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고독의 순간순간들< 최석기 시집, 책나무, 2014>
존재의 무거움
욕망은
왜 이 육신에 기생하는가?
마음은
왜 욕망을 이기지 못하는가?
그리움도 아품도
지나간 자리에는
덩그런 공허만 남은 것을
너는 왜 말해 주지 않았니?
말로는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을
텅 빈 우주에는 애초
말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속삭이던 그 달콤한 말도
담배 연기처럼
금방 사라진다는 것을
세상에는 순간만이 존재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순간의 황홀에 목숨을 걸고
텅빈 우주를 잊고 살았네
이제는 알 것 같아
저 우주를 들이 마셔야
이 목마른 갈증을 풀 수 있다는 것을
구름이 되어 떠가든
바람이 되어 흘러가든
그건 하늘의 뜻이야
그런데
왜 이다지도 아픈 것일까?
살아 있기 때문일까?
긴 리뷰보다 시 줄의 행간이 더 진할듯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