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 - 제주로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하이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껏 제주도는 딱 한 번 신혼여행으로 다녀왔다. 사실 신혼여행을 가기 전까지 제주도는 나에게 그냥 언젠가 가볼 여행지 이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지. 누군가 제주도엘 몇 번씩이나 다녀왔대도 별 관심이 없었던 곳이었다. 그런데 신혼여행으로 그곳을 다녀온 후 내 생각은 달라졌다. 또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고 몇 번이나 계속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제주도의 마지막 밤이 얼마나 아쉬웠던지. 그래도 꽤 길었던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고 또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그곳을 알기 전과 후는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그 생각은 함께 다녀온 남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신혼여행 때 5박 6일 동안 많은 곳을 가보자며, 신랑과 함께 빡빡하게 계획을 짰었고, 아주 많은 곳을 구경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곳을 다녀온 후 제주도 관련 책을 몇 권 읽은 우리가 5박 6일 동안 간 곳은 아주 손톱만 큼에 불과하단 것을 알았다. 볼거리가 무궁무진한 곳. 올해 꼭 가족들이랑 같이 가보고 싶은 곳이며 계획 중이긴 한데 과연 제주도로 출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가족 모두 시간을 맞추기가 여간 힘든 아니라서 말이다. 하지만 언젠간. 꼭. 꼭 이다.

 

 

이 책은 총 27명 여행 작가의 글이 담겨 있다. 여행작가의 길로 뛰어 든지 얼마 안 된 초록한 작가들의 제주도 소개 책이다. 여행자들은 베테랑들이 아니다. 그래서 더 신선하다고 해야 할까? 제주도로 떠나야만 하는 31가지 핑계를 소제목으로 해서 서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많은 사진도 담겨 있어서 대리만족도 느낄 수가 있었고, 무엇보다 정말 또 가보고 싶었다.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달려가고 싶을 만큼. 마음만큼은 비행기 위였는데. 쩝

 

제주도에 가기 전에 한라산 정상을 꼭 가보고 싶었는데, 그것을 해보지 못했던 게 지나고 보니 정말 아쉬웠다. 27명의 여행작가 중에 한라산 소개 글도 참 많았는데, 그 글을 읽으니 더 부럽기도 했었고. 다음에는 꼭 가리라. 책을 읽으며 내가 가보지 못한 곳과 욕심나는 곳을 메모해 놓았다. 사실 제주도 여행 책은 정말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나도 꽤 많이 읽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27명의 각기 다른 여행작가들의 이 책은 신선했다. 풋풋하고. 조금 아쉬웠던 점은 글자가 너무 작아서 눈이 아팠다는 점. 최근에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작았던 것 같다.

 

대정읍 추사관에 모셔진 <세한도>앞에 섰다. 이곳에 오겠다고 굳게 다짐한 지 2년. 그럼에도 전혀 특별하지 않다. 너무 늦은 건가? 감격 내지는 감동 같은 걸 해야 하는데, 어제 저녁 먹었던 고기를 오늘 아침 다시 먹는 느낌이다. 하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기대가 큰 건 실망할 준비가 된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사람은 외모만으로 흠모할 수 있지만 오랜 지인은 내면과 조건이라는 현실과 이상을 모두 만족해야만 비로소 마음을 내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림 속 모습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싶다. 그림 속에 담긴 사연이 종위 위에 살아난 풍경과 마주치고 싶다. 그 풍경에 홀연히 들어가 보고 싶다. 그렇게 세한을 느껴보고 싶다.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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