신은 있는가?

주지 못하고 사회적 경제적인 비용과 누군가의 부담으로 받기만 하겠다면,

이건 일종의 죄악인 것은 모르는가?


오래 산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살 만큼 산다는 것은 이런 조건에 맞을 경우에나 좋은 것이지,

정신 줄 놓고 벽에 똥이나 처바르며 똥 바닥에 뒹굴어도

이승이 좋다고 저승에게 "전해라"고 한다면

차라리 욕되고도 치욕되다.


저 노인네 왜 빨리 안가나 하고

단체로 데모하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가?


아 맞다. 귀가 먹었다고 했지.


​-------------------


""단순히 살아 있다는 것이 누군가의 부담이고

다른 사람의 손에게 수고를 위탁해야 할 정도라면,

그러기도 전에 미리 자발적으로 가겠다고 전해라.

수고스럽게 데리리 오지 않아도

선발대로 미리 갈래요.""



살아도 이렇게 전율이 쫙 돋아야 하는데 말이죠.ㅠ,ㅠ


오 너 닥 데젓 하외이! (아악~~~~~~~~~~~~~~~)

쿠 윈딩 마 헤!~


아마 수천번을 더 들었지만,

당신들은 내 동시대를 함께 살았던~~

네... 레전드 !


이곡의 최대 걸림돌이자 가장 멋뜨러진 부분은

(물론 기타가 전설이지만) 보컬에 있어서,

중간톤과 고음톤, 이 사이의 줄타기.


고음이 불안해서 한 옥타브 낮추면 노래가 아주 맥 빠지고

그렇다고 자칫 옥타브 올려 고음으로 치닫다가는 음 이탈되는 곡.

돼지 멱따는 소리가 된다죠.

은근 어려운 곡...ㅎㅎㅎ그래서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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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2-07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캬~! 백세주.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술입니다.
이게 처음 나왔을 때 뭐 이런 술이 있나 했죠.
지금은 이게 단맛, 무맛 두 가지로 나오는 모양인데
전 술을 못해 단맛이 좋더라구요.
먹으면 대추의 달달함과 찹쌀의 약간 끈적한 맛이 좋았는데...
지금은 먹을 기회가 없네요.
아까 빈대떡 부치면서 전에 사 논 막걸리 먹어 치우느라 한 잔 먹고
얼굴이 빨갛게 터질 것만 같았다능.ㅎㅎ

yureka01 2016-02-07 16:07   좋아요 1 | URL
어제 사진 찍으로 가까운 강가로 나갔는데
좀 황량해서 들어오다가 일식집 들렀습니다.
다른 술은 없는데 백세주만 있다고 해서
한병 시켜봤습니다..달달하니 곡주의 향이 좋더라구요..
많이 취하는 건 아닌데 약간 알딸딸해지는 게 기분은 좋더군요../

막걸리가 또 은근하게 오르거든요..ㅋㅋㅋㅋ

즐거운 명절 연휴 되시구요...

stella.K 2016-02-07 17:56   좋아요 2 | URL
아, 유레카님도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십시오.^^

yureka01 2016-02-07 18:44   좋아요 1 | URL
네 연휴 시간 짜리릿하게 보내시구요...^^

감사합니다! ㅋ

커피소년 2016-02-09 19: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수명도 빈부격차에 의해 나눠지는 세상에서.. 100세 인생이란 말도 공감이 가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빈곤과 우울 고통이 심한 사람들은 100세 까지 살기 전에 자살하거나..

정신적, 육체적 병에 시달리면서 괴로워하는 경우가 대부분..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죠...

몸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치매로 인해 자신을 잃어버린 분들..

ccm에 자신의 마음과 귀를 의지해서 그 고통을 견뎌나가는 분도 계셨고..

경제적 빈곤이 불러온 정서적 빈곤은..

더욱 더 삶에 대한 회의감과 좌절감을 더하고

사람을 쓸쓸하게 할 것 같습니다..


2. 음악 들으면서 글 쓰니 아주 술술 나오네요..ㅎㅎ

유레카님 글과 음악이 아주 매치가 잘 됩니다.

노래 들으니 고등학교 시절도 떠오르고 그렇군요. ㅎㅎ

yureka01 2016-02-09 19:29   좋아요 2 | URL
건강하고 ..자신의 삶을 즐겁고 감성의 풍요와 경제적인 여유,
그래서 아프지 않는 삶이라야 100세인들 나쁜 게 전혀 아닌데
현실은 병원 순례 다니고 매일 생활고에찌들려야 한다면
오래살면 살수록 고통만 늘어나는 경우를 너무 많은게 문제더군요..

네 음악이 또 글읽기와 쓰기에는 안성 맞춤인 곡이 있어서요 ㅎㅎㅎㅎ

이노래..듣기는 쉬운데 부르기는 정말 어렵더라구요 ㅋ

커피소년 2016-02-12 01:58   좋아요 1 | URL
저도 댓글 보니 답글이 없어서야 되겠나 싶어 남깁니다. ㅎㅎ

맞습니다. 공감 * 99999999999999999입니다.

산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죽는다고 해서 안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ㅎㅎ

결국 삶이 좋아야 죽음보다 나은 것이고 더 못 살아서 안달난 사람들은 적어도 삶이 다른 이들보다 나았다는 것이겠죠. ^^

yureka01 2016-02-12 09:12   좋아요 1 | URL
오늘도 요양병원 가서 보시면 ,,
나이 들고 치매 걸리고 자신도 분간 못하며
힘겨운 시간과 사투를 벌이는 걸 전 매주 혹은 매달 봅니다.

아 ..사는 게 이렇게 치욕스러운 것도 있을까 싶을 정도라서요.

커피소년 2016-02-12 11:35   좋아요 1 | URL
젊은이도 죽겠다는 시국인데 오죽하겠습니까..

오늘도 시간 = 우울이란 공식이 성립되는 날입니다.. ㅎㅎ

yureka01 2016-02-12 12:18   좋아요 1 | URL
박동원이라고 문학평론가 분께서 명절때 그러더군요,

명절은 주(酒)절이라고
주절주잘하게 지낸 설날...
저도 주절주절 했나 봐요.ㄷㄷㄷ

오늘자 알자지라 아랍 방송에서
한국인의 술문화에 대한 25분짜리 다큐를 했다고 하더군요.
방송 보니까.
한국인의 술은....그냥 ..도피처라고 결론 내리더군요.

어쩌면 오래전 괴테도 그랬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마냐사냥과 페스트와 교회권력에 주눅들고 영주에게 갈취당한 중세때는
일반 서민들의 유일한 도피처가 술이었다하더군요,

어쩐지, 작금의 현실이 중세같기도 하고..
중세적 암울함? 그런 게 느껴지지 더더욱 술에게 도피하고 술에게 위로 받고
술에게 의지하는 증상이 일어나는가 싶었어요..

게다가 친구놈은 거의 매일 술입니다...저도 거의 매일 ㅠ.ㅠ
술이 아니면 도데체 어디다 담가야할 곳도 없는 거 같아서 말이죠 ㅎㅎㅎㅎ

2016-06-05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5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03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