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출산이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김학민 지음 / 유안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래전에 아가씨였을 때, 자연출산에 관련된 책을 한번 읽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아이를 출산한다는 것이 그렇게 와 닿지 않았던 때라, 그냥 막연히 책을 읽고 말았던 것 같은데, 이제 결혼을 하고, 2년차로 접어드는 나에게 이 책은 뭐랄까. 내가 곧 겪어야 할 일들을 미리 누군가로부터 조언을 듣는다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 내려갔던 것 같다. 아이를 가지고 출산을 한 나의 많은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수많은 말. 말. 말. 들.. 자연출산을 경험한 친구들은 한 명도 없지만, 나는 조금 자연출산에 대한 생각을 마음 한편에 해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자연출산으로 한 아이를 낳은 저자께서 본인이 경험한 아름다운 출산을 알리고 싶어서 써 내려간 책이자, 자연출산을 하면서 곁에서 도움을 준 Doula가 된 김학민 씨의 책이다. 현재는 비슷한 출산 철학을 가지고 있는 다른  Doula 들과 함께 팀 체제로 구성해 활동 중이시라고 한다. 우선은  Doula의 경력자가 쓴 책이 오히려 아니어서 믿음이 갔었다. 자신이 직접 자연출산을 경험해  Doula가 되셨다는 그 부분이 특별하고 믿음이 갔다.

 

사실, 자연출산을 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가서 포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자연출산을 준비하는 데 얼마큼의 비용이 드는지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자연분만보다 훨씬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참에 확실한 비용을 알고 싶었다. 저자 또한 자연출산의 단점의 하나로 비용을 꼽기도 하였다. 또한 응급상황이 발생 시 문제도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첫아이를 출산하는 거라면, 임산부의 불안은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출산의 장점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자연출산이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 자연분만과 다른 점은 이런 것들이다.

(책 속의 모든 것을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중요하다는 것만 여기 옮겨 놓음을 밝힌다)

 

무통주사와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관장과 제모, 회음부 절개를 의무적으로 하지 않는다(산모가 원하면 할 수도 있음)

산모의 배를 밀지 않는다.

출산 후 탯줄을 바로 자르지 않는다.

혈관주사를 놓지 않는다.

진통과 출산을 하는 내내 먹고 싶으면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임산부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아마, 회음부 절개. 부분이지 않을까? 그런데 자연출산이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는다고 선택했다고 해도, 또 다른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음부 절개를 안 하고 회음부 손상이 많으면, 그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따라온다. 나도 또한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하여, 가위로 단일적으로 절개하는 것보다는 살결에 따라 절개되는 것이 더 산모에게는 어쩌면 좋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자연출산을 했다고 해서 손상이 모두 적다고 말할 수는 없음을 밝혀두고 말이다.

 

그리고 출산 후 탯줄을 바로 자르지 않는다.라는 부분에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갓 태어난 아이의 탯줄을 잡아보면 태맥이 팔딱팔딱 뛰고 있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내가 그 탯줄을 잡아보고 있는 것 같은 상상이 되어서 읽으면서 감동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탯줄을 통해 아이가 호흡을 여전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호흡이 천천히 폐호흡으로 전환하는 데, 자연출산은 바로 출산 후 탯줄을 자르지 않고, 폐호흡으로 완전히 전환 후, 그러니까, 탯줄의 태맥이 정지된 후 자른다고 한다. 자연출산과 자연분만의 차이점이 꽤나 많다. 물론 서로 장점과 단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그 선택은 오롯이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다.

 

Doula

임산부에게 조언을 해 주는 출산 경험이 있는 여자 

 

자연출산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Doula 선택. 상담 후 자신과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분을 선택하면 된다고 하는데, Doula의 역활은 자연출산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겠다. Doula는 임산부의 곁에서 격려와 칭찬, 그리고 호흡을 올바르게 하도록 지도해주며 마사지도 해준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자연출산에 대한 것과 그리고 출산의 전반적인 과정과 아이와 산모 그리고 가족에게 어떤 결정들이 도움이 될지를 배웠다. 나에게도 언젠가 다가올 그 과정들이 그리 두렵지만은 않은, 조금은 설렘을 안겨주는 기대의 과정이 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 또한 내가 결정해야 할 출산의 과정에 대해 선택해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많은 임산부들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

 

굳이 자연출산을 생각해 보지 않은 임산부 들이더라도 이 책을 읽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출산에 대해서가 아닌, 아이를 출산하는 그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조언들과 마음가짐, 그리고 더불어 많은 지식들을 얻어 갈 수 있을 듯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책을 만난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그 누구의 말보다 자기 자신이 진짜 원하는 출산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을 알고 난 이후에 결정을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새로운 가족을 진심으로 환영해 만나는 데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다.

 

 

 

 

 

출산하는 과정 내내 존중 받고, 사랑 받고, 돌봄 받은 엄마는 자신의 아기를 어떻게 존중해 줘야 하는지 알고, 어떻게 사랑해줘야 하는지 알며, 어떻게 돌봐 줘야 하는지 자연히 몸으로 익힌다. 공포스러운 경험이 없으므로 힘든 육아를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아기 역시 태어나자 마자 따뜻하고 조심스러운 돌봄의 손길을 기억할 것이고, 소근거리며 그렇지만 환희 속에 축하해주던 그 근사한 환영을 잊지 않을 것이다. 가족은 그렇게 만나야 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출산의 모습이다. (p.16)

 

출산은 본능적인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하여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나의 의지로 제어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아니라는 거 ㅅ이다. 즉, 출산하는 동안 굳이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일 뿐이다. 오히려 머리 속의 생각을 모두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아야 몸이 자연스럽게본래의 기능을 다하는데 도움이 된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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