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 배영옥 여행 산문집
배영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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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역시 나는 '체게바라'이다. 그와 더불어 강렬한 이미지를 풍기는 나라이다. 그런데도 왜 나는 쿠바라는 나라는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저자는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나라. 쿠바였다는데, 나는 왜? 그건 아마 공산주의 국가. 라는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공산주의가 싫다. 이유를 말한다면, 강렬하고 구속당하는 것 때문인데, 아무튼, 강렬한 이미지의 쿠바. 배영옥 시인은, 그런 쿠바에서 오랜 시간동안을 보내며 책을 내셨고, 현재는 시를 쓰면서 쿠바 문화에 대한 특강을 하신다고 한다. 이 책은 쿠바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왜 '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라고 그녀는 말하였을까? 그 이유는 책의 뒷부분 쯔음에 소개되어 진다. 쿠바에 가면 남자들을 유혹하는 쿠바 여인들을 그렇게 쉽게 볼수 있다고 한다. 특히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쿠바 여인들은 많은 수가 미인이고, 몸매는 완전~ 죽여준다고 한다. 다만, 그것은 젊을때의 잠깐이고, 쿠바 여인들은 급속도로 늙어 간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긴 하다. 아무튼, 쿠바에서는 술집에서도 옆에 와이프가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남자들을 유혹한다고 한다. 그래서 쿠바에는 모두들 애인이 있단다. 저자에게도 쿠바 사람들이 끊임없이 묻는 말. 왜 연애를 하지 않느냐고. 그정도.. 그래서 배영옥 시인은 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쿠바의 문화적 환경에 대해 놀라운 점들이 꽤나 많았다. 가게에서 계산할때 점원들은 물건을 사는 사람이 외국인이면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고 자신이 챙긴다고 한다. 손님이 계산을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거나 계산을 할 줄 안다고 해도 따지지 못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것이 쿠바이기 때문에 어쩌면 이해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그렇게라도 돈을 모으지 않으면 그들은 턱없는 급여를 받아서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도 성형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어서 다른 나라에서 성형수술 하러 많이 찾는 나라이기도 한데, 쿠바도 그렇단다. 성형 수술이 뛰어나, 주변 국가에서 많이들 찾아온다고 한다. 쿠바라는 나라가 공산주의국가라서 자꾸 그 나라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북한이 떠올려지고, 애잔한 마음이 떠오른다. 그들역시 고통의 역사를 안고 있을 것이다. 8개월동안 쿠바와 열애를 한 것 같다고 말하는 배영옥 시인의 쿠바에 대한 열정이 계속 될 것 같았다. 나도, 언젠가 쿠바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아니지만.




몇 번의 이사를 다녔지만 언제나 책상 위에는 엄마의 사진과 함께 아르마스 광장에서 산 체 게바라의 엽서를 올려놓았다. 표정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지 매일 바라보아도 지겹지 않았다.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사람. 나는 왜 쿠바에 마음이 이끌렸을까. 왜 다른 나라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p.78)


평등이 최고인 사회에서도 암적인 존재인 불평등이 나타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피델 카스트로가 물러나고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쿠바는 부담스러운 변혁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다만 그 변화의 혜택이 국민 개개인에게 평등하게 돌아가는지 의문이다. 지나는 행인을 붙들고 행패를 부리는 술 취한 사내를 보며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이유는 소외의 자리에 내몰린 우리 노숙자와 너무나 흡사한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p.107)


무엇보다 나를 용서하는 것이 가장 힘들 때가 있었다. 표리부동한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고역이었다. 상처를 입은 후 극복하기보다 오히려 회피하는 것이 내 본모습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두 눈 뜨고 당당히 상처를 인정하라 한다. 인정하지 않아도 이미 상처는 존재하고 있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회피하기만 했던 내 젊은 날의 모습을 다시 대면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알면 성숙해질 수 있다는 말을 믿어야 할 때였다.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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