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황제
김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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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에 앞서 표지에 대한 정보를 먼저 접하였다. <라면의 황제>라는 이 책의 표지를 작가분이 직접 슥삭슥삭 그려서 선택된 표지라고 한다. 책을 읽기전 표지의 그림을 한참동안이나 들여다 보며, 제목과 유추해 이런저런 책의 내용을 상상해 보았으나, 도무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의 라면을 우주에 가져가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다는 그런 내용의 책이려나? 라면 한그릇 가지고 싸우는 외계인? 우주에서 마지막 한그릇인 라면을 서로 면발 한줄씩 차지하려고 기다리는 외계인 줄? 등등 하릴없이 많은 상상을 해보았지만, 그것도 영 시원찮았다. 이렇게 나를 상상하게 만드는 책의 표지에 책의 내용은 더욱 궁금해져만 가고, 몇일 후 나는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 한숨을 내쉰다. 하아.. 이런 내용의 책이었구나! 하고.

 

책에는 총9편의 단편들이 등장한다. 그 단편들 중 한편이 책의 제목을 차지하고 있는 '라면의 황제'이다.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살짝 틀린 방향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는 지나간 역사속에서 미스테리한 많은 부분을 접할 수 있다. 그때의 그 사람은 어떻게 된 것일까? 또는, 요즘은 어떤 일을 하면서 보내지? 그 사건은 어떻게 되었을까? 라고, 가끔 신문이나, 방송에서 오래된 일들의 인물이나 사건을 접했을때, 그런 궁금중이 일곤 하는데, 9편의 단편들이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상상력을 마구마구 발동시켜서 SF적인 요소도 집어넣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정말이야? 라는 감탄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의 표지가 어떻게 작가의 상상력에서 탄생했는지, 확실히 알겠다. 이런 작가분의 센스같으니라고! 몇가지 단편들에서의 내용을 섞어 만든 디자인의 표지이다. 그런데 이 표지가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마냥 그 부분이 즐겁기만 하다. 미스테리하지만, 이 일이 정말 그렇게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야? 그들은 정말 그랬을지도 몰라. 라는 재미난 나혼자만의 상상에 빠져들어서 신나게 읽은 9편의 단편들이었는데, 각각의 이야기들을 따로 빼내서 9권의 소설로 만드는 것도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독자로서의 욕심도 생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표지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어린 소년이 한국가의 앞으로 백 년간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그들은 도저히 믿을수 없었다. 그러나 인간의 기나긴 역사를 되돌아볼 때 세상의 많은 중요한 일들이 때로는 아주 사소하고도 황당한 방식으로 결정되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소수파에 해당하는 비주류 역사 연구자들은 그런 예를 근현대사에서만 수십 개를 찾아내 제시하며, 최두식의 회고록을 옹호했다.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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