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DNA
유응준 지음 / 모티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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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작하며: 숫자가 아닌 '숨결'이 궁금해질 때

모두가 엔비디아의 주가 그래프를 보며 환호하거나 탄식할 때, 정작 제 마음을 건드린 것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저 거대한 가속도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젠슨 황이라는 리더는 매일 아침 어떤 두려움을 이겨내며 운동화 끈을 묶을까?' 하는 아주 사적인 궁금증이었죠.

단순한 성공 신화가 아니라, 폭풍의 눈 한복판에서 7년간 젠슨 황과 마주 앉았던 이가 기록한 '판단의 복원력'이 궁금해 이 책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제 손등 위에는 차가운 반도체 칩이 아닌, 뜨겁게 박동하는 한 조직의 DNA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엔비디아라는 거인의 속도: 30년의 집요함

이 책 속 엔비디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신화가 아닙니다. 30년 동안 오직 한 방향으로만 미친 듯이 뛰어온 '집요한 집단'의 기록입니다. 저

자는 매출과 시가총액이라는 화려한 껍데기를 벗겨내고, 그 안에 숨겨진 ‘판단의 기준’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GPU를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생태계가 얽힌 하나의 '시스템'으로, 데이터센터를 서버 창고가 아닌 '계산 공장'으로 재정의합니다.

이 관점의 전환이야말로 엔비디아 속도의 기점입니다. 완벽한 분석보다 빠른 실행을, 실패를 비용이 아닌 '학습 자산'으로 전환하는 그들의 문화는 "걷지 않고 언제나 뛴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젠슨 황, 질문하는 리더의 얼굴

책에서 만난 젠슨 황은 군림하는 영웅이 아니라, 끊임없이 판을 키우는 '질문자'에 가깝습니다.

그는 단기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CUDA 전략을 붙잡고 미래의 수요를 향해 모든 판돈을 겁니다.

그가 동료들에게 요구하는 가치는 서늘할 만큼 명확합니다. “지적 정직함”과 “고통을 씹어 먹는 힘”.

틀렸음을 인정하는 순간 혁신이 시작된다고 믿기에, 그는 화려한 보고서 대신 '진짜 문제 해결'에 집중합니다.

실무자가 임원 뒤에 숨지 않고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수평적 문화는, 누군가의 허락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근거로, 누구의 눈치를 보며 결정을 내리고 있는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유혹: 의미 있는 고통

엔비디아의 조직은 사옥 전체가 거대한 카페처럼 웅성거리는, 이른바 '조직도 없는 회사'입니다.

'빛의 속도(Speed of Light)'로 실행하고 수정하는 구조가 야생마 같은 인재들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킵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의 '워라밸' 감성은 잠시 충돌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진짜 고통은 일이 많은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이 일하는 데서 온다고 말이죠.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고통, 그 문장을 읽으며 내가 몸담은 일터를 조용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백미는 책의 마지막 장인 다음의 내용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젠슨 황에게서 직접 배운 7가지 인사이트

저자가 12장에서 정리한 젠슨 황의 가르침은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사적인 질문들로 다가옵니다.

  1. "당신은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지적 겸손의 가치 – 지적 정직성의 유지와 매일 자신이 세운 전제를 다시 점검하는 꾸준함

  2. 결정적 순간에 '판돈'을 올리는 용기 – 매일을 미래와의 단거리 경주처럼 살아가는 태도

  3.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AI 트렌드 속 진짜 신호 읽기 – 트렌드는 소음이고, 신호는 구조

  4. 미친 실행력 – 한국 기업이 배워야 할 '미친 실행력'의 핵심은 속도와 집요함

  5. 내가 엔비디아를 떠나면서도 '영원한 친구'라고 말하는 이유 – 엔비디아가 심어준 사고의 프레임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6. AI는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가 올라타야 할 가장 빠른 말이다 – AI는 사고의 속도를 증폭

책에는 6가지 나열되어져 있습니다. 7가지 인사이트라고 했는데, 6가지만 있는 것일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다가, 나머지 하나는 독자에게 숙제로 남겨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마치며: 리더를 꿈꾸는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

이 책은 AI와 GPU라는 거친 단어들 사이사이에 이상하리만큼 섬세한 감정을 남깁니다.

회의실에서 떨리는 손으로 첫 발표를 했던 순간, 내 아이디어가 무시당할까 조마조마했던 밤들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리더를 꿈꾸는 분들에게 이 책은 두 가지 큰 위로를 건넵니다.

첫째, 리더십은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단단하게 쌓아 올린 '판단의 기준'에서 나온다는 것.

둘째,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조금 서툴러도 계속 뛰는" 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라는 것.

"AI 시대는 생존법을 고민하는 시대가 아니라, 누구의 등에 올라탈지를 선택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지금 이미 누군가의 앞을 걸어가고 있거나, 혹은 언젠가 나만의 조직을 이끌고 싶다면 이 거인의 어깨 위에서 당신만의 속도와 철학을 다시 설계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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