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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어른 - 경제학 교수 × 은행원 부부의 돈 공부 기본서
조진형.이승연 지음 / 연합인포맥스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무 살에는 ‘얼마 벌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서른이 넘어선 지금은 ‘이 돈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를 더 자주 생각하게 된다.
책 『부자어른』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요즘 재테크 서적을 펼치면 대부분 ‘어떤 주식, 어떤 ETF, 어떤 상품을 사야 부자가 될까’를 묻는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어떤 태도로 살아야 돈과 함께 늙을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 낯설면서도 묘하게 마음을 건드린다.
책은 경제학 교수인 남편과 은행원인 아내가 함께 쓴다. 숫자와 그래프 뒤의 ‘사람 냄새 나는 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들의 대화는 마치 저녁 식탁 위의 현실 상담 같았다. 자산시장과 경제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교수 남편이 꺼내면, 그 너머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난 아내가 구체적인 얼굴들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통계와 감정이 맞닿는 지점을 ‘생활 재테크’의 언어로 풀어낸다.
책을 읽다 보면 ‘돈의 경로’를 추적하라는 대목이 특히 오래 남는다. 단순한 가계부 쓰기가 아니다.
월급이 들어오고, 카드값이 빠져나가고, 아이 학원비가 나가고, 부모님 용돈이 전달되는 길을 하나의 지도처럼 그려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나는 내 의지로 돈을 보내고 있는가, 아니면 습관과 충동이 정한 길로 흘려보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생각보다 아프면서도, 묘하게 새로운 시작점을 만들어준다.
또, 경제전망보고서를 ‘정답지’가 아닌 ‘시나리오북’으로 보라는 조언도 인상적이다.
시장을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내 인생에 맞는 시나리오를 고르는 일 — 그렇게 생각하니 세계 경제 뉴스가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비트코인 이야기를 다루는 태도도 균형 잡혀 있다. 혁명이라 띄우지도, 투기라 무시하지도 않는다. “존중하되, 인생을 맡기지는 말 것.”
이 한 문장은 30대의 우리 세대가 귀에 걸고 다녀야 할 현실적인 경고처럼 들린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가정에서의 돈 이야기’다. 아이에게 용돈, 저축, 소비, 기부를 각각 경험하게 하라는 조언. “돈의 언어는 어릴 때부터 들려줘야 모국어가 된다.” 이 문장을 보고 나서, 부자가 되는 교육보다 ‘돈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 더 근본적인 경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제시한 '부자어른 시무 10조'는 부자가 되기 위한 출발점에 선 이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아주 유용한 도구입니다.
『부자어른』은 화려한 투자 전략서를 기대한 독자에겐 심심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같이, 이제는 삶 전체와 재무가 엮인 관계를 고민하는 세대에게는 오래도록 남는 책이다.
돈은 결국 숫자가 아니라 태도라는 것을,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해준다.
잔고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돈 이야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부자어른’이라는 말.
그 한 문장 때문에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