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년 4월 16일. 오전 나는 생일 미역국을 먹으면서 신랑과 아침식사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뉴스에서는 세월호 사건이 방송중이었고 전원 구조라는 자막이 쉴새없이 떴지만, 곧이어 그 문구는 바뀌었다. 매년 나의 생일날에는 이 사건이 방송될것이며, 이날만은 전국민 모두 슬픔에 잠기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은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아니, 일어나서는 않될 일이다. 이 책에서 한분의 작가가 언급했던 것처럼 정말 이 일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쌓이고 쌓인 대한민국의 언젠간 일어나게 되있었을 예고된 일이었고,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해야 될 것 같다. 침통하고 또 가슴 아픈 일이다. 4월 16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못할 것이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총12명의 작가, 교수분들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나자 그와 관련해서 발간한 글들로 세월호의 참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후에 이 책을 만들게 되었으며, 이 책의 판매에 따른 수익금 전액은 기부될 것이라고 한다. 책의 정가도 부담스럽지 않은 5,500원이니 구입하셔서 읽어보시길 권한다. 좋은 작가분들의 좋은 글들이 깨알같이 실려 있으며, 마음 속 무언가를 툭툭 건드리는 좋은 책이었다.

 

이사건 '세월호'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4월에 일어난 이 사건은 11월인 현재까지도 아직 진행중이다. 여름이 되기 전 발생했던 그 일이 추운 겨울인 현재까지도 차디찬 바다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나조차도 이럴진대, 하물며 이 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일이다.

 

총12명의 작가분들 중에 가장 와닿았던 글이 김연수 작가의 글이었다. '미래는 과연 과거보다 진보하는가?' 라는 주제로 한국사회를 차디차게 비판하였는데, 이 사건이 있었다고 해서 차후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오늘 보다 나을 것이라고 비판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다시금 말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을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될 것이고,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꼭 밝혀져야 할 일들은 밝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과거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는가? 말했다시피 이건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지혜로워진다는 것만큼이나 거대한착각이다. 인간은 저절로 나아질 수 없고, 그런 인간의 역사 역시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가만히 놔두면 인간은 나빠지며, 역사는 더 나쁘게과거를 반복한다. 즉 진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과거가 더 낫게 미래를 반복한다. 그러므로 이반 일리치는 "미래는 삶을 잡아먹는 우상입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오직 희망만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