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과의 저녁 식사 Dinner with Buffett K-픽션 1
박민규 지음, 전승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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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전설적인 투자의 귀재이자 갑부인 워런 버핏과의 비싼 저녁 식사라는 주제의 책을 읽었었던 것 같다. 자기계발서였던걸로 기억나는데, 열심히 일하며 힘들게 번 돈으로 단 한번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에 그 돈을 쓴 사람의 이야기였다. 버핏과의 단 몇시간의 저녁 식사 시간은 그가 지불한 그 만큼의 돈 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성공으로 이끄는 발판을 다지게 되었다고. 그런 내용의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도 그와 비슷한 내용의 책인 걸까? 궁금증을 가지며 읽게 되었다.

 

워런 버핏은 갑작스러운 백악관의 호출을 받고 대통령을 만나고 오는 비행기 안이었다. 대통령의 고민은 투자에 관한 것일거라고 예상한 버핏은 당혹스러웠다. 대통령과의 대화로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버핏은 다음 스케줄의 생각으로 대통령과의 대화는 일단 접어놓아야 했다. 172만달러를 지불한 사람과의 저녁 식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으레 나이가 있고 투자에 관심이 있고 사업가나 투자자일거라고 생각했던 버핏은 오늘 그 약속의 상대자가 28살의 한국인 청년에 평범한 시민이라는 점에서 그가 특별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시민 20대 한국인 남자는 자신에게서 어떤 투자 정보를 얻어 갈 것인가? 자신은 또 어떤 정보를 줄 것인가? 에 버핏은 몰두한다.

 

28살 청년은 복권에 당첨되어 172만 달러를 수중에 가지게 되었고, 그 전부를 버핏과의 저녁식사에 몽땅 투자했다고 한다. 왜? 버핏은 왜? 라고 그에게 묻는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답변은 그냥- 이었다. 이렇게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좋지 않냐고. 투자에 관심이 있느냐는 버핏의 물음에 그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버핏은 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으리라. 172만 달러를 지불한 투자 정보에 관심이 없는 20대 청년. 대통령이 말한 그 사람들중의 한명이 이 청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의 가치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가치 있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버핏과 그 청년의 저녁식사의 대화가 끝나고 아주 오랫동안 생각하게 만든 주제가 아닌가 한다.

 

개성을 가진 젊은 작가들의 단편작 시리즈인 K-픽션의 시리즈중 첫편째 단편인 이 책은 그 설명만큼이나 개성과 활력이 넘치는 단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박민규 작가의 많은 활동과 개성 넘치는책들을 기대해본다.  

 

 

그렇지 않습니까? 대통령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저는 그것이 우리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지닌 이상 우리에겐 분명 해법이 있을 거란 얘기지요. 잠시 바닥을 응시하던 대통령이 고맙소, 라고 대답했다. 애써 긍정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버핏은 집무실을 나왔다. (p.18)

 

버핏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떤 정보가 좋을까. 크나큰 관용을 베풀어준 낙찰자를 위해 그는 자신의 머릿속을 점검하는 중이었다. 몇 군데의 투자처와 그것을 암시해 줄 좋은 표현들도 생각해 두었다. 언제 어떻게 그 정보들을 활용하는 가는 그, 젊은 동양인의 몫일 것이다. 매우 흥미롭고 특별한 신사라고 데비는 그를 추어올렸으나 버핏의 생각은 그와는 한참 다른 것이었다. 172만 달라를 건 식사이다. 그가 보여준 관용은 적어도 172만 달러의 갑절은 되는, 아니 그 이상의... 그가 기대하는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라 버핏은 생각했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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