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그림이 뭐길래?
책 설명 안내글에는 화가가 4년전에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라고 나온다.
몇 번의 자살을 시도하고 생을 마감하려는 뜻을 차마 끊지 못하고 그림으로 버텨온 투병이다.
삶이 지난한 고단함에서 자신의 그림에 생명의 마지막 자락을 불지르며 몸부림 치는 예술가의 숭고함을 느낀다.
예술이란 얼마나 악 바쳐야만 감동으로 전율하는 것일까?
지금 수십억씩 호가를 자랑하는 예술품이 시간이란 역사를 빼고 나면 결국 예술가의 영혼의 되돌릴 수 없는 상흔의 가격은 아니었을까?
눈물 조차 말라버리고 영혼의 빈 뼈만 남은 자의 고통을 예술이 즐기는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화가는 비겁하지 않고 용감하지 않았을까.
굴하지 않고 아니 자신의 육신에 비굴하지 못해 더욱 처절하게 남은 손으로 붓을 들고 물감을 찍어 낼 것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작가가 죽어도 아니 죽을 수 없는 처절한 고통에서 탄생한 사생아 같은 작품들일 것이 확실할 듯 하다.
가슴이 먹먹해져 옴을 느끼는 책인거 같아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나는 호사가들이나 평론가들이 지나간 예술가들의 호평을 하곤 하지만, 왜 당대의 작가들에겐 그렇게도 인색한지는 알지 못한다.
죽고나서 그재서야 재평가를 이루는 꼴도 참 뵈기가 싫었다.
살았을 적에 작가에게 영광이 있으면 어디 덧나더란 말인가.
나 혼자서라도 예술가의 투혼에 바친 그 영혼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가의 붓은 그야 말로 남은 생의 시간을 먹고 캔바스에 찍힐 것만 같았다.
등따시고 배부른 자의 잠꼬대는 듣기 싫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