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고전을 읽는다는 때로는 새로운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저에게 있어 <수상록> 이 그런 고전입니다. 아주 어린 시절, 학교 과제로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 기억이 여렴풋이 납니다. 그 당시의 기억으로 꽤 이해하기 어렵고, 독후감 쓰기에는 더욱더 어려운 책이었다는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이제 성인이 되어서, 꽤 나이가 든 지금에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어려운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 때문에 많은 수상록 중에서도 미래와사람이 출판한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수상록> 을 집어 들었습니다.
수상록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몽테뉴의 수필집입니다. 당시 수필이라는 말도 없던 시절에 쓰여진 수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형화되지 않은 날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문장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 책 속에서 저자는 '우정, 관습, 종교, 싱앙, 나태함, 슬픔, 양심, 두려움, 불굴, 무위, 상상 등'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을 생각해 보았을 주제들이기도 합니다.
저는 저자가 다룬 여러 가지 키워드들 중에서 우선 우정에 대하여 이야기한 부분이 기억에 제일 남습니다. 그는 이 부분에서 자신에게 있어 진정한 벗이었다고 생각하는 에티엔 드 라 보에시의 <자발적 복종>을 이야기합니다. 정말 누군가와의 정신적인 교류 및 사상적인 공감으로 인해서 우정을 느낄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하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