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묻고 싶은 것들 - 세상의 모든 아들과 아버지를 위한 시간
빈센트 스태니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맛있는책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아버지가 살아계실때 읽을 수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입니다.' 라고 책의 띠지에 적혀 있는 문구가 내 가슴을 울린다. 이제 나에게 '아버지'라는 단어는 아주 멀게 느껴진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의 얼굴과 목소리는 또렷이 기억에 아직 남아 있지만, 아주 어릴적 함께했던 추억들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스라히 저 편 멀리에 있는 어떤 일 같은 기분. 이 책은 아버지와 아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저자가 말해 놓았지만, 딸이 읽어도 그 내용은 무방하였다. 지금 곁에 아버지가 살아 계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다.

 

저자 또한 아버지를 잃은 사람이다. 그는 신혼여행을 갔다가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을 하였으나, 이틀만에 아버지는 돌아가신다. 자식을 가지게 되고 아버지는 곁에 없고, 그가 아버지가 됨으로서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면서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던 그 수많은 질문들을 하나 하나 노트에 적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 물음들에 어떻게 말씀하셨을까. 짐작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적었다고. 그래서 그 노트를 자신의 아들이 볼수 있게 간직해 왔었다. 그리고 펴낸 것이 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없다. 아버지의 대답은 없고, 아들의 아버지에 대한 질문만 담겨 있는 책이다. 모든 답은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라는 의도로 그렇게 출간한 책이다. 그 많은 물음들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기도 했고, 많은 생각들을 해 보기도 하였다. 자식으로 있을 때까지는 사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본다. 그 깊은 마음을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부모가 된 다음에나 따라갈 수 가 있을까.

 

 

책 속의 수많은 질문들에 나는 답을 해보았다가, 지워보았다가 다시 물어보았다가 해보길 반복해 보았다. 흐릿한 저 기억속에 존재하는 나의 아버지께서는 무슨 말씀을 해주셨을까. 아직도 아버지가 내 곁에 살아계셨었다면 어떤 모습이실까. 아직 감사하게도 본인의 곁에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이 책을 읽고, 아버지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많이 가져보라고 말해드리고 싶다. 자식은 아무리 많은 효도를 하였어도 부모님이 돌아가실때는 그 효도보다 더 큰 후회를 한다고 한다. 나보다 더 크신 분의 이름 부모님. 그리고 나의 아버지. 이 책으로 인해 오랜만에 아버지 생각에 오랜시간 잠겨보는 시간을 가져서 감사하였다.

 

나는 완벽한 아버지가 아니다. 그런 아버지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내가 돌아가신 아버지보다 더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그건 두고 보아야 한다. 내 아이들이 내가 나의 아버지를 알고 있는 것보다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것이 하나의 출발점이다. (p.31)

 

아버지들은 다면적인 성격을 가진 신비한 존재로 보인다. 그건 아버지들이 많은 것을 감추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올바른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p.104)

 

아버지도 결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십대 시절 나는 아버지보다 내가 훨씬 더 현명하고 성숙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나이들어가면서 나는 아버지를 보다 원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당신이 갖고 있던 공포와 후회를 나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신 그 용기 때문에, 나는 아버지를 더욱 신 같은 존재인 동시에 아주 다정다감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p.1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