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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뉴엘 1 - 육체에 눈뜨다 ㅣ 에디션 D(desire) 7
엠마뉴엘 아산 지음, 문영훈 옮김 / 그책 / 2014년 12월
평점 :

우선 말해두고 싶은 책은 엄청나게 색정적인 소설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그래서 각 인터넷서점에 리뷰를 올리거나 이책을 검색해서 정보를 보려 할때는 성인인증까지 해야 했었다. 나를 당혹하게 한 책으로 손꼽히지 않을까. 첫 도입부부터 상당히 강하게 시작한다. 주인공 엠마뉴엘은 일등석 비행기안에서 옆좌석의 남자와 성행위를 하게 되는데, 그 남자와의 행위를 하는 동안 건너편 아이들이 보는데도 당당하게 행위를 끝낸다. 그리고 또 이어서 비행기 안의 화장실에서 다른 남자와 또다시 섹스를 한다. 비행기안에서의 섹스라니. 그런데 더 황당한건 비행이 끝나고 공항에 도착하자, 그녀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남편의 품에 안긴다. 하하하.
이 책이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또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그 영화가 얼마나 야할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하지만 영화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책이니, 나는 책이 더 심위가 높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이렇게 야한 책을 어떤 여자가 썼느냐는 것인데, 그것은 아직도 확실하게 누군지 모른다고 한다. 1959년에 출간된 책이라고 하니, 그 당시에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을까? 그리고 작가에 대한 궁금증은 말해서 무엇하랴. 아무튼 저자는 이 책의 주인공 이름처럼 엠마뉴엘의 이름을 가진 엠마뉴엘 아산이라는 가명일지, 진짜 이름일지 모를 이름으로 이 책을 내었고, 그녀가 누구이지 않을까.. 라는 가설만 있다고 한다.
첫 도입부부터 상당히 강렬해서 나를 당혹케 한 이 소설은 전2권 내내 성적 이야기로 가득하다. 거의 책 내용의 97%정도 일듯. 그런데 자꾸 성적 이야기만 하니까, 책을 읽는 이야기의 진행이 영 시들해졌다고나 할까. 그런 부분은 있었다. 남자의 성적 욕망만 허용된다고 생각할수 있는 보수적인 편에 맞서서 여자또한 성적 욕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엠마뉴엘의 자유로움. 거기에는 그녀의 남편도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아내의 아름다운 몸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남편이었다. 그리고 엠마뉴엘은 한술 더 떠 세상 모든 남자들과 섹스하고 싶어했다. 오직 성적으로만 생각하는 여자일것 같은.
마리오라는 한 남자에 의해서 연애술 비법을 받으면서 엠마뉴엘은 새로운 것에 다시 눈을 뜨게 된다. 이 책이 신앙과 종료고부터 자유로운 해방된 여인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나에게는 너무 성적 수위가 높은 위험한 책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물론, 남자처럼 여자도성적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그녀의 주장은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그쪽으로 몰입하는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동시에 아이가 있는 집안이라면 이 책을 책장에서 몰래 숨겨놔야 할것 같다.
엠마뉴엘의 흥분이 시들해졌다. 그녀는 가식이나 화장 같은 건 딱 질색이었고, 발레 공연을 보면서 하품을 하는 여자였다. 무용수들의 거짓 누드는 물론 백조의 오르가슴은 그녀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엠마뉴엘은 그들이 깃털로 몸을 장식하거나 정말로 발가벗지 않는 것을 속으로 비난하곤 했었다. 그녀는 실망해서 사기꾼 여자로부터 돌아서려다가, 맞은편 다른 무리의 중심으로 금발 여자가 보내는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쫒았다. 바로 거기서, 키가 크고 늘씬한 갈색머리의 한 여자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남녀 손님들의 관심은 무시한 채 시선을 마주 보내고 있었다. (p.215)
마치 우리가 삶의 주인인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해야지요. 지금이야말로 파스칼에게서 그 방법을 빌려와야 할 때입니다. 우리에게 빛을 줄 수 있는 것은 성당의 성수가 아니라 삶의 규칙으로서 행하는 색정주의입니다. 그 빛은 단지 우리만 비춰주는 게 아닙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선뜻 현명하게 색정주의적 가치를 유일한 도덕적 가치로 받아들일 겁니다. 다른 동물들이야 계속 똥 냄새를 맡으며 다니든가 말든가 신경 쓰징 낳고 뒷발로 일어서서 걸어가게 될 네 발 짐승처럼 말이죠. 자친 우리 인류에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려움의 시대에서 이성의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충분한 순간이 되는 것입니다. (p.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